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대한조선이 셔틀탱크선 건조 계약으로 새해 첫 수주를 따냈다.
대한조선은 지난 2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15만4000t급 셔틀탱크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첫 수주 포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대한조선 창립 이래 역대 최고가인 약 4억달러(약 5300억원), 척당 선박가격은 1억3000만달러 수준이다. 이번 셔틀탱크선 수주는 대한조선이 지난 2020년 첫 셔틀탱크선 건조 계약을 체결한 이후 약 3년 만에 나온 성과다.
대한조선이 건조하는 셔틀탱크선은 해양플랜트에서 생산한 원유를 해상에서 선적해 육상 저장기지까지 실어 나르는 특수목적 선박으로, 원유 저장 공간 외에도 선수부에 위치한 액체화물 선적장치(BLS)와 선적하는 동안 조류나 파도가 있는 환경에서도 일정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자동위치유지장치(DP) 등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이유로 셔틀탱크선은 같은 크기의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보다 1.5배 이상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된다. 앞서 지난 2023년 대한조선의 셔틀탱크선은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높은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로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번 수주엔 국내 주요 대형 조선소 다수가 입찰에 참여한 대형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대한조선은 글로벌 기업 사이에서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해당 선사와 수차례 기술 협의를 진행하는 등 일찌감치 수주전을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한조선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총 28척의 수주잔량, 약 3년치의 안정적인 건조물량을 확보하는 등 최적화된 경영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대한조선이 국내 중형 조선사 가운데 실적 개선이 빠르게 회복된 데는 지난 2022년 9월 KHI그룹의 투자 유치 이후, 김광호 회장이 경영에 직접 참여하면서 수익성 제고에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에 수주한 셔틀탱크선은 길이 276.4m, 너비48m, 높이 23.7 m 규모로, 브라질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원유 운송에 투입되며 오는 2026년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