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9 13:42
韓 외국인투자유치 제도, 개발도상국 형태에 가까워
투자유치 협상력 높이기 위해 현금지원 인센티브 확대해야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유치 제도가 선진국형보다 개발도상국형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나 투자유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현금지원 인센티브 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트라 투자조사연구팀의 외국인투자유치 전담조직인 ‘인베스트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발간한 <해외 주요국의 투자유치 관련 제도 및 정책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현행 인센티브 제도는 현금지원 위주의 차등지원 방식인 선진국형보다 조세감면 위주의 일률지원 개발도상국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투자 우대 산업 및 우대 지역에 대한 조세지원 제도는 개도국이 양적인 측면에서 외자유치를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조사는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영국, 러시아,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 브라질 15개국을 대상으로 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은 대체로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고용창출 효과, 지역발전 등 경제적 파급 효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하며 현금 위주의 지원 방식에 조세 감면제도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대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은 특정 사업에 대한 집중 육성 투자나 경제자유 구역에 대한 투자 등 특정조건에 부합하면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조건부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며 조세감면 위주의 지원 방식이 일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베스트코리아 관계자는 “조세감면은 사업분야, 투자금액 등의 요건이 충족되면 해당 기업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직적인 제도로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한 협상수단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히며 “이에 반해 현금 지원제도는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투자기업과 협상을 할 수 있어 탄력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은 녹색분야와 지역발전 위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은 신재생에너지 녹색분야와 낙후 지역 개발을 위한 현금 위주의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바이오매스 생산을 위한 개발에 최대 4년까지 연간 100~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며 ‘전기차 전지 및 부품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 비용을 최대 50%까지 지원한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EU회원국은 EU균형 발전을 위한 낙후지역 개발 투자에 대해 현금 지원 인센티브가 활성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지원은 지역의 낙후 정도나 고용창출 유발 효과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특정 산업과 경제 특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인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의 개도국의 경우는 첨단 IT 산업 등 특정 산업 분야와 경제특구 등 투자 우대지역에 대한 조세감면을 실시하고 있다.
인도는 특별경제구역(SEZ)에 투자할 경우 수출이익에 대해 초기 5년간 법인세를 100% 면제, 향후 5년간 50%, 추가 5년간 재투자 이익의 50%를 면제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유치에 가장 성공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싱가포르는 다양한 세금우대 조치와 과감한 현금지원을 탄력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례로 혁신 R&D 분야에 대해 월급, 항공운임, 체제비 등 인력비용과 시설, 장비, 전문 서비스, 지재권 비용을 30~50%까지 지원하고 있다. 자국 경제에 상당한 이익을 주는 사업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 20년까지 5~10%의 법인세율을 적용하는 ‘개발확장 인센티브’와 같은 과감한 투자 유인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국인투자 인센티브는 조세감면, 입지지원, 현금지원으로 구성돼 있으나 조세지원 위주로 실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04년 현금지원제도가 처음 도입됐으나 지원요건이 까다로워 실적이 미미해 선진국에 비해 비중이 낮은 편이다.
인베스트코리아 안홍철 단장은 “인센티브 제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경제적 파급 효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특히 전략적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유치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현금지원제도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태영 기자 tyhwa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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