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주항로는 여전히 물동량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운임은 서서히 오르는 모습이다. 6월 한국발 북유럽지역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85% 수준으로 전월과 비슷하다. 전통적인 성수기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중국발 수출화물이 기대에 못 미치며 선박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선사들은 해상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복감축과 기본운임인상(GRI)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운임을 올려보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2분기에 낮게 맺은 계약 화주에게는 선적할당량을 줄이고 운임이 높은 화물 위주로 선박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부터 급감한 해상운임에도 스팟(현물)운임보다 높은 가격대에 거래를 맺었던 분기계약화주들이 올해는 스팟운임과 비슷한 수준에서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황이 어두운 만큼 안정적인 선복확보보다 더 낮은 운임을 택한 것이다. 선사들은 분기계약에서 낮은 운임으로 계약을 맺은 만큼 운임을 높게 낸 화주들의 화물을 먼저 선적하며 수익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6월8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유럽항로 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당 전주 대비 104달러 감소한 657달러를 기록했다. 아시아-지중해항로 운임은 전주대비 101달러 하락한 788달러를 기록했다. 구주항로는 사상최저 운임을 기록하며 TEU당 200달러대에 머물렀던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운임수준은 올랐지만 예년 운임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선사들은 6월1일 TEU당 450달러의 GRI를 시행하고 시장에 일부 운임인상분을 적용했다. 하지만 6월15일부로 시행키로 했던 TEU당 450달러의 GRI는 적용하지 못하고 철회했다. 한 달에 두 번의 GRI를 시행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선사들은 꾸준히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6월에 이어 7월에도 두 차례의 운임인상을 진행한다. 선사들은 7월1일 TEU당 750달러, 7월15일에 TEU당 250달러의 운임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한 선사 관계자는 “과잉선복이 지속되는 만큼 선사들의 자체적인 선복감축에 따라 하반기 해상운임은 1000달러대로 끌어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며 “위기를 느낀 선사들이 손실을 보고 화물을 싣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는 해상운임 반등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선사들이 지난해부터 선복감축에 나선 데다 2분기부터 추가 선복 감축에 나서면서 공급조절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선사들은 시황이 어려울 때마다 과감한 공급축소 정책으로 위기를 탈출한 전례가 있다.
이미 G6얼라이언스가 아시아-유럽 노선 루프6에 대해 무기한 임시결항에 나섰고, 오션3얼라이언스도 3월부터 선박 1척을 줄이며 북유럽 서비스 선복조절에 나선 바 있다. 2M은 오는 7월부터 아시아-북유럽 5개 노선에 초대형컨테이너선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개편한다. 2M은 일본과 중국에선 기항지수를 줄였지만 우리나라 부산과 광양항 기항은 기존대로 주3회 및 주1회 서비스를 유지한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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