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머스크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손을 잡고 메틸알코올(메탄올) 연료를 사용하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 건조에 나선다.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머스크와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총 수주 금액은 1조6474억원이다. 이번 계약에는 옵션 4척도 포함돼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이번에 머스크가 발주한 컨테이너선은 대형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된다. 이 선박들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돼 2024년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머스크가 지난 6월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소형 컨테이너선을 한국조선해양에 시범적으로 발주한 이후, 본격적인 메탄올 추진 선대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당초 2030년부터 탈탄소선박을 운항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가 일정을 7년이나 앞당겼다.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엔진이 탑재되는 2100TEU급 선박은 길이 172m, 선폭 32m로 냉동냉장(리퍼) 플러그 400개를 갖출 예정이다. 로테르담 브레머하펜 등 북유럽 항만과 발트해 북부(보스니아만)를 연결하는 피더 서비스에 투입될 계획이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머스크는 이번 선박 발주로 기존에 운영하던 노후 컨테이너선을 일부 대체해 연간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100만t 가량 저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금까지 총 25척의 메탄올 추진 선박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대형 컨테이너선에 메탄올 추진 엔진을 탑재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머스크와 메탄올, 암모니아 등 대체 연료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해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화상으로 진행된 이번 계약식에는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조경근 지부장이 참석했다.
조 지부장은 “현대중공업의 기술력을 믿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노동조합도 안전과 품질 등 모든 면에서 무결점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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