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0 10:26

수출보험공사 환변동보험 가입도 어려워

환수금 미납 中企, '신불자' 신세
한국수출보험공사(이하 '수보')의 환변동보험은 수출기업, 특히 환위험 관리 여건이 취약한 중소 수출기업들이 환위험을 손쉽게 헤지할 수 있도록 마련된 상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환율 급등 여파로 수보가 해당 상품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면서 중소기업이 환변동보험을 이용하기란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의 환변동보험 가입 한도가 전체적으로 축소된 데다 환수금 미납분이 있을 경우 신규 가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중소기업들이 주로 가입한 선물환방식의 환변동보험 상품은 환율 하락시에는 보험금이 지급되고 환율 상승시에는 환수금을 납부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 동안 환율이 계속 하락했기 때문에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수출업체들은 보험금을 받는데 익숙했다.

하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환율이 폭등하자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기업들은 환수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일부에서는 환수금 미납사태까지 벌어졌다.

환율 급등으로 환변동보험이 문제가 생기자 수보는 급기가 작년 10월 인수를 중단했다. 1달 후에 인수를 재개했지만 한도를 대폭 낮췄다. 업체별 연간 이용 한도를 50만달러, 수보 자체 1일 한도를 3000만달러로 제한했다.

올해 4월과 6월에 업체별 연간 한도를 다시 확대해 2000만달러까지 늘렸지만 수주 건별이 아닌 기업당 총액으로 한도가 설정돼 신규 수주에 대해 중소업체가 환변동보험을 추가 가입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이전에 가입한 환변동보험의 환수금을 완납하지 못한 기업들은 가입 한도가 더 줄어들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에 따른 환변동보험 환수금의 경우 일시 납부가 원칙이지만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를 우려해 환수금 분할납부나 특례보증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환수금 납부가 연체된 기업에 대해서는 미납 금액만큼을 연간 인수한도에서 차감한다"고 덧붙였다.

중소 수출업체 관계자는 "현재 거래 잔액 때문에 라인(보험 이용 한도)이 잘 나오지 않고 있는데 미납분까지 한도를 깎아서 신규 가입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기존 포지션을 없애고 싶어도 환수금을 내지 않으면 포지션을 자율적으로 만들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용불량자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중소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이런 저런 제약들로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환변동보험이 기금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기금 관리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이 은행들의 환헤지 상품과는 달리 계약이행 관련 증거금 또는 담보제공 없이 이뤄진다"며 "공사 차원에서 기금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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