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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에서도 ‘스마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최근 스마트 물류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이 소개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스마트물류의 한 축인 RFID시스템은 도입 당시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지만 조금씩 물류산업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 RFID시스템 전문가로 알려진 한국항공대학교 장윤석 교수를 만나 RFID시스템과 스마트물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Q.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우주법학부 물류관리 전공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주세요.
A. 1988년 항공관리학과로 시작했으며 여러 차례의 교과과정의 개편과 함께 2002년 이후 지금의 학부체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2002년 교육개혁우수대학(항공운송 전문 인력 토털시스템 구축), 2003년 정보통신부 비IT지원학부 선정, 2004년, 2005년 특성화 우수대학(동북아 물류중심국 도약을 위한 항공, 교통, 물류통합교육시스템구축), 2007년 정보통신부 IT접목학과 지원 대학으로 선정됐습니다.
한편 2010년 이후 5년간 국토부의 물류특성화 인력양성사업에 의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지원금 및 기업의 기부를 받아 50억 이상의 다양한 실험실습용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확보가 가능하게 돼 풍부한 실습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전공과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습니다. 본 학부에서는 u-SCM 실습실, SCM/ERP 실습실, 레이더관제실습실, 비행장관제실습실, 물류정보실습실, 교통시스템계획실습실, 교통시스템운영실습실 등의 다양한 실습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부 전용 컴퓨터 실습실에는 6대의 대용량 서버와 70여대의 최신 PC 및 LCD모니터가 확보되어 자유로운 실습 과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은 RFID 시스템 전문가로 알려져 있으신데 RFID 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A. 2000년 실리콘밸리의 SCM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할 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Auto-ID center에서 RFID와 물류소프트웨어를 같이 아는 전문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쪽에 연구원으로 합류하면서 RFID에 대한 연구와 컨설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선진국과 비교해 국내 RFID 시스템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원천기술(태그 칩, 리더 칩 등의 원천기술)은 국외에 비해 떨어지지만 일부 응용기술(태그, 응용소프트웨어 등)은 상당히 경쟁력이 있어 보입니다. 응용 기술 중 취득된 정보의 지식화 부분도 외국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외국의 경우는 현장에 적용하기 전 철저한 품질테스트를 통해 하드웨어 선정을 하는데 우리의 경우 대부분 이러한 부분이 간과되지요. 쉽게 말하면 품질보다는 가격을 중요시 하다 보니 모바일폰 같은 명품들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Q. 물류산업에서 RFID 시스템이 획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최근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하는 이야기이지만 초기에 RFID의 기술의 한계는 고려하지 않은 채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어 기술자체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150원대의 RFID태그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이는 과거 Auto-ID center에서 5cent태그를 너무 강조하다보니, 이와 같은 고정관념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적용대상제품이 고가일 경우 그리고 그러한 적용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크다면 차별화된 태그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바코드도 본격적인 확산이 되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국내의 경우 과거 시범사업의 결과만을 보면 확산이 늦어 보이지만 자동차 산업, 반도체 산업, 일부물류기업 등 상당히 많은 산업계에서 RFID는 활용되고 있고 확산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RFID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 시급해 해결돼야 할 부분은?
A. 일단 물류 프로세스 특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고 적용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또 성능을 무시하고, 너무 비용문제에 신경을 쓰다보면 실패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물류센터나 현장들이 초기 설계 시 RFID등의 설치를 고려해서 구축돼 있지 않아 RFID를 적용할 시 RFID구축비에 상당히 많은 부분이 구조물의 변경 등에 투자가 돼야 합니다. 해서 향후 물류 기업에선 장기적인 관점의 로드맵을 수립이 필요하며 RFID기술의 물리적 특성을 고려한 성공가능성이 높은 프로세스에 대한 차별화된 적용을 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른 문제의 하나가 제품의 가격을 너무 낮추다 보니 품질에 신경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는 부분입니다. 한 예로 미군의 경우 MIL-Specification을 만족하는 장비만 국방 분야에 납품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MIL-Specification 만족하는 RFID 하드웨어는 존재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바일 리더를 경우 우리나라의 하드웨어는 1m에서 잘못 떨어뜨리면 대부분 부서지지만, 미군이 사용하는 리더의 경우 5m이상의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사용에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지는 모바일폰의 경우와는 완전히 다른 경우이지요. 태그의 경우도 너무 저가 태그를 주장하다 보니, 사용한지 1년이 지나면 인식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Q. 최근 스마트물류에 대한 얘기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마트물류를 간략히 정의하신다면? 그리고 스마트물류와 관련해 특별히 연구하시는 분야가 있다면?
A. 저의 연구진에서는 스마트물류를 Safe/Standard화, Modular화, Agile화, Rapid화, Traceable/Tracktable한 기술로 정의합니다. 최근엔 물류센터 물류작업 중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분야인 피킹 분야의 자동화부분 그리고 온라인상거래의 확산으로 그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제함기술 분야의 자동화 기술개발 및 장비의 지능적 관리 및 정비기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물류산업발전을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합니다.
A. 물류정책과 기술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국내에 있는 물류장비 개발 기업의 대부분의 1000억대 이하의 중소기업입니다. 그리고 5대 기업(현대엘레베이터, SFA 등) 중에도 일부기업은 해외의 물류장비를 구입해서 조립 설치하는 수준입니다. 기술의 개발이나 기술력축적보다는 영업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기술력축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아마 몇 년 내에 물류기술은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물류장비를 제작하는 기술자도 점점 고령화 되고 있고 3D업종으로 터부시돼 젊은이들은 힘든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아 점점 인력감소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이나 독일과 같이 인력의 재교육하고 이러한 교육을 지원하는 정책이 시급합니다.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