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항로 운임이 급락세를 띠었다. 물동량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우리나라와 동남아 8개국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32만2300TEU를 기록, 1년 전의 32만2000TEU에서 2.9% 감소했다. 동남아항로 물동량은 올해 들어 1월 한 달을 제외하고 7개월 내리 역신장했다.
수출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수출화물은 8% 감소한 15만4300TEU로, 지난해 9월 이후 1년간 내리막길 행보를 이어갔다. 수입화물은 2% 성장한 16만8000TEU를 기록, 1월 이후 7개월 만에 플러스 성장을 거뒀다. 전달에 비해선 수출은 12%, 수입은 4% 감소했다.
국가별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필리핀을 제외한 5개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신고했다. 1위 베트남은 9% 늘어난 10만6500TEU, 4위 말레이시아는 2% 늘어난 3만4600TEU, 7위 필리핀은 2% 늘어난 2만1000TEU를 각각 거뒀다.
반면 2위 태국은 1% 감소한 4만5500TEU, 5위 대만은 21% 감소한 3만1800TEU, 6위 홍콩은 30% 감소한 2만3500TEU, 8위 싱가포르는 4% 감소한 1만6100TEU에 각각 머물렀다.
전달 4위에 올랐던 대만은 급감한 성적을 배경으로 두 달 만에 다시 5위로 내려 앉았다. 3위 인도네시아는 4만4300TEU로, 약보합세(5TEU↓)를 보였다.
한국-동남아 간 1~8월 누계는 지난해 276만9800TEU에서 올해 266만400TEU로, 4% 감소했다. 수출은 6% 감소한 132만6600TEU, 수입은 2% 감소한 133만3800TEU였다.
운임은 우리나라와 중국 시장 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9월 3주 평균 상하이발 동남아항로운임지수(SEAFI)는 1950.9를 기록, 전달 평균 3109에 비해 37% 급락했다. 월 평균 운임은 두 달 연속 37% 급강하하며 2020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00포인트대까지 하락했다.
항로별 평균운임은 베트남 호찌민행과 태국 램차방행이 각각 48% 하락한 104달러 110달러를 기록하며 2020년 8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행은 31% 하락한 537달러, 싱가포르행은 36% 하락한 469달러, 말레이시아 포트클랑행 운임은 36% 하락한 445달러, 필리핀 마닐라행 운임은 43% 하락한 233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8월19일자 주간 운임지수는 1587.4로, 2020년 10월30일의 1420.2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항로별로 싱가포르 369달러, 베트남 95달러, 태국 109달러, 필리핀 185달러, 말레이시아 376달러, 인도네시아 451달러였다. 베트남항로 주간 운임은 2020년 7월17일의 87달러 이후 2년2개월 만에 100달러대 아래로 내려왔다.
한국발 운임은 중국시장에 비해 견고한 모습이다. 해양수산부에 신고된 부산발 국적선사 공표운임은 9월 현재 베트남 호찌민항로 750~900달러, 하이퐁항로 650~900달러, 태국 방콕항로 700~900달러대를 형성했다. 전달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낙폭은 크지 않았다.
다만 10월부터는 다소 하락할 전망이다. 고려해운과 장금상선은 10월1일부터 호찌민(깟라이터미널)행 운임을 900달러대에서 800달러로 조정한다고 신고했다. 고려해운은 환적으로 연결하는 호찌민 VICT 터미널행 운임은 1000달러를 부과한다고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동진상선은 800달러에서 700달러, 범주해운은 750달러에서 600달러로 인하할 예정이다.
선사 관계자는 “소비 수요 감소로 현지 재고 소진이 안 되면서 해상 물동량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동남아항로의 경우 중국 선사들이 대거 진출한 데다 선박도 대형화하면서 시장 하락세가 한국-동남아시장보다 더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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