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가 정치적인 문제로 이란군에 나포된 국적선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다.
한국해운협회는 5일 국제협약 관련 규정을 준수하면서 자유로운 항해를 해온 상업 목적의 국적선이 이란의 억류에서 풀려날 수 있도록 힘써 줄 것을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국제해사기구(IMO) 국제해운협의회(ICS) 아시아선주협회(ASA) 이란선주협회 등 정부기관과 국제해운단체에 호소했다.
이란에 억류된 선박은 디엠쉽핑 소속의 케미컬 선박으로 지난 2021년 1월 4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에미레이트로 항해하던 중 공해상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양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나포 배경을 설명했지만 DM쉽핑 측에선 인근 해역에서의 해양환경을 저해하는 행위는 일체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현재 이란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 중인 선박엔 한국인 5명을 포함해 총 20명의 선원이 승선하고 있다.
협회는 이란선주협회와 국제해운단체에 보낸 서한에서 “유엔해양법협약 제17조(무해통항권)와 제87조(공해의 자유)에 의거해 모든 국가의 선박은 영해 내에서 무해통항권을 향유하며 특히 공해상에서는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의 선박 억류조치는 세계해운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우리 선박이 하루속히 억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을 요청했다.
해운협회는 지난 2016년 5월2일 이란선주협회를 방문해 무하마드 사에이디 회장(이리슬 회장)과 양국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 상호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해운협회 김영무 부회장은 “우리 선박이 나포된 호르무즈해협은 190여척의 한국상선대가 연간 1700여회 왕복운항하면서 원유 등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매우 중요한 수역”이라며 국적선이 하루빨리 억류에서 해제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제해운기구에서 지원해 줄 것을 요망했다.
선원노조단체인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과 한국노총은 같은 날 낸 성명에서 ”이란은 선원들에게 들이댄 총구를 거두고, 한국케미호를 즉각 억류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정부도 우리 선원들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선원노련은 “이란은 미국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해협 봉쇄로 위협했고 여러 차례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다”며 “우리 선원과 선박이 정치적 외교적 희생물이 돼서는 절대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케미호를 억류한 이란은 연일 수천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총확진자가 120만여 명을 넘어선 위험국”이라며 선원 안전에 우려를 나타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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