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고재두 사장 |
●●●“최근 선사들의 해상운임 회복에 국제물류주선(포워더)업계가 시름시름 앓고 있다. 운임상승폭이 워낙 큰 데다 화주에 운임인상분을 적용하지 못해 수익성 악화가 더욱 심각해진 상태다. 많은 포워더가 선사운임과 화주로부터 받은 운임 차액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에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몰린 것.
선사들의 해상운임 러시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느긋한 표정을 짓는 포워더가 있다. 2005년 설립해 7년차에 접어 든 비디피로지스틱스코리아는 일반적인 포워더와는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해상수송엔 관여하지 않는 대신 그 외 일체의 모든 물류업무를 처리하고 B/L(선화증권) 건당 서비스 수수료를 받는 식이다.
해상수송의 경우 화주가 직접 선사와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비디피로지스틱스는 해상운임의 부침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비디피로지스틱스의 고재두 사장은 “운임 차액으로 수익을 내지 않다 보니 더 싼 운임을 제공하는 선사를 찾기 위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화주에게 집중할 수 있고, 서비스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상운임에 자유롭기도 하지만 안전한 수익구조를 가져가는 장점으로도 작용했다.
비디피로지스틱스는 미국의 국제 복합운송회사인 비디피인터내셔널의 한국 지사다. 1966년 설립된 비디피인터내셔널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본사를 둔 화학제품 전문 포워더로 전 세계에 140개 지사를 확보하고 있다. 2005년에는 국내 파트너였던 신한상운의 고재두 대표이사를 영입해 한국지사를 설립하고 한국시장에 본격적인 손을 뻗었다.
매년 가파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회사 설립 첫 해에는 자본금의 반 이상을 잃었다. 신한상운에 있던 14명의 직원과 함께 사업을 시작하다보니 신생업체로는 과감한 인력투자로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던 것.
고재두 사장은 “첫해에는 큰 손실을 봤지만 이후 매년 매출성장을 일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폭적인 성장으로 화학제품 전문 수송업체로는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직원도 3배 이상 늘었다.
비디피로지스틱스의 주요 타깃은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화학회사다. 본사의 화학전문 포워더의 네트워크에 힘입어 한국 내 다국적 화학회사 물량의 약 60%를 처리하고 있기도 하다. 화학제품의 특성상 종류와 포장방법, 수송방법 등이 까다롭다보니 프로젝트 화물, 제약품 등의 특수화물도 수송하고 있다. 화학제품 수송이 매출의 90%를 차지해 직원들에게 위험물 취급 및 관련 교육에 필수로 참여토록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화학제품을 주로 수송하다보니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고객사에 직원을 파견해 물류를 맡아 처리할 수 있도록 인 하우스(in house) 서비스를 지원한다.
다우케미칼, 듀폰, 롬앤하스 등의 다국적 화학회사들은 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직원을 파견해 구매주문 이후 수송 전반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전체 물량을 맡아 처리하고 있는 비디피로지스틱스는 전담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고 사장은 인 하우스 서비스가 다국적 회사들에게 호응이 높다보니 현재 11명의 파견 직원을 두고 있지만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파견 직원들을 찾아 관리하느냐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하지만 매출성장에 일조하는 부분인 만큼 힘이 난단다.
화물 추적 시스템 ‘스마트 닷컴’ 인기
본사의 튼튼한 네트워크로 ‘BDP 스마트닷컴’ 이란 화물 추적 시스템을 제공해 화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기도하다. 한국의 수출정보를 스마트닷컴에 입력하면 한국의 화주가 웹상에서 화물 수송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해외 바이어도 화물 운송 과정을 확인 할 수 있다. 해상수송이 지연되는 경우나 사고가 난 경우에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고 사장은 “스마트닷컴은 비디피로지스틱스의 강점”이라며 “화주의 과거 수송기록이 남아 어떤 아이템이 수송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 영업 툴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고 사장이 직원들에게 항상 ‘정직하고 바르라’고 독려한다. 정직하게 화주를 대하고 바르게 일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돌아오기 때문. 바르게 일한다는 건 똑같은 서비스라도 비디피로지스틱스가 제공하면 다르다는 ‘차별화’ 추구와도 일맥상통한다.
화주와 한 번 계약을 맺으면 원할 때 답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기 전에 먼저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도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4년째 부서마다 색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이라고.
37년간 포워딩 업계에 몸 담아온 고 사장은 “국내 화주를 상대로 영업을 할 때는 무조건 운임을 잘 주는 회사에 물량이 쏠렸지만, 사업 관계를 잘 다져오다가도 운임차이로 하루아침에 다른 업체로 짐을 맡기는 화주를 상대할 때는 서비스 질을 높일 생각을 못 했었다”며 “운임경쟁에 쓸 시간을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주 만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 사장은 글로벌 포워더의 한국지사에서 일 하고 있지만 국내 포워더가 처한 현실에 우려를 표했다. 대형 화주기업의 물류자회사 난립으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는 데다 물류전문인을 양성하는 기관도 부족해 국제물류업계가 제대로 된 대우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국내 전문물류업체들이 해외로 진출해 시장을 넓혀야 하는데 국내에서만 물량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빚게 된 것은 대형 화주들이 너나할 것 없이 물류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전문물류업체들의 파이가 줄어든 것도 한 몫 하죠. 전문물류기업들이 규모를 키우고 해외로 진출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물류환경이 마련돼야 합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