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주협회(회장 이윤재)는 우리나라 벌크선사에 대한 LTV(선박담보인정비율) 적용을 유예시켜 줄 것을 산업은행에 건의했다고 10일 밝혔다.
협회는 건의서에서 “현재 우리나라 국적 벌크선사들은 극심한 시황침체로 사상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선박가격이 급락함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으로 금융권에서 추가 담보나 대출금의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산업은행에 LTV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7년 사이 우리나라의 80여개 벌크선사들이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았으며 20여개 선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나 대한해운과 팬오션 2개사만 회생되는 등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음을 고려해달라는 의견이다.
협회 김영무 상근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23일 마리타임코리아 해양강국 조찬포럼과 26일 라디오 방송에서 ‘한국 해운산업 발전방안’을 발표하며, “차입금 잔액대비 평균 66% 하락한 선박가격에 대해 LTV를 적용할 경우 우량 벌크선사들도 부실화될 것”이라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주장했다.
수출입은행은 해운업계 요청을 받아 들여 지난 7일 LTV 지원방안으로 향후 1년간 LTV 적용 유예를 결정했다. 수은의 결정은 1100억원가량의 유동성 간접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시중은행들의 LTV 유지의무 적용 유예 확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의 99.7%를 수송하고 있는 국가 전략산업인 해운산업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춰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LTV 적용 유예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