수출 4분기부터 둔화..환율 영향력 약해

원.달러보다는 엔.달러 환율이 수출에 영향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4.4분기부터 수출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수출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의 수출에는 환율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원.달러보다는 엔.달러 환율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10일 내놓은 '10월 월간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은 환율보다는 교역 상대국의 경기변동에 의해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미국, 일본 등 주요 교역상대국의 경기가 둔화되고 있어 수출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KDI는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지난 3월 이후 둔화되고 있으며 일본 경기선행지수의 증가율도 지난 1월 이후 점차 하락하고 있어 미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이 탄력을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세계 반도체경기가 올해 1월을 정점으로 하강하고 있어 정보기술(IT)의 주요 품목인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DI는 아울러 유가상승이 지속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하면서 한국의 수출 증가세는 더욱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KDI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지고 아시아 신흥시장국의 성장률은 0.8%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 세계에너지기구(I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최용석 KDI 연구원은 "계절조정 하루평균 수출액이 올들어 10월까지 평균인 8억4천만달러를 앞으로 유지하더라도 작년도 수출액의 절대수준이 높았기 때문에 수출 증가율은 10%대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내년에는 세계경기 둔화 등으로 수출증가율 둔화세가 예상보다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KDI는 교역 상대국의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이 1%포인트 내리면 2∼4개월후 이 나라로의 수출물량 증가율은 2∼4%포인트, 장기적으로는 3∼5%포인트가 각각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일정한 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엔.달러 환율이 미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에 보다 큰 효과를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