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부정기선 중국중심 항로재편 가속화
중국효과 단기적, ‘운임·용선료 상승’, 장기적 ‘정기선사 경영전략 변화 주도’
■ 글ㆍ박자원기자(jwpark@ksg.co.kr)
‘중국효과(China Effect)’, 중국 붐 등 최근 해운업계는 온통 중국 이야기뿐이다. 외신들은 연이어 전문가들의 중국관련 보고서와 분석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효과로 인해 빚어진 최근 해운업계의 호황이 과연 언제쯤 막을 내리고 위기가 찾아올 것인가’, ‘중국효과는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등에 대한 정확한 전망을 듣기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중국효과와 관련한 예리한 분석과 전망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몇이나 될까?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짜임새 있는 사업계획을 작성해야하는 선사들로선 보다 정통한 중국정보가 아쉽기 마련인데, 국내선사 및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아직까지 중국을 꿰뚫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선사들은 과연 어떤 시각과 전략으로 중국효과에 대응하고 있는지 관계자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중국효과가 중요한 이유는 비단 중국의 수출입화물이 급격히 증가한 사실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해운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중국효과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중국효과로 인해 해운시장의 수요구조가 재편되기 때문이며 이에 따른 해상물동량의 창출효과가 세계 해운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를 뒤집어 보면 선사들의 서비스 전략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이야기가 되고 결국 선사들이 공급구조를 중국 중심으로 재편하게 된다는 뜻이 된다. 이미 정기선시장은 기존의 극동~북미항로와 극동~유럽항로가 중국~북미항로와 중국~유럽항로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이며 부정기선시장도 예외는 아니며 철광석이나 원유 등이 기존의 일본 중심의 항로에서 중국 중심의 항로로 전환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12일 수출입은행의 국내선사 선박금융 규모로선 최대인 6,5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했다. 한진해운측에 따르면 이번에 발주된 선박은 오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5월까지 한진해운의 중국~유럽서비스 중 하나인 NEX(New China Europe Express)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며 현재 이 노선을 뛰고 있는 5,600TEU급 선박을 대체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물동량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진해운 한 관계자는 “이번에 건조되는 5척의 컨테이너선은 신형 고속선으로서 선박의 대형화, 첨단화를 통해 늘어나는 중국시장의 물동량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컨테이너 물동량이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6년 3.5%에서 2002년에는 11%로 증가했으며 2003년에는 13.8%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중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급속한 증가는 아시아~북미항로, 아시아~유럽항로 등 아시아 기점 주요 대륙간 항로의 당초 물동량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북미항로의 물동량은 2003년에 1,566만TEU를 처리한 것으로 추정돼 2002년 말 외신들이 예상했던 1,160만 TEU를 크게 웃돌았다.
또 아시아~유럽항로는 지난해 1,173TEU를 처리해 이 역시 기존 예상치인 866만TEU를 크게 상회했다.
이러한 물동량 급증으로 인해 중국효과는 단기적으로는 운임상승과 용선료상승을 가져왔으나 궁극적으로 정기선사의 경영전략 변화를 주도하면서 다양한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중국지역 조직을 법인에서 본부급으로 격상시켜 중국본부를 출범, 이제 세계 최대 해운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상선측은 그 동안 미주본부, 구주본부, 동서남아지역본부 등 주로 대륙을 총괄하는 본부조직과 산하 법인 및 지점, 사무소로 영업조직을 구성해왔던 터라 중국이라는 단일국가에 본부차원의 조직을 신설한 것은 역시 ‘중국효과’와 관련한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빠른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2년간 북중국 지역의 컨테이너 화물이 매년 20%이상 늘어나는 등 물동량이 폭증하면서 중국이 세계 최대의 해운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고 향후 성장 잠재력 또한 무한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중국남부지역을 관할하는 홍콩법인을 포함하면 중국지역에만 총350여명의 임직원에 1본부 1법인 5개 지점 11개 사무소의 방대한 영업망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게 됐다”며 중국본부 출범을 계기로 “중국지역 화물 유치에 박차를 가해 지난해 23만9천TEU였던 북중국지역 컨테이너 화물을 오는 2005년에 42만5천TEU까지 약 두배 정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현대상선은 그동안 총 11개의 아시아~북미간 노선 중 10개, 아시아~유럽간 5개 노선 중 4개, 아시아역내 15개 노선 중 8개 노선에서 상하이, 홍콩, 샤먼, 얀티안, 치완 등 중국항만에 직기항하도록 컨테이너 서비스를 재편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 중국을 거점으로 하는 수송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가고, 우수한 현지인력을 활용해 지역특색에 맞는 현지중심의 영업전략을 펼쳐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중국중심 항로재편… 동북아 물류체계 변화
이렇듯 최근 정기선사들은 동북아 정기선항로를 중국항만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동북아 정기선 항로는 종전 전통적인 기간항로였던 ‘홍콩-대만-한국-일본’ 경유체계를 변경해 ‘중국-주변 1~2항’ 경유체계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해운시장은 피더선이 기항하는 시장에서 대륙간 기간항로의 모선이 직접 기항하는 글로벌 시장으로 향상됐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환적시장이 아니라 대형 모선이 직기항하는 세계 최대의 해운시장으로 변모하게 됐으며 이러한 현상은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홍콩, 대만, 일본 항만의 경쟁을 더욱 가열시키는 등 동북아 경제권의 물류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또 지난해 주요 정기선사들은 중국의 급속한 물동량 증가와 아시아 기점 원양항로의 수급불균형에 대비하고자 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중심으로 신조선 발주를 증가시켰으며 2004년 하반기부터 이들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아시아 정기선 항로에 집중적으로 투입됨에 따라 중국효과에 의한 컨테이너 정기선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OOCL은 8,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항로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CMA CGM사는 MSC사와 태평양지역 공동운항서비스를 운영할 목적으로 8,0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발주했다. 아울러 20대 정기선사들을 중심으로 초대형선의 동북아항로 투입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기항지 축소, 피더선의 대형화, 항만간 경쟁심화 등의 파급효과를 창출하면서 세계 컨테이너 정기선시장과 물류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특히 2005년 하반기부터 아시아 정기선 항로의 선박 공급규모가 확대되면서 운항경제성 확보를 위한 선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러한 추세는 선사간 운임경쟁으로 이어져 운임이 하락추세를 보일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선사는 물론 동북아 항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물류중심국가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 중요한 의미를 던져주고 있으며 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건화물선 해운경기는 ‘중국에 달려있다’는 전망이 나올 만큼 ‘China Effect'는 완제품을 수송하는 컨테이너선 시장보다 원재료를 수송하는 건화물선 시장에 더욱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건화물시황 ‘중국에 달려있다.’
지난해 건화물선 해운경기는 ’95년에 이어 7년만에 최대의 호황국면에 진입했으며 올 1월에 들어서도 이러한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최근의 건화물선 해운경기 폭등을 가져온 주된 요인은 2000년 들어 건화물선의 신조발주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즉 신조선 인도의 감소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건화물 해상물동량에 대응할 수 없었다는 선박의 공급 측면이 요인으로 지적된 것. 그러나 해운전문가들은 이 같은 선박의 공급측면보다는 선박의 수요 측면에서 중국의 해상물동량 증가를 보다 핵심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2003년 이후 국제상품시장의 가격 지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 주요인은 중국 때문이라는 것. 최근 중국경제의 급속한 발전과 이에 동반한 원자재의 수입확대, 국제상품시장에서의 현물매입 증가 등이 전세계 원자재 상품시장에서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중국이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는 분야는 기계, 수송설비 등 생산재와 원유, 석유제품, 강재, 철강석, 비철, 천연가스 등 원자재뿐 아니라 대두, 냉동어 등 농수산품까지 그 분야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조강생산의 경우 전세계 생산량은 1995년의 7억 5,226만톤에서 2002년에는 8억 8,577만톤으로 7년간 1억 3,351만톤 증가했으나, 이 가운데 중국에 의한 증가분이 8,633만톤으로 전세계 조강생산 증가량의 64.6%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국내 철강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2002년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으로부터 2,450만톤의 철강을 수입했다.
또 지난해에는 중국의 조강생산량이 2억톤을 돌파함에 따라 중국향 철광석의 해상물동량도 2000년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년대비 32.7% 증가한 1억 4,800만톤에 달해 일본의 철광석 해상물동량을 앞질렀으며, 전세계 철광석 해상물동량의 28.5%를 차지하게 됐다.
이러한 중국의 철광석 수입증가는 철광석 수송을 위한 케이프사이즈선의 용선을 크게 증가시켰고 이러한 영향이 타 선형에 까지 확대됨에 따라 2003년의 전 세계 건화물선 해운경기는 1995년에 이어 7년만에 최대의 호황에 진입하게 됐다. 이에 따라 2003년의 건화물선 운임수준은 1985년에 처음 발표된 발틱운임지수(BDI)로는 역사상 최고의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면 과연 건화물선 시장의 이러한 호황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최근 클락슨은 벌크부문의 활황세는 적어도 200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외신에서 발표한 클락슨의 전망에 따르면 2005년~2006년 사이에 컨테이너시장에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한 가운데 벌크부문은 활황세가 적어도 2007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클락슨의 한 관계자는 “벌크시장이 컨테이너부문보다 최소한 2년가량 더 호황을 유지할 것이며 이러한 분석을 하게 된 요인은 컨테이너시장의 신조선 대량발주에 있다. 대부분의 조선소가 이윤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는 컨테이너선과 VLCC의 건조에 치중하고 있어 벌크 건조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 4년간 벌크신조량은 5%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시아지역 벌크화물의 증가율은 28%대에 이를 전망이며, 미국에서 아시아를 향하는 물품 중 콩 2,600만톤, 석탄 1,500만톤, 밀이 600만톤 등 총 4,700만톤으로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활황세를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벌크부문의 시장 수요는 저조한 벌크신조량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큰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는 것.
지난 1년간 중국으로 유입된 철강재, 석탄, 곡물의 물동량은 크게 증가한 반면 벌크부문의 선복 증가율은 7%대에 불과해 선복부족과 운임상승이라는 불균형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넘쳐나는 물량에 대비해 신조선을 제아무리 발주한다고 한들 중국항만 시설의 미비로 인해 이러한 수요를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 항만설비 미비로 화물체선 악순환
선사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COSCO 관계자와의 이야기를 근거로 중국항만 설비가 아직까지 미약해 지속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중국향 물량의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중국항만 야적장의 야적률은 80%~90%에 육박하고 있는 상태인데다 하역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화물 체선 악순환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즉, 항만에 들어오는 물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항만설비가 이 물량을 처리할 수 없어 야적장에 그대로 쌓이고 있으며 결국 야적률은 더욱 증가하고 있으나 하역률은 하락하고 있다는 것.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결국 더 이상 신조선의 발주가 중국효과와 관련한 중국시장의 넘쳐나는 물량을 커버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항만시설부족으로 인해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체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또 “결국 중국 SOC가 아직까지 경제 개발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며 물류시설 부문의 확충이 이뤄져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 중요한 것은 중국은 이러한 항만시설의 개발은 오랜 시일이 걸린다는 것”이라며 “중국 선사 관계자는 이러한 사실을 역설하며 이러한 개발속도에 걸맞게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해야한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 벌크시장의 이 같은 호황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선사들은 과연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세양선박 한 관계자는 “이제는 중국효과를 예측하며 중국시장을 대응한다는 것이 때늦은 이야기다. 해운업계에 중국효과로 인한 호황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건 2002년이었으며 지난해 해운시장은 큰 호황을 맞아 이에 대해 예측을 했던 선사들은 짭짤한 한해가 됐을 것”이라며 “중국선사들은 지난해 여름 이러한 시장의 판도를 가늠하고 대비하였으나 국내선사들은 이러한 시장의 상황을 9월 이후에나 인지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양선박은 주로 선령이 다소 노후한 선박을 용선하는 것을 최선책으로 삼고 현재의 시장상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해운용선시장에서 선령이 노후한 선박이 상대적으로 선령이 낮은 선박보다 용선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또 “선령이 노후한 선박을 1-3년간 중기간에 걸쳐 용선하여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용선율에 대비하려는 목적이며 이러한 기본방침에 따라 지난해 3/4분기에 선박 2척을 용선했다”며 “이 같은 중고선 도입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둘 예정이다”고 말했다.
선사관계자들은 벌크시장의 용선료 상승은 예상했으나 최근과 같이 2-3배 급등까지 이어질 줄은 예상치 못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선사들은 용선료가 가장 급등했던 1995년 수준의 용선료 상승을 기대했으나 이러한 예상이 빗나가면서 미리 대비를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는 것.
한편 세양선박은 지난 5일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주식회사와 5년간 장기화물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건의 기간은 오는 3월 1일부터 2009년 2월 28까지며 수송 아이템은 호주산 또는 인도네시아산 발전용유연탄이다.
세양선박 관계자는 “이번 수주건의 화물량은 연간 100만톤에서 150만톤, 5년간 500만톤에서 750만톤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이며 매출로 환산하면 최대 865억원에 이를 전망”이라며 아울러 “이번 계약은 한전측에서 전용선을 제외한 케이프급선박으로 처음 맺는 장기계약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석탄수입선을 인도네시아 및 호주 등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며 이러한 연유는 최근 전 세계 해운 및 경제전반에 중국효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이 최근까지 수출해오던 석탄을 자국 수요에 충당하는 한편 오히려 수입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라며 “이에 우리는 장거리 노선으로의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최근 도입키로 한 두 척의 케이프급 선박을 투입할 경우 최소 연간 20억원, 5년간 100억원 이상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세양선박은 현재 총 60척의 벌크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사선이 17척, 나머지 40여척이 용선이며 파나막스급 선박 1척을 용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 유조선시장의 호황원인도 단연 중국효과를 꼽을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03년도 세계 유조선 시장은 사상 유래 없는 급등락을 보인 가운데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 프레스티지호 좌초에 따른 단일선체 유조선 규제 강화, 이라크 전쟁 발발, 베네수엘라 파업사태 등 경제적 요인과 비경제적 요인들이 혼재하면서 2002년 운임수준을 두 배 가량 상회하는 호황세를 보였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난해 세계 유조선 해운경기의 주요 변동요인은 중국의 급격한 원유수입증대라는 지적이다. 지난 3년간 중국의 원유수입 추이를 보면 2000년 7,000만톤을 돌파한 이후 2002년까지 6,000만~6,940만톤 수준을 기록했으나, 2003년에는 전년대비 30% 증가한 9,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최근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원유수입 증대가 세계 유조선 시황을 견인했다는 것.
세계 석유 수요증가의 가장 큰 변수 ‘중국’
또 금년도 유조선 시황은 전반적으로 볼 때 지난 2년간의 높은 신조인도량 및 선주들의 시황개선 기대에 따른 해체량 감소로 선박공급이 증가해 작년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나 중국의 원유수입 증대로 예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세계 5위의 산유국이기도 한 중국의 원유수입량은 2000년 이후 국내 석유수요 급증에 따라 연간 6,000만톤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작년의 경우 급속한 경제성장과 이라크전쟁에 대비한 석유비축량 증대 등에 따라 중국의 원유수입량이 전년대비 무려 30%나 증가한 9,000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같은 추세는 금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 이어 세게 3위의 원유 소비국인 중국이 2003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원유소비국이 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써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 경제가 세계 원유수요 지도를 급속히 바꿔놓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세계 석유 수요 증가에서 가장 큰 변수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다.
SSY사 등 많은 해운전문 컨설팅 기관들은 이 같은 중국의 원유수입수요 증대가 향후 수년간 유조선 운임의 지속적인 상승을 견인할 요인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중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전년대비 8% 증가한 570만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반면, 석유생산량은 하루 350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보여 하루 석유 수입량은 22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상선은 이러한 중국향 원유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1월 유조선부문 사상최대의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상선은 이미 1월 한달 동안 올해 연간 유조선부문 매출 목표인 3억 5천만달러의 16%, 순이익 목표인 5천4백만달러의 절반가량을 달성해 올해 목표 초과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같이 유조선 시황이 호황인 이유는 유조선 공급에는 커다란 변화가 없는 반면 지난해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원유 수입을 31% 가량 늘린데다 동계시즌이라는 계절적 요인 때문에 원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한 관계자는 “유조선 부문의 놀랄만한 1월 실적은 지난해 총 5척과 금년 1월 1척 등 6척의 유조선을 확충하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가능했다”며 “지난해 12월 평균 운임지수가 150포인트까지 급등한 상황에서 VLCC에 대해 무려 9척의 1월분 수송계약을 일시에 체결했던 적시적기의 투자와 영업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의 중국경제 상황을 감안할 대 세계 유조선 시장에 있어서 중국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중국의 원유 수입증대의 근본원인이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과 이에 못 미치는 중국 내 원유생산에 있는 만큼 중국의 원유수입은 향후 10년간 약 10% 이상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중국의 원유수입 증가분이 주로 중동지역에서 충당될 전망이 우세하고, 한국과 일본의 중동산 원유 도입비율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여 중동/극동향 VLCC 운임은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 읽는 통찰력 절실
한편 국제 원유시장에서 중국의 원유수입 비중증대는 중국효과가 시장에서 증폭될 가능성이 그 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원유수급은 상당기간 중앙정부 및 국영 원유회사에 의해 수행됐고, 석유부문에 대한 외국투자나 시장개방의 정도는 상당히 제한적인 규모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원유수급이 시장메커니즘에 따라 이뤄지지 않고 정부의 수급통제나 전략적인 정책수단에 의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중국의 세계 원유시장에서의 비중 증대는 결국 시장의 변동성 및 불확실성이 그 만큼 커짐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는 결국 중동지역에 유조선을 운항하고 있는 국적선사들의 리스크관리가 향후 더욱 중요하게 되리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하여 선사 관계자들은 과연 중국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 것인가에 따라 향후 전 세계 해운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달라질 것이며 이러한 중국 정부의 향후 추이를 가늠키 위해서는 비단 해운뿐만 아니라 무역, 정치, 사회 등 중국사회 전반에 걸쳐 꿰뚫을 수 있는 예리한 시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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