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 개막

국내조선소 초대형 '컨'선 건조 주도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가 개막됐다. 지난 7월 삼성중공업은 캐나다 시스판(Seaspan)사로부터 수주한 8,500TEU급 컨테이너선 5척 가운데 첫 번째 선박을 16개월만에 건조해 차이나쉬핑그룹에 인도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이 선박은 전장 334m, 선폭 42.8m, 평균속력 25.2노트다.

KMI에 따르면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국내 조선소의 8,5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를 계기로 향후 컨테이너선의 대형화 추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운조선업계 전문가들은 2010년까지 전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연평균 10% 이상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선사들의 운항효율 및 비용절감의 노력에 따라 향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조선소들은 향후 1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물론 12,000TEU급 이상 수퍼 컨테이너선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건조는 우수한 인력과 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선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지난 2001년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인 7,400TEU급 컨테이너선을 자체개발해 수주한 이래 2002년과 2003년에도 연이어 세계 최초로 개발한 8,1000TEU급과 9,600TEU급 컨테이너선을 대량으로 수주해 개가를 올렸다.

지난해에는 8,1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전 세계 발주물량 82척중 25척을 수주함으로써 3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인도된 8,500TEU급 컨테이너선은 선박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우선적으로 보강했다. 프로펠러의 끝부분 각도를 조절해 운항시 선체에 전달되는 압력이 20%이상 감소될 수 있도록 하는 「진동최소화공법」을 적용했고, 15m 높이의 파도에서도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선수와 선미부분의 구조안정성을 보강했다.

삼성중공업이 이처럼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996년에 완공한 선박연구센터 내에 보유하고 있는 첨단 연구시설과 전문인력 등 선진적인 연구 인프라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선박연구센터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400m 자리 예인수조(towing tank)는 인공적으로 파도와 조류를 발생시커 실제 바다와 똑같은 환경을 재현해 놓은 상태에서 모형선박을 이용해 선박의 운항 및 소음 측정 등을 수행함으로써 경제성 있는 새로운 선형 개발의 산실로 활용되고 있다.

머스크 씨랜드, 1만TEU급 수퍼 '컨'선 발주 계획

이와 관련해 최근 머스크 씨랜드사는 세계 최초로 10,000TEU급 수퍼 컨테이너선을 발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에 발주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 선박의 제원은 전장 360m, 선폭 43m, 평균속력 26노트. 특히 이 선박에는 현재 건조되고 있는 8,000~9,000TEU급 선박들이 장착하고 있는 12실린더 엔진(68,640KW)대신 14실린더 K18(80,080KW)을 설치할 예정이다.

초고속 컨테이너선 개발 사업에도 박차

한편 선박대형화 추세와 더불어 해운조선업계는 초고속 컨테이너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조선업체인 BMP Nigel Gee & Associates사는 기존 컨테이너선박과 차별된 고가 화물을 주로 운송하는 40노트급 초고속 컨테이너선인 ‘펜터마란 컨테이너 익스프레스’(Pantamaran Container Express)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다.

이 선박은 유럽 근해항로 및 피더항로뿐만 아니라 대서양항로에도 투입돼 항공운송과 해사운송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기존 컨테이너선을 이용한 대서양 항로의 운항시간은 17일~25일이 소용되고 있는 반면 펜타마란선을 이용할 경우 운항시간은 7일로 단축되고 평균 1~2일 소요되는 항공운송에 비해서운임이 1/4 가량 저렴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MP Nigel Gee & Associates사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대에 있어서는 피더선을 이용한 소형 항만과의 연계가 중요하게 되고, 이 가운데 일부화물은 고속서비스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돼 향후 펜타마란선의 수요는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피더시장수요는 2002~2012년 기간 동안 94%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피더선에 대한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