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군산조선소 대책 발표…신규선박 발주 유도

정부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20일만에 해결책을 들고 나왔다. 조선소 재가동을 위해 선박 신규 건조 수요를 발굴하고, 협력업체의 대출만기도 연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낙연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지역지원 대책’을 심의·확정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선박 신조 수요 발굴 및 지원 ▲조선협력업체 및 근로자 지원 ▲지역경제 충격 완화 및 지원 등이다.

정부는 먼저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군산 및 도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4억달러의 선박 펀드를 활용해 국내 해운사의 신규 선박 발주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일부 중소 조선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RG(선수금 환급보증) 발급을 원활히 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RG는 조선사가 수수한 배를 발주처에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조선소가 선박건조비용으로 미리 받은 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을 서 주는 것. 

수주계약을 하기 위해선 RG발급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산업부와 금감원은 '중소조선사 금융애로 해소반'을 설치해 RG발급을 지원키로 했다.

이와함께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될 때까지 조선협력업체 및 근로자에 대한 충격을 줄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협력업체가 기존에 정책금융기관, 중기청, 지자체 등으로부터 받은 대출은 1년간 만기가 연장되고 중기청 자금에 대해서는 원금뿐 만아니라 이자도 1년간 납부가 유예된다.

중기청은 군산지역 조선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보증을 서주는 한도를 3억원에서 4억원으로 1억원 올리기로 했다. 

군산지역에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만들고, 퇴직인력 재취업 및 조선관련 마이스터고·대학교 학생 대상 진로 및 취업지원도 이뤄진다.

특히 정부는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새만금 핵심인프라 적기준공 등 지역 내 SOC도 확충하기로 했으며 전북도에서 건의한 근대역사문화 시간여행 벨트 조성, 미래형 개인용 항공기 시범도시 조성 등 현안사업과 관련해 타당성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전북도와 군산시 등 지역사회는 정부의 이런 대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지역사회 최대 관심사인 선박건조 물량 배정 및 재가동 시기는 빠져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정부의 군산조선소 가동중단 대책에 대해 “달래기 식의 조치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중단 사태에 대한 해결책은 오로지 조속한 정상가동에 있다”며 “군산조선소 가동을 위한 구체적인 시기 등에 대한 언급 없이 가동중단을 전제로 한 임시방편적인 대책들을 내놓은 것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2010년 문을 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70여척의 초대형 선박을 건조,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며 군산경제의 24%가량을 담당했으나 조선업 불황 여파와 수주절벽에 발목이 잡혀 이달 1일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 군산=이환규 통신원 tomyd@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