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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항 전경 |
●●●지난 11월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중국에서는 시진핑 총서기가 등장해 2013년에는 이른바 새로운 ‘G2(Group of Two)’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일본에서는 16일 총리 선거가 치러졌고 우리나라도 제18대 대통령선거가 19일 거행된다.
이로 말미암아 2013년에는 동북아와 미국의 정치 대격변의 장이 열리게 된다. 특히 세계 질서를 판가름하는 두 거대 지도자들은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전 세계의 이목이 미국과 중국에 집중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대규모 행정기관 개혁을 검토하고 있다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하고 있다. 조직운영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중앙부처와 위원회 등의 정부기관을 반 토막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시진핑의 행정기관 개혁의 가운데에는 ‘중국철도부의 해체’라는 내용도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고속철도 사고 당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해 국민들의 뭇매를 맞았던 철도부를 해체하고 건설, 항공, 도로 행정이 교통운수부로 통합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개혁이 실현될지 어떤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지만 분명히 중국의 물류업계, 나아가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 물류업계도 촉각이 곤두세워지기 마련이다.
특히 시진핑은 역대 중국 최고지도자 가운데 한국에 대한 이해가 가장 깊은 인물로 꼽히고 있어 향후 한-중 간 물류 교류가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서해바닷길을 거쳐 중국 대륙을 가로지르는 중국횡단철도(TCR)를 이용해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국내 여러 화주들과 해운 선사, 포워딩 업체들은 올해로 개통 20주년을 맞은 TCR의 향후 20년, 30년이 어떻게 발전할 지에 관심이 크다.
기자는 지난 12월1일 중국 연운항(롄윈강)의 센저우호텔에서 열린 ‘TCR 20주년 기념식’ 및 세미나에 참석하고, TCR의 시발점인 연운항항과 칭다오신항을 방문했다.
TCR 수요에 걸맞은 中정부 차원 수송능력 제고 ‘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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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R 20주년 기념식’에는 중국철도컨테이너운송회사(CRCT) 본사장, 상하이지점장, 롄윈강항만공사 회장, 롄윈강 시 정부 정치협의회 주임, 중국과학기술연구원 롄윈강 분원소장, 국제포워딩연합회 부회장, 알라산커우 시 정부 주임 등 관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중국 국적이 아닌 유일한 관계자로 서중물류의 류제엽 대표이사와 서중물류 이정호 상하이지점장이 행사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중국 내 철도 관련 전문 언론사인 ‘롄윈강 대륙교’가 기획 및 주관을 맡은 이번 행사는 중국횡단철도가 놓인 지난 20년간의 업적을 돌아보고 이를 기념하는 시간이었다.
개회 축사에서 서중물류의 류제엽 대표이사는 “서중물류는 지난 2002년부터 롄윈강항만공사와 CRCT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TCR 수송 물동량 증대와 롄윈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롄윈강과 카자흐스탄, 알라산커우 구간이 개통됨에 따라 TCR의 발전은 더욱 눈부시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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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를 하고 있는 류제엽 서중물류 대표이사 |
하지만 그는 이어 “발전의 이면에는 어려움도 공존하고 있다. 매년 20%를 웃도는 물동량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TCR의 공급능력과 운영 환경은 턱 없이 부족하다. 특히 작년부터 심화된 적체 현상은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오는 2013년에는 한국 기업들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서 각각 화력발전소 설립과 가스 유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중장비 및 프로젝트 화물, 기계류, 자원 등의 수송량이 대폭 증가해 TCR 수요 역시 자연스레 커질 전망이다. 결국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통로 확대’는 필수불가결한 조치란 지적이다.
한편 왕통산 중국사회과학원사는 축사로 “TCR은 1992년 개통돼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대외무역의 중요 운송수단이 됐다. 이는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유럽과 교류하는데 가장 적합한 루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롄윈강-정저우-시안-란저우-우루무치-알라산커우에 이르는 철도노선 인접지역의 성장세는 중국 전체 평균 성장 속도의 두 배에 이른다. 향후 수송 결합방식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수송능력 제고를 통해 TCR과 노선인접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념식 중에는 중국횡단철도가 활성화되는 데 큰 기여를 한 기관 및 업체에게 공로패를 수여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주요 공헌 기업으로 선정된 업체 중에는 서중물류와 우즈베키스탄GM자동차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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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빈들이 공로패를 전달하고 있다 |
특히 롄윈강항만공사와 CRCT, 서중물류, 우즈베키스탄GM자동차는 상호협력을 내용으로 한 MOU 체결식도 함께 진행됐다. 이로써 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3국은 TCR 위에서 더욱 끈끈한 관계를 맺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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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 3국의 대표들이 MOU 체결 후 악수를 하고 있다 |
TCR, 전 중국 아우르는 통합 운송 시스템 마련 시급
기념식에 이어 열린 세미나에서는 중국횡단철도와 경제발전 상황,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발표자로는 왕밍 국가발전개발위원회 종합운수연구소 부소장, 동첸리 중국장안대학교수, 주샤오닝 중국북경교통대학교수 등이 나섰다.
‘중국횡단철도 운송 현황 및 발전 정책’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왕밍 부소장은 중국의 ‘12.5 계획’을 언급하며 중국이 전방위적 운수 발전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2.5 계획 중 국가운수발전 방법의 하나로 TCR 운송서비스의 향상을 꼽을 수 있다. 이로써 복합운송 발전과 국제운송 루트의 안정화, 노선 인접지역의 물류서비스 체계 구축이 뒤따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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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밍 부소장이 세미나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왕밍 부소장은 “이 같은 발전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을 초월한 일원화 된 물류 서비스 체계가 형성돼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어 ‘물류집성체 강화와 중국횡단철도의 발전 전략’이라는 주제로 동첸리 교수가 발표했다. 산업의 발전은 곧 물류의 발전 또한 요구하기 때문에 운송통로를 비롯해 운송 방식, 운송 효율, 부가가치 획득 방식 등도 변하고 있다고 동첸리 교수는 언급했다.
그는 “따라서 정부기관은 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물류집성체’를 완성할 필요가 있다. 그 일환으로 TCR을 이용해 산업발전과 공급망이 일체화 되는 복합운송 실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샤오닝 교수는 ‘중국횡단철도의 발전 촉진을 위한 몇 가지 고찰’이라는 발표를 했다.
그는 발표 첫 머리에서 “TCR은 철도와 해운이 결합한 형태의 컨테이너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TCR 유관 기관 및 업체들의 조직협력, 능력협력, 정보협력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뗐다.
주샤오닝 교수는 한 예로 200km 거리의 ‘롄윈강-쉬저우(徐州)’ 간 고속철도를 구축해 자원 수송, 공동도시 건설, 항만 및 교통체계 연결, 제도 일원화 등을 일궈내면 해당 지역의 제조업, 서비스업의 발전 또한 촉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인터뷰 - 롄윈강포트그룹유한공사 위샹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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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롄윈강의 지리적 중요성을 꼽자면?
롄윈강은 중국 장쑤성 북동부 동쪽 끝에 위치해 위로는 베이징과 산둥성, 아래로는 상하이와 저장성, 동으로는 북태평양, 서로는 중국 대륙이 펼쳐져 있는 수륙교통의 요지다.
물동량 기준 중국 내 10대 항만인 롄윈강항은 상하이항, 닝보항 등과 더불어 주요 허브항만으로 꼽힌다. 특히 롄윈강은 TCR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때문에 롄윈강은 물론 그 주변의 지역경제도 덩달아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총서기 체제 출범과 함께 내수 확대와 ‘서부대개발’로 일컬어지는 중서부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이 때 롄윈강과 TCR은 단순한 물자 수송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친 산업 발전에도 매우 중요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롄윈강 내 물류기지 현대화를 통해 단순한 부두의 역할을 넘어 철도와 국가발전 전체에 기여하고자 한다.
Q. 롄윈강은 한국의 다수 항만들과 거리상으로도 근접해 있다. 향후 한국과의 관계는?
롄윈강과 한국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밀접하게 경제협력을 이뤄왔다. 해상과 철도운송이 가능한 동시에 가능한 항만 중 한국과 가장 근접한 롄윈강은 매우 중요한 거점이다.
이 점은 한국 기업들이 서부대개발 진출에 있어 유리한 입장을 지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롄윈강 시 정부는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설명회 등도 마련해 양 국간의 협력 증진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 관계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롄윈강을 이용하길 바란다.
●●●인터뷰 - 중국철도컨테이너운송회사(CRCT) 왕더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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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TCR의 적체 문제가 지난해에 심각하게 불거져 올해에도 크게 개선되지 못한 상태인데, 이에 대해 해결방안이 있다면?
지난해부터 TCR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 화주들이 운송하고자 하는 물량은 점점 늘어났다. CRCT는 이 원인을 ‘하나뿐인 길’이라고 판단했다.
따라서 우리가 내놓은 첫 번째 솔루션은 훠얼궈스(藿爾果斯)-알마티를 잇는 또 다른 TCR 길목 마련이다.
또한 중국에서 유럽으로 빠져나가는 물량 중 일부를 카자흐스탄이 아닌 만저우리(滿洲里)로 돌리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만저우리는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의 북부에 위치해 러시아를 사이로 국경을 두고 있는 지역으로 하얼빈-만저우리를 잇는 빈저우철도의 종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만저우리를 통한 루트는 시간과 운임 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져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점이 있다.
Q. 훠얼궈스-알마티 구간 개통 효과에 대해 덧붙이자면?
지난해 12월 초 중국 훠얼궈스와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잇는 철도가 개통됐다. 현재까지는 철로만 놓인 상황이고 기타 제반시설의 완비가 다소 지연돼 정식 개통은 이달 22일로 예정돼 있다.
일단 훠얼궈스-알마티 노선이 개통되면 하루에 화차 100대를 소화할 수 있는 두 블록의 열차를 시험 운영할 계획이다.
화차 100개도 결코 적은 양이 아니기 때문에 시험운영 기간에도 다소 적체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험가동 이후 노선이 안정되면 철도 두 블록을 더 추가해 운행할 계획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물류현장 - TCR의 출발점을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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롄윈강항 내에 위치한 TCR 열차의 시발점. 철로 뒤로 설립기념비가 보인다 |
롄윈강은 중국 간쑤성의 란저우와 연결되는 룽하이철도의 기점이자 장쑤성 북동부 동쪽에 접해 있는, 황해에 면한 외항을 가진 수륙교통의 요지로 롄윈강항에는 TCR의 시발역이 위치하고 있다. TCR의 종착지는 로테르담으로 총 길이 1만870km를 자랑한다.
롄윈강항은 국가에서 확정한 연해지역 25개 주요 항구 중 하나로 장쑤성에서 유일한 대형 바다항구다.
세계 100여개 나라 1천여개 항구와 무역운송거래를 하고 있고 미서부,캐나다, 지중해, 유럽, 동남아시아 등 5개 원양항로를 포함한 30여개의 국제컨테이너 운송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롄윈강항에는 1만t급이상 작업 부두가 35개 들어서 있고 벌크화물 부두는 15만t급, 컨테이너부두는 7만t급이다.
롄윈강항은 1년에 300만TEU 이상씩 물량을 처리하고 있고 TCR 수송 물량은 롄윈강 전체 물동량 중 10%를 차지한다.
●●●물류현장 - 칭다오의 최첨단 컨테이너 부두, 칭다오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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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신항 전경 |
황다오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있는 구(區)로 칭다오의 남쪽으로 위치하고 있다. 칭다오와 황다오를 잇는 ‘교주만대교’는 약 30km 길이를 자랑하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다리로 바다를 관통해 두 지역을 연결하고 있다.
황다오에는 칭다오신항이 자리 잡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황다오에 위치하고 있지만 항구 이름은 ‘칭다오항(Port of Qingdao)’으로 표기돼 있어 통칭 칭다오신항으로 불린다. 칭다오신항에서는 컨테이너 수송 물량 처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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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신항 출입구 |
따라서 각종 통계상에 나타난 ‘칭다오항’ 컨테이너 물동량은 모두 칭다오신항에서 처리된 것. 현재 칭다오에 위치한 칭다오항은 거의 구(舊)항의 역할을 하며 벌크화물 등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 10월 중국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 순위를 살펴보면 칭다오항(칭다오신항)은 121만TEU로 4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수치로 한 달 전 5위에서 한 계단 디뎌 올라왔다.
위로는 상하이항, 심천항, 닝보항을 두고 있다. 전 세계 항구를 기준으로 보면 칭다오항은 물동량 부문 8위를 기록하고 있다.
칭다오신항은 그 규모도 규모지만 모든 시설이 최첨단으로 구비돼 있고 중국 동부의 주요 항만 중 하나로 중국 정부 측에서도 상당히 관심을 쏟고 있는 항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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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신항 내 관리실 |
또한 칭다오신항 관계자에 따르면 “바다에서 만(灣) 형태로 들어와 있는 칭다오항에서는 안개가 큰 골칫거리지만 칭다오신항은 지리적 여건도 좋아 안개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니 여러 모로 장점을 지닌 항구라고 할 수 있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