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 확산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만 가고 있다. 최근 국내외 경제 전망 수정치가 발표되고 있는데 대부분 부정적이다. 선종∙항로∙규모별 상황은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세계해운시황 장기불황에 국내 해운업계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컨테이너 정기선사의 경우 올 상반기 시황회복에 따른 회사채 발행 등으로 유동성이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그간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근해항로는 경기 침체속에서도 선전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향후 전망은 불확실하다.
벌크선사의 경우 BDI(벌크선운임지수)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선사 경영이 매우 악화된 상태다. 이에 따라 극단적으로 올 하반기 추가 연쇄 도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해운위기이후 해운선사들의 오너교체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참고로 선주협회 회원사 180여개사 중 70개사 선사의 오너가 교체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규 진입 선사보다 기존 선사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단기 차입금이 급증하는 것도 문제다. 올해 상반기 국적외항 대형 3사가 3조 1619억원이나 차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해운기업 금융조달은 기업규모와 실적에 따라 상이하지만 대체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있다. 금년 상반기 원양 컨테이너 시황이 다소 호전됨에 따라 대형 컨테이너선사의 회사채 발행이 가능했으나 일부 벌크선사와 중소형 선사 대부분은 은행 자금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더구나 그간 조달된 긴급 자금은 높은 금리로 선사들의 부담이 상당하다.
국내 해운기업들은 정책 금융에 대한 기대는 있으나 사용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감이 팽배하다. 이같은 해운업계의 사정을 감안할 때 정부 및 금융당국은 선사 부채문제 연착륙을 위한 단기 및 장기 정책 대응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중소선사 채무상환 능력 향상을 위한 중소선사 금융대책을 강화하고 수익창출 기반을 확충토록해야 한다.
신용경색 방지도 화급한 실정이다. 선가 하락에 따른 대출금 과도 상환 요구시 선사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 이자율 조정, 상환 연기 등의 협력 분위기 지속이 금융과 해운업간 상생을 도모하는 길이다.
선사는 신규 수송물량 확보에 더욱 매진하고 신시장 개척 등으로 채무이행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한편 장기 해운불황에 대비한 경영전략, 정책지원도 절실하다. 해운시황 변동설에 입각한 막연한 시황 개선기대는 매우 위험하다. 현재의 시황 악화는 과거의 경험과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박 공급과잉의 구조화와 전산업 부문 공급 과잉상태로 인해 경기호전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선사별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나 컨설팅 방안 수립이 화급하다. 다양한 어려움을 모두 해결하는 대책은 사실상 존재할 수 없다. 개별 선사 사정에 맞는 경영개선 컨설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해운시장을 다변화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FTA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특히 원양선사와 근해선사의 전략적 협력 강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세계 최대 정기선사인 머스크의 경우 MCC사라는 강력한 역내선사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 네트워크인 원양과 근해의 유기적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 다양한 전략적 협력 모색, 상호간 해운∙물류사업 등에 대한 지분 투자 등 전향적인 대응이 적극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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