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4 09:00

기고/ AI 기반 SCM의 현황 및 발전 방향

이헌수 항공대 명예교수(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Ⅰ. 공급망 관리(SCM)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대부분 기업에 있어서 SCM의 핵심 목표는 비용 절감, 재고 최소화, 리드타임 단축 및 운영 효율성 향상이었으며, 기업들은 ERP(전사적자원관리), APS(수요·생산·재고·공급계획을 통합 최적화하는 공급망 계획시스템), WMS(창고관리시스템), TMS(운송관리시스템) 등을 구축하며 공급망 전 과정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다. 이러한 시스템은 공급망 운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기반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공급망 경쟁, 러·우 전쟁, 홍해 물류위기,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증가 등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공급망 단절과 원자재 수급 불안, 운송 지연 및 물류비 급등을 경험하면서, 비용 최적화보다 회복탄력성(Resilience), 가시성, 민첩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SCM은 계획·통제 중심 체계에서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예측·의사결정 체계로 진화하고 있으며, 수요 변동과 공급망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역량이 기업의 공급망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활용한 수요예측, 재고 최적화, 공급망 컨트롤 타워 구축을 확대하며 공급망의 회복탄력성과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늘날 SCM의 변화는 단순한 디지털화의 연장이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가시성과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지능화 단계로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는 공급망 운영의 예측성과 민첩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그 활용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Ⅱ. AI 기반 SCM이란 무엇인가

AI 기반 SCM은 ERP, APS 등 공급망 운영시스템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통합·분석하여 수요, 재고, 생산, 조달, 물류 및 공급망 리스크 관련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지능형 공급망 관리 체계이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생성형 AI, 디지털 트윈, 컴퓨터 비전 등이 결합되면서 수요예측 정확도 향상, 공급망 가시성 확보, 리스크 조기 탐지 및 의사결정 지원 기능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기존 SCM이 거래내역과 운영정보를 저장·관리하는 거래 및 운영관리 중심 체계였다면, AI 기반 SCM은 미래 수요와 위험을 예측하고, 최적 대안을 권고하며, 일부 영역에서는 실행까지 자동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망 관리의 초점도 비용 절감과 운영 효율성에서 예측력, 민첩성 및 회복탄력성 강화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AI 기반 SCM은 개별 기업 내부 최적화보다 공급업체, 제조, 물류, 유통 및 고객을 포함한 공급망 네트워크 전반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종단간(End-to-End) 가시성과 의사결정 품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AI 기반 수요예측, 재고 최적화, 공급망 컨트롤 타워, 위험 인텔리전스 플랫폼 등을 구축하여 공급망 운영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AI는 수요예측, 재고관리, 생산계획, 조달, 물류운영, 고객서비스 및 리스크 관리 전반에서 활용되며 보다 신속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AI 기반 SCM은 완전한 자율운영 체계라기보다 인간의 판단을 지원하는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체계의 성격이 강하며, 실제 운영 역시 인간과 AI의 협업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Ⅲ. AI 기반 SCM의 주요 적용 분야 및 사례

1. AI 수요예측

수요예측은 생산·재고·구매·물류계획의 출발점으로 공급망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기능이다. 그러나 시장 변동성 확대와 제품 수명주기 단축으로 인해 판매실적과 계절성 중심의 전통적 예측만으로는 급격한 수요 변화를 반영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AI는 판매이력뿐 아니라 날씨, 경제지표, 프로모션, 온라인 검색량, 지역 이벤트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며, 머신러닝을 통해 기존 통계기법이 포착하기 어려운 패턴과 이상징후를 조기에 식별한다.

최근에는 예측 정확도 자체보다 수요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수요 감지(Sensing)가 주목받고 있다. POS 판매정보, 주문 및 재고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단기 수요 변화를 감지하고 공급계획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소비재·유통·전자상거래 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월마트는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상품별·매장별 수요를 예측하고 이를 재고 배치·보충 계획에 연계하고 있다. 특히 허리케인과 같은 기상 이슈 발생 시 생수, 응급용품 등의 수요 급증 패턴을 분석해 해당 지역 물류센터와 점포에 재고를 선제적으로 배치한다. 또한 POS 데이터와 재고 수준을 실시간 분석해 보충 시점·물량을 조정함으로써 품절을 최소화하고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AI 수요예측은 판매량 예측을 넘어 공급망 대응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 AI 기반 재고 최적화

재고는 고객서비스 수준과 운영비용을 동시에 결정하는 핵심 자산이다. 과잉재고는 비용과 운전자본 부담을 높이고, 재고 부족은 품절과 매출 손실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재고 감축보다 서비스 수준과 재고 투자효율의 최적화를 추구하고 있다.

AI는 수요예측 결과를 기반으로 리드타임 변동성, 공급업체 납기 신뢰도, 회전율, 계절성 등을 종합 분석해 적정 재고 수준과 보충 시점을 산정한다. 특히 머신러닝은 품목별·지역별 수요 특성과 공급 불확실성을 반영해 재고를 차등 관리함으로써 과잉재고와 품절 위험을 동시에 완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디지털 공급망과 연계하여 공급 지연, 생산 차질, 물류 병목 등 공급망 이벤트 발생 시 재고 정책을 동적으로 조정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P&G는 Supply Chain 3.0 전략 아래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활용해 생산·물류·재고 운영의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 판매정보, 생산계획, 물류 데이터를 통합해 공급망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주문 충족률 개선, 동적 경로계획 및 공급망 최적화에 AI 및 머신러닝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 수준, 비용, 운전자본의 균형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AI 기반 재고 최적화가 재고 감축을 넘어 공급망 회복탄력성과 운영 민첩성 강화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공급망 리스크 관리

최근 공급망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공급망 차질을 조기에 감지하고 영향을 예측하는 데 있다. AI는 기상정보, 글로벌 뉴스, 항만·공항 운영정보, AIS(선박자동식별시스템) 데이터, 원자재 가격, 공급업체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이상징후를 탐지한다. 또한 항만 혼잡, 지정학적 갈등, 자연재해 발생 시 영향을 받는 공급업체, 생산거점, 운송경로를 신속히 식별하고 대체 운송경로, 공급처 전환, 재고 재배치 등의 대응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이처럼 SCM 경쟁력은 위험 신호를 얼마나 조기에 포착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가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DHL의 Resilience360은 대표적인 AI 기반 공급망 리스크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다. 자연재해, 지정학적 분쟁, 항만·공항 운영 차질, 공급업체 리스크 등 전 세계 위험 정보를 수집·분석해 공급망 영향도를 평가한다. 최근 홍해 물류위기와 수에즈 운하 우회 사태 당시에는 선박 위치정보, 뉴스, 항만 운영정보 등을 분석하여 운송 지연 가능성과 영향을 받는 공급망을 조기에 식별하고 대체 운송 시나리오 수립을 지원하였다. 머신러닝과 자연어처리(NLP)를 활용해 재난, 분쟁, 파업, 항만 혼잡 정보를 자동 분석하고 공급망 네트워크의 노출도와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이는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모니터링을 넘어 위험 발생 가능성과 파급효과를 예측하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Ⅳ. 물류 오퍼레이션에서의 AI 활용

1. 창고 자동화와 AI

전자상거래 확대와 다품종·소량주문 증가로 물류센터 운영이 복잡해지면서 AI는 자동화를 넘어 실시간 운영 최적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피킹, 작업 배정, 설비 운영 등 핵심 공정에서 AI는 주문 구성, 재고 위치, 품목별 회전율, 작업량 및 작업자 동선을 분석해 피킹 순서와 이동 경로를 최적화하고 작업 우선순위를 자동 조정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병목을 최소화한다.

아마존은 AI, 컴퓨터 비전, 자율이동로봇(AMR)을 결합한 인간-로봇 협업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로봇이 단순 운반 업무를 수행하고 인간이 피킹을 담당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작업자·로봇·자동화 설비를 실시간 조율하는 협업형 운영체계가 확산되고 있다. Sequoia 시스템은 재고 보관·이동·주문처리 흐름을 통합 최적화하며, 2025년 공개된 Vulcan 로봇은 촉각 인식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정밀하게 집고 적재한다. 이는 물류 로봇이 단순 반복작업을 넘어 환경과 사물 특성을 인식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물류센터는 완전 무인화보다 작업자, 로봇, 자동화 설비를 AI가 실시간 조율하는 운영 체계로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 감독 하에 운영되는 자율형 물류센터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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