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임인년(壬寅年)은 제가 태어난 해입니다. 그리고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33여 년간의 한국무역협회에서의 커리어를 마감하고 인생 2모작을 시작하기 위해 케이로지의 전문경영인으로 새출발하면서 세계 최초의 운임 쇼핑몰 쉬팡을 탄생시킨 해였습니다.
물류 플랫폼 쉬팡을 준비하면서 화주와 물류업체와의 거래 관계 형성에서 혈연 지연 학연이 여전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우리 물류업계의 현실을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또한, 과연 화주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쉬팡에서 제공하는 운임이 상대적으로 더 싸다고 해서 기존 거래업체를 쉽게 바꿀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기우와 달리 개업(?) 초기부터 많은 화주기업들이 회원가입과 함께 실제 예약과 거래를 하는 것을 확인하고 코로나19를 계기로 물류업계도 비대면 비즈니스 시대가 빨리 다가 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물류 정보력과 운임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소 화주기업들뿐만 아니라 일부 대기업들도 적극 쉬팡을 활용하는 것에 스스로 놀라기도 했습니다. 2022년 가을, 한국무역협회가 물류 플랫폼 사업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공모사업에 36개의 플랫폼이 지원할 만큼 알게 모르게 물류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도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자성어 중에서 우생마사(牛生馬死)란 말이 있습니다.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말이죠. 옛날 홍수가 나서 온 마을이 떠내려갈 때 소와 말도 강물에 떠밀려 가는데, 태생적으로 수영을 잘하는 말은 자신의 수영실력을 믿고 강물을 거슬러 집으로 가려다 지쳐서 죽지만 원래 수영을 못하는 소의 경우, 힘 빼고 몸을 강물에 맡겨 떠내려가다 보면 어느 수심이 낮은 곳에서 털털 몸을 일으켜 세워 걸어 나와 살게 된답니다. 즉, 대세를 내다보고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이든 사람이든 도태된다는 말이겠죠. 세계 유수의 선사인 머스크를 필두로 대형선사들의 물류 플랫폼 구축도 이런 우생마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결과로 생각됩니다.
쉬팡은 금년 한 해 내실을 다져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 수출 위주의 해상운임 기반에서 인바운드 운임과 LCL운임으로 콘텐츠를 늘려야 하며, 3국간 운임과 장차 항공운임까지도 확대해나가야 합니다. 또한 더 많은 기관 및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외연을 넓혀 나가 운임 쇼핑몰 업계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 업계를 리드해나갈 계획입니다. 2023년 계묘년 새해에도 희망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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