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시황회복 지연이 신조선 발주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 클락슨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58% 감소한 575만CGT(수정환산톤수)로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2010년 이후 발주량이 가장 적은 2016년 상반기 766만CGT에 비해서도 25% 감소한 수치다. 재작년 1820만CGT와 비교하면 무려 68.4% 후퇴한 실적이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은 전년 대비 발주가 19% 증가한 56만CGT를 기록한 반면, VLCC 컨테이너선(1만2000TEU급 이상)은 48% 11% 감소한 43만CGT 51만CGT로 집계됐다. 국내 조선사들의 효자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역시 87% 급감한 26만CGT로 나타났다.
상반기 수주금액은 중국이 69억달러(145척)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30억달러(37척) 규모의 일감을 따내며 2위에 자리했다. 한국의 척당 수주 단가는 8000만달러로 중국 5000만달러에 비해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에 척당 1억8000만달러가 넘는 LNG선 발주가 없었음을 고려해도 우리나라가 여전히 초대형선박 시장을 확고히 지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수주량에서도 중국은 351만CGT 규모의 일감을 따내며 118만CGT에 그친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일본은 57만CGT로 3위에 자리했다.
6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82만CGT로 5월 65만CGT에 비해 26% 증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51% 수준에 그쳤다. 국가별 수주량은 중국 46만CGT 한국 25만CGT 대만 4만CGT 순이었다.
지난달 대우조선해양은 러시아지역 선주로부터 36만㎥급 LNG-바지 2척을 약 9013억원에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약 900억원 규모의 5만t급 PC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6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5월 말 대비 2% 감소한 7077만CGT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해 162만CGT의 일감이 빠져나갔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2613만CGT에 이어 한국 1976만CGT 일본 954만CGT 순이었다.
6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지난달보다 동일한 127포인트를 기록했다.
선종별로 아프라막스급 유조선과 벌크선 LNG선은 각각 4850만달러 4750만달러 1억8600만달러로 전달과 동일한 반면, 수에즈막스 유조선은 5950만달러에서 5800만달러로 소폭 하락했다. 2만TEU급과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역시 각각 1억4500만달러 1억850만달러에서 1억4400만달러 1억800만달러로 떨어졌다.
상반기 카타르에서 수주 잭팟을 터뜨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남은 하반기 대규모 LNG선 발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모잠비크, 러시아에서 대규모 LNG선 발주가 예정돼 있어 시황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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