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9 16:36

푸드톡앤톡/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 푸아그라

우정호 셰프


향후 3달 동안의 주제는 세계 3대 진미로 먼저 5월은 ‘푸아그라’를 소개하고자 한다. 푸아그라의 뜻은 ‘지방간’으로 흔히 거위간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아는데 오리간을 훨씬 많이 쓴다. 정상간의 10배로 비대해진 지방간을 자연의 이치에 맞지 않게 만들기 위해 거위와 오리를 키우는 방법이 너무 잔인(가바주, gavage : 사료를 강제로 주입)하여 동물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금기시 되고 있는 이 식재료는 현재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식욕을 자극하는 고급요리로 통한다. 프랑스의 북동부에 위치한 알사스(Alsace)지방이 푸아그라의 대표적인 산지로 3대진미 중에서는 그나마 가장 가격이 저렴(?)하다. 실제로 희소가치만 봐도 캐비어나 트러플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흔하다. 프랑스에서는 일반슈퍼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이고 소고기중 가격이 가장 비싼 안심보다 싸다.
 


푸아그라에 대한 얘기라면 대다수가 고대 이집트인들이 철새의 습성을 통해 발견하였고, 로마인들이 거위에 무화과를 먹여서 푸아그라를 만드는 제조법을 고안했다는 등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하지만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역사와 전래보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먹는지 등이 더 궁금할 것 같다. 먼저 푸아그라가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바로 연말의 식탁이다. 프랑스에서는 연말이 되면 가게마다 샴페인과 푸아그라의 이미지가 거리마다 눈에 띈다. 많은 사람이 연상하는 푸아그라와 샴페인의 궁합도 이런 연말 축제 분위기에서 온 것 같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소테른(Sauternes)지방의 달콤한 화이트 와인을 함께 곁들이는 게 보통이다. 차가운 푸아그라를 입에 넣으며 무거운 지방의 무게와 간에서 오는 특유의 쌉쌀한 맛이 느껴지는데 차갑고 산도와 당도의 밸런스가 좋은 화이트 와인으로 혀 전체를 감싸 주면 두가지 맛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뜨거운 푸아그라를 샴페인과 함께 맛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뜨거운 푸아그라는 열 때문에 지방이 활성화되어 샴페인과 함께 했을 때 톡 쏘는 탄산과 산도가 입 안을 상쾌하게 만들어 입맛을 돋우어 주며 기분까지 더욱 즐겁다. 무화과 잼을 곁들인 푸아그라 테린과 부르고뉴 피노누아와인이 멋지게 어울렸던 경험도 있다.

푸아그라 손질은 간단하다. 그저 힘줄만 꼼꼼하게 제거하면 된다. 그리고 지방덩어리기 때문에 조리시 센불에서 색깔이 나면 바로 뒤집어야 녹아서 흘러내리지 않는다. 잘 달군팬에 소금, 후추간을 하고 오일을 두룰 필요 없이 바로 팬에 투하해 주면 된다. 20초정도 후 뒤집어 주고 다시 같은 시간뒤에 한번 더 뒤집어 주면 조리가 완성된다. 계란후라이보다 쉽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중불에서 팬에 오래 놔두면 푸아그라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자!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은 단 1분이다.

그렇다면 따뜻하게 먹는 푸아그라 조리법을 알아볼까? 가장 일반적으로 먹는 푸아그라 파테(Foie gras en pate)는 사실 집에서 만들어 먹기에는 조금 불편함이 있다. 오븐도 있어야 하고 파이도우도 만들어야 하지만 집에 오븐만 있다면 하루 정도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을 위해 투자하는건 어떨까? 먼저 푸아그라는 단맛과 잘 어울려서 파이도우는 달달한 파테 샤블레 쇼콜라(pate sable chocolate)를 써 보겠다. 파이도우의 재료는 박력분 300g, 베이킹파우더 3g, 코코아파우더 50g, 슈거파우더 100g, 부드러운 버터 150g, 물 3큰술, 계란 1개로 빠르게 반죽하여 냉장고에서 적어도 30분 휴지 시킨다. 힘줄을 잘 제거한 푸아그라는 고운체에 내려서 부드럽게 만든 후 꼬냑(cognac : 브랜디의 일종으로 프랑스 꼬냑지방에서 나는 술)과 마데이라주(Madeira wine : 포르투갈 강한 단맛이 나는 디저트 와인)를 끼얹어 한시간반 정도 재워둔다. 휴지가 된 파이반죽을 밀어주고 푸아그라는 돼지비계가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면 베이컨으로 감싸 말아서 반죽 위에 올린 후 테두리를 단단히 붙인다. 덮은 반죽에 구멍을 뚫어 김이 새도록 해야 터지지 않는다. 색감이 잘 나오게 하기 위해 달걀을 잘 풀어 도우에 바르고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30분정도 구우면 고급지고 맛있는 와인안주 완성!

두번째로 차게 먹는 푸아그라 레서피는 오히려 더 일반적이다. 푸아그라를 구매할 때는 조리해서 절여둔 푸아그라는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기존의 기성품 향(?) 때문에 맛있게 만들기 어렵다. 대신 통조림으로 판매하는 푸아그라를 사용하는 것이 더 좋다. 푸아그라 무스(Mousse de Foie gras)는 위의 푸아그라 파테와 마찬가지로 푸아그라를 조심스럽게 손질하고 체에 내린 후 트러플오일, 꼬냑, 마데이라주로 3시간정도 재워둔다. 랩으로 단단하게 소시지 모양으로 말아 약한 불에 20분정도 삶아 낸 후 꺼내지 않고 그대로 식힌다. 부드러운 버터는 푸아그라 절반 정도의 양을 준비하고 소금과 함께 부드럽게 섞어주고 생크림을 넣고 섞어주면 되는데 여기까지만 들으면 생각만 해도 굉장히 느끼하게 느껴진다. 작은 유리병이나 틀에 푸아그라를 담고 집에 있는 잼을 위에 얹어 주면 밸런스가 완벽해 진다.(필자는 개인적으로 무화과 잼을 가장 선호한다.

아직까지는 푸아그라는 대한민국에서 보기 힘든 식재료이긴 하지만 레스토랑 등에서 푸아그라를 먹을 때 만드는 방법이나 약간의 상식을 가진다면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는 샴페인과 달짝지근한 재료와 어울린 푸아그라 상상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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