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0 13:32:25.0

클릭무비/오만(傲慢)과 편견(偏見) - 2006년작 (Pride and Prejudice)


 

 

가슴 설레며 사랑을 시작할 때 남자들이 빠지기 쉬운 ‘오만’과 여자들이 깨기 힘든 ‘편견’! 그러나 모든 것을 넘어서 누구나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다가가서 결국은 사랑에 이르기를 갈망한다.

영화 이전에 이 영화 원작을 쓴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은 영국 햄프셔주 스티븐턴에서 교구 목사 아버지 ‘조지 오스틴’과 어머니 ‘커샌드라 오스틴’ 사이의 7번째이자 둘째 딸로 태어났다.

정규교육은 겨우 11세까지가 전부였고 어려서부터 습작을 시작, 15세때 단편을 쓰기 시작했으며 21세 때 첫 장편소설을 완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1796년 첫사랑에 빠진 오스틴은 남자 쪽 집안의 반대로 결혼이 무산되는 아픔을 겪으면서 작품 ‘첫인상’의 집필에 몰두했다.

1년만에 완성한 이 소설은 출판사에 원고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거절당해 어둠에 묻혀있다가 17년뒤 1813년에야 ‘오만과 편견’이란 이름으로 개작되어 빛을 보게 된 특별한 사연을 지닌 작품이다. 드디어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게 된 이 작품은 18세기 영국 남부의 시골을 무대로 하여 당시 영국 귀족사회의 사교생활과 연애 풍속도를 담아낸 수준급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인물간의 대화와 편지가 줄거리를 이끌어 가는 독특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해학과 유머가 넘치는 문체로도 유명하다.

사랑이 갖고 있는 겉면의 꺼풀을 벗겨내고 결국은 진실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페니니즘이 짙은 작품을 동명으로 영상화하여 성공한 이 영화의 내용은 대충 이렇게 전개된다.

필자가 처음보고 원인모를 매력에 빠진 아름답고 매력넘치며 순백한 ‘엘리자베스’역의 ‘키이라 나이틀리(Kiera Knitely)’는 꼭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믿는 자존심 강하고 영리한 처녀로 어렵게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잘 소화했다.

스토리의 첫 머리는 하프더셔에 살고있는 베넷 부부에게는 제인, 엘리자베스, 메어리, 키티, 리디아 등 다섯 딸이 있고 아름답고 온순한 맏딸 제인과 활달하고 매력있는 둘째 엘리자베스가 혼기에 들어서면서 이 마을에 새로 이사온 ‘빙리’ 일가에게 이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영국풍의 한적한 이 시골에 부유하고 명망있는 가문의 신사 ‘빙리’와 그의 친구 ‘매튜 맥퍼딘(Mathew Macfadyen)’이 분한 ‘다아시’가 여름동안 대저택에 머물게 되고 저택에서 열리는 댄스 파티에서 처음 만난 ‘에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제인은 빙리와 가깝게 지내고 엘리자베스는 빙리의 친구이며 귀족 출신의 부유한 미남청년 ‘다아시’의 관심을 크게 끌게 되지만 그의 오만함에 반발심을 느끼게 되고 때마침 나타난 위캄의 중상모략에 속아 그를 적대시하게 된다.

좋은 신랑감을 골라 다섯 딸들을 시집보내는 것을 남은 인생의 목표로 생각하는 극성스런 어머니와 자식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너그러운 아버지(도날드 서덜랜드)와 함께 화기애애한 ‘베넷가’의 다섯 자매중 둘째인 엘리자베스가 주인공역으로 열연한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에리자베스’와 무뚝뚝한 성격 ‘다아시’는 만날 때 마다 서로에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숨겨둔 사랑의 줄다리기만을 계속한다. ‘다아시’는 아름답고 지적인 그녀의 매력에 점차 빠져들고 드디어 심하게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둔 뜨거운 사랑을 고백한다.

결혼의 조건은 오직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 ‘엘리자베스’는 ‘다아시’가 자신의 친구 ‘빙리’와 그녀의 언니 ‘제인’의 결혼을 ‘제인’이 명문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한 것을 알게 되자 그를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찬 속물로 여기며 외면한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빠져 눈이 멀어있는 ‘에리자스’와 ‘다아시’는 사랑을 하면서도 여전히 편견과 자존심의 높은 벽을 허물지 못한다.

필자가 ‘사랑이 아름다운 건 이별이 있기 때문이다’란 선전과 ‘넓은 의미의 사랑은 만남과 그리고 헤어짐 이후의 슬픔까지의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는 버전으로 기다림이 아플수록 사랑은 깊어지고 영원한 사랑의 약속과 너무나 가슴아픈 사랑을 그린 영화로 기억되는 ‘어톤먼트(Atonement)’, ‘더 재킷’ 그리고 ‘캐리비안 해적들’ 등 85년 영국태생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온 영화를 여러 편 본 게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재산깨나 있는 독신 남자에게 아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런 남자가 이웃이 되면 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의 모른다고 해도 이 진리가 동네 사람들 마음속에 너무나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그를 자기네 딸들 가운데 하나가 차지해야 할 재산으로 여기게 마련이다”란 부분은 이 영화가 딸 가진 부모의 공통된 심정이나 그 시대의 결혼풍습을 적절히 표현한 대목이다.

한편 영국 연극무대의 거물급 여배우 ‘007의 M’으로 불리는 대모 ‘주디 덴치’가 캐서린공작 부인역으로 출연해서 더욱 전통있는 영국 귀족집안의 위세와 풍속도를 읽을수 있는 것도 이 영화가 갖는 값어치의 하나다.

뉴욕타임즈는 “1813년작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을 화려하게 스크린에 되살린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고 보스톤 헤럴드는 “오프닝 장면부터 놀라운 댄스파티 장면, 그리고 행복한 결말까지 원작을 뛰어넘는 한층 훌륭한 영화로 탄생시켰다”고 극찬했다.

또 “원작 소설작가 오스틴 자신도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마지막에 오만과 편견을 깨고 마지막에 사랑의 결실을 이루는 이루는 장면을 보면 매우 기뻐할 것”이라고 매스컴들도 끝없는 찬사를 보냈었다.

뛰어난 작품성에 걸맞게 뮤지컬/코미디로서 성공작이 될 수 있게 주연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도 돋보였던 영화로 오래 기억될 것이란 게 가슴높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제외하곤 7년전 관람 당시 필자가 가졌던 키이라 나이틀리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다. < 서대남 편집위원 dnsuh@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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