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지니항운 대표이사 |
지독한 경기침체하에서도 국내 항공화물업계의 중견기업으로 창립 10주년을 맞으며 새 도약을 다짐하는 지니항운. 과당경쟁에 의한 운임하락 등 악재들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적시에 전환하면서 새로운 GSA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나서고 있는 지니항운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본지는 지니항운의 이춘희 대표이사를 만나 회사 발전사 및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Q. 국내 항공화물업계의 중견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지니항운을 상세히 소개해 주십시오.
A.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게 됐네요. 지니항운은 지난 2003년 7월 마포구 도원빌딩에서 현재 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장윤희 대표와 여직원 한 명으로 출발하면서 당시 서던 항공, 코파 항공의 GSA(총판대리점) 업무와 에어차이나의 총판영업을 기반으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05년 제가 합류하면서 사무실을 마포의 다보빌딩으로 옮기고 대만 원동항공의 GSA를 유치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지속했습니다. 2006년에는 중국의 제이드 항공, 2007년에는 멕시코의 에어로 유니언, 2009년에는 체코항공 등과의 GSA 업무체결 등 해마다 한 두 개씩의 항공사 GSA 업무를 늘려갔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매출 및 이익의 80%를 차지하던 제이드 카고 인터네셔널이 2012년 파산함에 따라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2년 3월1일 강서구 가양동에 자체 사무실을 마련하고 절치부심 하던 중 전 세계 42개국 64개 자체 사무실을 운용중인 에어로지스틱스 그룹(Air Logistics Group)과 만나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면서 함께 항공사 GSA를 유치키 위해 노력하던 중 유에스 에어웨이 및 플라이 두바이의 GSA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에어로지스틱스 그룹측은 지니항운의 능력을 높이 사고 또 한국에도 자체 사무실 설립을 원하는 과정에서 우리측에 적극적인 합작회사 설립을 제안해와 기존 지니항운과 별도로 금년 4월 1일부로 지나항운과 에어로지스틱스 그룹의 합작사인 에어로지스틱스 코리아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이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GSA 개발이 예상됩니다. 현재 운용중인 GSA로는 에어로 유니언, 체코항공, 유에스 에어웨이, 플라이 두바이, 플로리다 웨스트, 콴타스 항공, 스타보 에어 및 중국 동방항공, 에어차이나 및 에어인천의 GSA를 맡고 있습니다.
Q. 지니항운은 올 2월부터 콴타스항공의 한국 GSA로 화물영업을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계시나요?
A. 우선 저희는 무엇보다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콴타스항공은 오프라인들의 약점일 수 있는 T/S(환적)포인트가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콴타스항공은 일본 나리타공항을 비롯해 오사카 등 주요 거점 도시를 통해 시드니, 멜버른 등으로 데일리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여기에 홍콩과 마닐라에도 데일리 취항을 하고 있어 인천에서 이들 지역을 운항하는 인터라인 항공사의 선택도 수월하기 때문에 사실상 인천 발 호주 물량 서비스 애로사항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합니다. 더욱이 콴타스항공은 호주 뿐 아니라 남미의 산티아고 및 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로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사전 예약된 정확한 스케줄로 서비스되고 있어서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다소 멀다는 느낌도 있지만 실질적인 서비스를 본다면 콴타스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저희는 올해 안에 한국 발 호주 행 물량을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버금가는 비중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Q. 에어로지스틱스 코리아의 대표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지니항운과 에어로지스틱스의 지분 관계는 어떻게 형성돼 있나요?
A. 지니항운과 에어로지스틱스 그룹은 지난해 49:51로 합작회사를 설립키로 합의하고 올 4월부터 정식법인을 만들어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에어로지스틱스 그룹은 한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함에 따라 전 세계 42개국, 66개 사무소를 운영하게 됩니다. 에어로지스틱스 그룹은 최근 호주 시드니를 비롯해 남아공, 에스토니아, 세르비아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바 있습니다. 아시아권에 대해서도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에어로지스틱스 그룹이 계약하고 있는 항공사가 200개 이상 됩니다. 우리는 새로운 GSA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입니다.
Q. 박근혜정부 들어 물류 정책 관장부처가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로 나눠지고 항공물류업계 관련 시책들은 국토교통부가 맡고 있습니다. 새 정부에 바라고 싶은 정책은?
A. 글로벌 포워더는 지속성장을 하고 있지만 국내 중소물류업체들은 무한경쟁속에서 갈수록 입지가 좁아져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 정부가 국내 중소물류업체들의 국제경쟁력 향상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지원 시책을 마련하는데 진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Q. 회사 운영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셨던 시기는?
A. 지니항운을 항공화물업계에 알리게 된 계기가 제이드 카고 GSA 계약을 체결하고 난 다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GSA 계약 체결 시 경쟁사가 여럿 있었습니다. 이름만 말하면 알 수 있는 회사들과 제이드 카고 GSA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경쟁을 하게 됐는데, 그 당시 지니항운은 규모나 직원 수 등 모든 면에서 경쟁 회사들과 비교시 초라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결국 우리 지니항운은 제이드 카고 GSA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업계에도 지니항운의 이름이 널리 알려졌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경쟁 속에서 제이드 카고 GSA 계약을 체결한 것이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회사 운영을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A. 앞서 말씀드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사건이 제이드 카고와 관련 된 사건이었습니다. 가장 힘든 시기도 제이드 카고와 관련 된 사건입니다. 2011년 12월 제이드 카고 화물기가 뜨지 않기 시작하면서 2012년 결국 제이드 카고가 파산했고, 현재까지 미수금을 15만달러 정도 못 받고 있습니다. 현재 채권신청을 통해 판결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러면서 회사의 위기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위기를 겪으면서 회사도 마포에서 가양동으로 옮기면서 에어로지스틱스와 합작회사인 에어로지스틱스 코리아를 설립했습니다. 위기에 이어 기회가 온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Q. 이춘희 대표님의 경영철학은?
A. 저는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중요시 합니다. 그리고 사람은 만날 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헤어질 때 어떻게 헤어지는 가가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화물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며, 적어도 저는 사람과의 만남과 헤어짐에서는 소홀하지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Q. 항공화물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바는?
A.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는 항공운임 외에도 포워더가 제공하고 있는 모든 부가서비스 비용을 받으며 이익을 창출하는 데 우리나라에선 우리가 서비스하고 있는 비용조차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항공운임만으로만 경쟁하기 때문에 항공사는 항공사대로 어렵고 대리점은 점점 이익이 줄어 회사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으로부터는 핸들링 운임(Charge)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점이 우리업계에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원인에는 과당 경쟁도 한 몫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은 원인은 이러한 문제점을 업계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국내 항공화물업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이러한 문제는 업계차원에서 개선하려는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Q. 지니항운의 향후 비전은 어떤가요?
A. 앞으로 지니항운은 GSA 계약을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도 글로벌 회사인 에어로지스틱스와 함께 GSA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항공사가 직접 움직이기에는 비용부담이나 유동적인 전략변경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전문적인 GSA를 통한 운영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많은 GSA 계약을 통해 지니항운은 향후에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A. 에어프랑스, 콴타스항공, KCTC 등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일하던 경험을 생각해 보면 나에게 가장 큰 재산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첫 인상도 중요하지만 끝을 아름답게 마무리 하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처음에 사소하게 맺어지게 된 인연이 이어져 나중에 계약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으며, 콴타스 GSA를 맡게 된 것도 과거 콴타스에서 근무해 맺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큰 힘이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이 좋아서 사람들과의 인연을 잘 맺게 된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모든 것이 운 때문은 아닙니다. 사람과의 만남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소한 만남이라도 나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려 노력한 것이 사람들과의 인연을 잘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들과의 만남과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니항운에서 직원들과의 인연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창훈 편집국장 chjeong@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