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호주와도 녹색해운항로를 개설하는 데 합의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일 호주 정부와 녹색해운항로 구축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녹색해운항로란 무탄소 연료와 친환경 기술을 활용해 해상운송 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항로를 말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선박도 필요하지만 항만에 무탄소 연료를 공급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번 MOU는 교차 서명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1월 캐서린 킹(Catherin King) 호주 인프라·교통·지역개발·지자체 장관이 서명한 양해각서를 제프 로빈슨(Jeff Robinson,
아래 사진 왼쪽) 주한 호주 대사가 우리 정부에 전달했고 이날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서명했다.
MOU엔 ▲녹색해운항로 구축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중립 목표 공동 대응 ▲친환경 연료 공급 환경 조성과 활용 장려 ▲관계 기관 간 교류 등 우리나라와 호주 정부가 녹색 해운 분야에서 다양하게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은 올해 상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주요 항만에서 사전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로드맵을 수립한 뒤 친환경 선박을 발주해 2029년 상반기에 시범 운항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와 호주 사이엔 HMM이 운항하는 컨테이너선 항로와 포스코나 한국전력이 수입하는 전략 물자를 수송하는 벌크선 항로가 취항 중이다.
HMM은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대만 에버그린, 독일 하파크로이트와 A1X를 공동 운항하고 있다. 5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이 부산-칭다오-상하이-닝보-옌톈(선전)-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부산 구간을 순회하는 노선이다.
HMM은 해수부가 2027년 취항을 목표로 미국 정부와 추진하고 있는 녹색항로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어 한국-호주 간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 선사는 현재 짓고 있는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부산-터코마 구간에 투입할 계획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프라와 경제성 기술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메탄올 또는 암모니아 연료를 때는 친환경 선박을 건조해 우리나라와 호주 간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사전 타당성조사를 벌여 호주가 생산하는 암모니아를 선박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의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녹색해운항로 구축은 해운 분야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호주와 협력을 강화해 양국을 연결하는 녹색해운항로가 성공적으로 구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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