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 상태를 보였던 한러항로는 중국의 국경절 연휴을 앞두고 물량 밀어내기가 진행되면서 살아났다. 9월 둘째 주까지 부산항에서 극동러시아 항만으로 수송된 20피트 컨테이너(TEU)는 7000개로,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증가했다. 9월 마지막 주까지 2주간의 물동량은 8000TEU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한러항로 물동량은 7월보다 10% 감소한 가운데 항만별로 실적은 엇갈렸다. 보스토치니항으로 향한 물동량은 6800TEU로, 전월보다 19%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블라디보스토크행은 5840TEU로, 12% 상승했다. 하계 휴가와 함께 러시아 제재의 지속으로 선사들의 선박 건너뛰기(스킵)를 간헐적으로 실시하면서 물동량은 주춤했고, 수출 운임도 약세가 이어졌다.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공표된 9월 운임은 TEU당 1000~2200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75% 떨어졌다.
동영해운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공컨테이너 65TEU을 싣고 지난 17일 동해항에 입항하는 시범운항을 실시했다. 650TEU급 용선 <샹런>(XIANG REN)호는 공컨테이너를 동해항에 하역한 후 화물을 선적하지 않고 부산으로 출항했다. 몇 차례 시범운항을 거친 후 올해 11월께 정식 취항을 할 예정이다. 이 밖에 다른 국적선사는 최근 외국계 선사의 선박을 빌리는 방식으로, 우리나라와 러시아 중국을 오가는 서비스를 선뵀다.
한편 해운업계의 탈탄소 이슈와 러-우 전쟁 장기화로 인해 해상 물동량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중국횡단철도(TCR)로 이관되면서 철도 운송을 이용한 물동량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머스크는 러시아를 통과하는 데 차질이 생기면서 중앙아시아를 경유해 루마니아로 가는 새로운 물류 루트를 개발하기도 했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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