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8 17:53

여객선 엔진고장 불구 3일간 운항

부산항과 일본 대마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프로펠러 엔진 2개 가운데 1개가 고장났는데도 수리하지 않고 버젓이 3일간 운항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8일 부산-대마도간 여객선을 운영하는 대아고속해운과 여행객들에 따르면 이 회사 소속 씨플라워호가 지난 5일 오전 8시30분께 승객 300여명을 태우고 부산항을 출발, 대마도로 향하다 출발 1시간여만에 프로펠러 엔진 2개 가운데 오른쪽 엔진이 고장을 일으켰다.

이 여객선은 바다 한 가운데 20여분간 멈춰 섰으며 승객들은 안전사고 등을 우려하며 크게 동요했고 선장에 사고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승객 이모(48)씨는 "엔진 고장으로 여객선이 표류하다 대형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여객선측에서는 적절한 해명이 없었다"며 "4일에도 같은 고장이 있었다는 얘길 들은 만큼 돈벌이 때문에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한 무리한 운항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승객 김모(57)씨는 "배의 속도가 너무 느려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배가 바다 한가운데서 멈춰 서 아찔했다"며 "도착시간이 지연돼 여행일정을 완전히 망쳤으며 책임있는 해명도 대마도 도착 이후에 이뤄져 4시간 이상 초조하고 답답했다"고 말했다.

결국 승객 300여명은 영문도 모른 채 바다 한가운데 20여분간 떠 있으며 공포에 떨다가 예정시간보다 2시간 40분이나 지나 대마도에 도착해서야 '엔진에 부유물이 끼어 고장을 일으켰다'는 해명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이 배는 엔진고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과 7일에도 운항을 강행했으며 8일에서야 태풍 북상에 따른 기상악화 우려와 고장 엔진 수리를 명목으로 운항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대아고속해운 관계자는 "엔진 1개로도 충분히 안전하게 운항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고 도착지연에 사과하는 뜻으로 손님들에게 운임의 20%를 환불했으며 약간의 식사비를 제공했다"며 "고장난 엔진을 수리해 다시는 이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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