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항로 기항 선사들이 수요 급증에 힘입어 이례적인 초강세 시황을 연출했다. 특히 운임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6000달러선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5월 둘째주(17일) 브라질 산투스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6686달러로, 전주 대비 1225달러 급등했다. 5월 첫째주 800달러 이상 오른 5461달러를 기록한 뒤 둘째주에 상승폭을 더욱 늘렸다.
중국 노동절 연휴 전후로 물량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밀어내기 물량 이외에도 미국 대선 이후 대중 관세가 크게 인상 될 것에 대비해 화주들이 물량을 미리 처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15일(미국 현지 시각 기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의 25%대에서 100%까지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외에도 중국산 배터리, 광물, 반도체, 철강 및 알루미늄 등에 관세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선사들의 선박 재배치에 따른 선대 규모 축소도 중남미항로 운임 급등의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홍해 사태 장기화 여파로 중남미항로를 기항하던 중대형 선박들이 북유럽과 지중해 쪽으로 대거 재배치되는 가운데 빈자리를 중소형급 선박들이 채우면서 공급력이 약화됐다고 업계는 전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홍해 리스크가 더욱 커지면서 선사들이 수에즈운하를 대신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선박들이 증가하면서 해당 항로의 운송기간(Transit time)이 늘어나게 됐다”며 “운송기간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작은 배들을 투입해도 괜찮다 보니, 해당 항로에 기항 중인 8000~9000TEU급 중대형 선박들을 빼고 4000~5000TEU급 중소형 선박들로 재배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선사들은 수요 급등에 따른 선복 부족난에 대응하고자 신규 서비스를 개설하는 등 중남미항로 노선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싱가포르 PIL, 대만 에버그린, 중국 코스코, 프랑스 CMA CGM 등 4개 선사는 이달 초부터 중국-남미노선을 공동운항하기로 했다. PIL은 중국과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의 주요 항만을 연결하는 ES1, ES2 서비스를 다음달 개시한다고 밝혔다. ES1과 ES2는 PIL의 기존 SSA와 SA2 서비스를 강화한 것이다.
홍콩 OOCL과 스위스 MSC도 아시아-멕시코항로를 잇는 신규 서비스를 잇따라 개설했다. 이 밖에 CMA CGM의 중미 서안 역내 및 MSC의 페루 북부 피더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 소식들이 전해졌다.
한편 중남미 지역의 악천후가 항만 혼잡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남미 동안 브라질 리오그란데 터미널은 현재 폭우와 강한 해류의 영향으로 운영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산투스항 BTP 터미널쪽도 현재 2개의 부두만 운영하고 있어 터미널 혼잡이 이어지고 있다.
나바간테스항의 경우 부두 토목 공사 여파로 5~7일 이상 물류 지연을 겪고 있다. 그 결과 선사들은 나바간테스항 대신 파라나과나 이타포아 같은 인근 항구로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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