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부족 대란 속 中 선원육성 박차 가해

현재 선원부족난이 전 세계적으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다.

2005년 세계 최대의 민간 해사기구인 발틱국제해사기구협의회(Baltic And International Maritime Conference, BIMCO)는 2010년에 이르면 고급선원이 약 4만6천명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상선대의 급격한 증가로 선원부족 대란이 앞당겨 대두되고 있다.

런던의 해운컨설팅업체인 드류리 사(Drewry Shipping Consultants)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올해 들어 약 3만4천명에 달하는 고급선원이 부족하며, 오는 2012년에는 최대 9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영국의 로이드사에 의하면, 2007년 현재 전 세계 상선은 5만여 척으로 2000년에 비해 5천척 이상 증가한 가운데, 앞으로 5년간 추가로 6천척 이상의 상선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향후 선원부족사태가 보다 악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선원확보 경쟁이 보다 격화될 전망임에 따라 주요 해운국가들은 선원확보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선원자원 분포를 보면 아시아지역이 50%, 동유럽 27%, 기타 지역 16%, 중동 5%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국가별 선원송출 실적을 보면 필리핀이 42%, 우크라이나 7.3%, 인도 6.8%, 중국 4% 순이다.

中, 선원대국 불구 고급선원 부족

지난해 중국은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자 3위의 교역대국으로 부상했다.

대외교역화물 중 약 93%가 선박을 통해 해상으로 운송되고 있는 등 해운은 중국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선원규모가 155만명에 달하여 명실 공히 세계 선원대국으로 등장했다.

세계적인 선사로 발전한 코스코, 차이나쉬핑 등 국영선사는 그 동안 필요한 선원을 대부분 국내에서 충당할 수 있었으며, 매년 4만명에 달하는 선원을 해외로 송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급속한 경제성장과 대외교역화물의 급증에 따라 선박량이 증가되면서 선원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고 특히 고급선원은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ISL 통계에 의하면 2008년 1월 말 현재 중국이 보유한 선박량은 8,360만4천DWT(2,975척)로 2004년 대비 무려 82%나 증가했으며, 세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롄해사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매년 중국 고급선원의 퇴직과 사망 등 자연 감소율은 5%에 달하고, 여기에 선박 증가에 따른 신규 수요를 감안하면 연간 고급선원의 수요는 약 8천～1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해사대학 졸업생 규모는 연간 1만여명에 불과하고, 그 중 승선비중이 50% 미만임을 감안하면 공급이 자국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연간 선원송출규모가 4만명에 달하고 있는데, 이 중 고급선원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여서 이러한 부족난을 악화시키고 있다.

한편 세계 주요 선사들도 중국 선원의 고용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조선소에 신조선박을 대량 발주함과 더불어 이에 필요한 선원들을 중국에서 모집하고 있어 선원확보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예컨대 영국의 조디악(ZODIAC)사는 중국 조선소에 25척의 선박을 발주하고 이에 필요한 선원들을 전원 중국에서 모집할 계획이다.

또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는 최근 우한 지역에 중국 본부를 설립하고 고급선원의 모집 및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현재 이미 28명의 외항선 실습생이 양성과정을 마쳤다.

그 외에 NYK, DEAS-PAN사도 중국 선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선원 양성규모 확대 추진

중국 선원의 주요 공급원은 해사•해양계 대학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은 선원양성대학 37개, 선원직업훈련기관 5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고급선원의 경우 12개 본과대학, 13개 전과대학(3년제), 12개 중등전문대학(2년제)에서 주로 공급하고 있는데, 연간 졸업생 규모는 1만 7천명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가족과의 이별, 외로운 선상생활 및 영어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이들 중 승선비중은 50% 미만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해마다 늘어나는 고급선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사•해양계 대학들은 최근 학생모집 정원의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컨대 다롄해사대학의 경우 2000년 이전 매년 항해 및 기관과 학생모집정원이 500명에 불과했으나, 2000년대 이후 모집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돼 지난해 1,300여명, 올해는 2,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그 외에 2006년부터 비항해과 졸업생에 대한 고급선원 양성과정을 도입해 다롄해사대, 상하이해사대 등에서 적극 시행하고 있으며, 해외 선원양성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 교통운송부는 선원 양성규모 확대 및 자질향상을 위해 해사•해양계 대학에 대한 자금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상하이해사대학, 우한이공대학, 샤먼집미대학 등에 7,000여만위앤을 투입해 선원 훈련시설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다롄해사대학에는 약 2억위앤(한화 약 300억원)을 지원해 세계 선진수준의 원양실습선을 건조해 지난 4월 17일에 취항식을 진행했다.

현재 중국은 12척의 실습선을 보유하고 있으나 해마다 늘어나는 재학생의 훈련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으며, 코스코 등 국영선사와의 협력을 통하여 승선실습을 강화하고 있다.

선원 권익보호 강화

중국은 그 동안 선원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선원의 관리, 권익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마련되지 않아 선사간 선원확보 악성경쟁, 선원의 무질서한 이직 등으로 선원시장은 물론 나아가서는 해운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저해했다.

이에 따라 2007년 4월 국무원은 ‘중국선원조례(中國船員條例)’를 제정하고 같은 해 9월1일부터 시행했는데,총 8장 73개 조항으로 구성된 이 조례는 선원관리에 있어 그 동안 쌓아온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관행을 수용해 마련됐다.

선원관리 분야에서 헌법이라 불리는 이 조례는 선원의 등록, 승선자격, 선원의 직책, 직업보장, 선원의 훈련과 서비스, 감독검사 및 법률책임 등의 사항에 대해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특히 주요 입법목적의 하나인 선원의 권익보호와 관련해 제4장 선원직업보장 10개 조항에 걸쳐 ▲각종 보험의 가입 ▲근무 및 생활조건 ▲직업건강 ▲노동계약 ▲급여 ▲근무 및 휴식시간 등의 사항을 상세하게 규정함으로

써 근로자로서 향유할 수 있는 일반적인 권익 외에 직업 특징에 따른 특수보호사항도 포함해 선원의 근무환경 개선과 권익보호에 획기적인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올해 들어 관련 법규의 후속조치로 지난 5월 말 ‘선원등록관리방법(船員注冊管理方法)’이 마련돼 7월1일부터 시행됐으며, 하반기 중에는 ‘선원복무관리규정(船員服務管理方法)’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즉, 중국은 선원조례를 중심으로 한 선원 권익보호 체계의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선원시장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교통운송부는 선원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해 세밀한 조사 및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선원육성에 관한 정책초안을 마련했다.

교통운송부 해사국은 올해 들어 선사, 대학, 선원훈련 및 관리기관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안을 확정한 후, 지난 4월 선전에서 개최된 국제해사포럼에서 '선원양성을 가속화하기 위한 10대 조치'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다.

이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은 첫번째 선원업무관련 전자정보시스템의 도입이다. 즉 해사국 산하에 선원 관련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전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선원시험, 자격신청 등 업무관련 전자서비스 체계를 구축한다.

두번째 선원적임(適任) 종합평가체제의 구축이다. 선장과 선사가 참여하는 선원에대한 적임종합평가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선원의 책임의식 강화와 무질서한 유동을 방지한다.

세번째 고급선원의 승선실습제 도입이다. 최근 선원양성규모의 확대에 따라 매년 3급 항해사와 기관사 시험에 합격하는 인원이 1만여명에 달하고 있으나 실습선 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올해 6월 1일부터 500톤급 이상 혹은 엔진동력이 750㎾ 이상인 외항선에 대해 조종사 및 기관사 보조직의 설치를 의무화했다.

네번째 선원적임능력 평가 강화와 실제 조종능력의 향상이다. 선장과 기관장을 포함한 선상실무자와 대학 강사, 선사전문가들로 평가단을 구성하여 선원능력에 대해 엄격한 평가를 실시하며, 해사대학 교육을 이론중심
에서 실무중심으로 전환한다.

다섯번째 해사대학 재학생의 해기사 시험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여섯번째 통신교육을 통한 고급선원 육성규모를 확대한다.

일곱번째로 해사대학 및 선원훈련기관의 강사소질 향상을 추진하고, 여덟번째 3급 해기사에서 2급 해기사로의 진급기간을 기존의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한다.

아홉번째 선원자격시험 성적에 대한 인정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고 재시험 회수 제한을 철폐하고 마지막으로 고급선원에 대한 학력규제를 완화 하고 선원구조를 개선한다.

이 조치의 주요 특징은 고급선원에 대한 양성 강화와 실무능력 및 자질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는바, 이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해운산업 증강정책 수요에 부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중국은 이미 선원대국으로 부상했으나 구조적인 불합리, 고급선원의 부족, 무질서한 이직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정부의 주도하에 학계, 산업계의 공조체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발전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선원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향후 선원발전에 관한 전략적 연구 강화, 선원발전을 위한 제도 및 지원체제 개선, 선원양성체제 개선과 해양교육강화 등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러한 선원 육성정책은 2020년 해운 및 선원강국의 비전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순조롭게 추진될 경우 자국선의 선원수요 충족은 물론 해외송출 규모도 확대돼 국제선원시장에서 영향력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도 국적선원 부족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전략적 차원에서 정부와 선사들의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적으로는 안정적인 선원공급기반의 구축을 위해 선원양성학교에 대한 투자 및 지원을 대폭 확대함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주요 선원공급국인 중국에 선원양성기지를 설립하거나 선원양성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선원확보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코리아쉬핑가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