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5 14:08:00.0

기획/항공사 공급확대 조짐…시황 회복 전망은 ‘일러’

지난해 항공화물 수송량 14.3%↓, 올 1분기도 ‘우울’
자동차 부품 수송 금년에도 급증할 듯

●●●2월 들어 한국발 항공화물 수송량이 증가하면서 항공화물시장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월 한국발 항공화물 수송량(환적화물 우편물 제외)은 5만4055t으로 전년동월 대비 7.6% 늘었다. 몇몇 항공사들은 공급을 늘리고 있다. 카타르항공은 오는 4월부터 화물노선을 신규 취항할 계획이다. B777F로 운영되는 인천-도하 신규화물노선은 주 2회 운항될 예정이다.

3월 초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베트남 하노이에 화물노선을 취항했다. 하노이는 휴대폰 및 IT 물량 생산기지 설립으로 항공물량이 늘면서 항공사들이 지속적인 노선확대를 펼치고 있는 곳이다.

대한항공도 2월 차세대 화물기인 B747-8F와 B777F 화물기를 인도받아 기존 화물기보다 공급이 늘어난 데다 하반기에도 두 기종에 대해 한대씩 더 인도받을 예정이다.

한편, 올해 국내 최초 국제화물항공사가 들어설 예정이기도 하다. 이달 초 인천시와 러시아 전문 항공물류업체인 성광에어서비스는 국제화물 전용 항공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가칭 ‘에어인천’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에어인천’은 현재 사할린항공을 통해 운영하고 있는 인천-사할린 노선을 빠르면 오는 8월부터 ‘에어인천’이라는 이름으로 운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화물공급을 늘리는 가운데 정작 업계는 항공화물 시장의 회복에 대해 조심스럽다. 한 중동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카타르항공이 4월 취항을 하게 되면 중동지역 공급이 늘어 화물운임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시장 회복이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화물공급 확대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기했던 중남미노선을 올해 개설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말 브라질 상파울루 화물노선을 개설하려했지만 12월에 부정기편으로 돌리고 시장상황을 좀 더 검토한 후 노선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화물기 공급을 줄였던 에미레이트항공은 운항 재개를 검토 중이다.

연초 몇몇 항공사들의 공급이 늘었지만 전체 항공사의 공급은 줄어들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올 상반기 외항사를 중심으로 공급이 감소하면서 안정적인 항공운임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수송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화물공급을 늘리기에는 시기상조로 보기 때문.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2월 들어 물량이 늘었지만 1분기 전체 실적으로는 수송량이 긍정적이지 않다”며 “지난해 고전하던 항공화물 시황의 회복세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한국지부의 CASS(화물정산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가입 항공사의 지난해 한국발 항공화물실적은 62만4759t으로 2010년 72만9433t과 비교해 14.3% 감소했다.

노선별로는 북미노선은 지난해 12만2844t을 수송해 2010년 15만9091t에 비해 22.8% 감소했다. 유럽노선은 13만6700t을 수송해 전년 18만613t과 비교해 24.3%나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화물수송량이 줄어든 반면 남미와 중동노선에서만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남미노선은 7936t을 수송해 전년대비 44.8% 급증했다. 중동은 2만77t을 수송해 16.2% 증가했다. 중동지역은 고유가로 국내소비가 늘면서 수송량이 늘어난 데다 카타르 도하국제공항 구조 변경과 건설 시공을 위한 자재가 수출되면서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남미지역은 자동차 부품 등의 수출 증가세로 수송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항공화물시장에서는 자동차 화물이 대세였다. GM대우와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부품이 날개 달린 듯 팔려나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동차부품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평판디스플레이(LCD)의 수요도 차츰 살아나고 있는 추세다.

항공사 수송량 급감… 유류비·운항비용 감당 못해

지난해 10대 항공사의 수송량은 2010년과 비교해 13.7%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27만112t을 수송해 전년보다 수송량이 17.7% 감소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14만8185t을 수송해 전년대비 13.1% 감소했다. 운임매출은 각각 15.8%, 9.9% 감소했다. 국적항공사는 화물공급이 큰 만큼 시장 여파를 크게 탔다.

두 국적항공사의 영업실적도 곤두박질쳤다. 대한항공은 유류비가 증가하면서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 지난해 영업이익 4598억원을 기록, 최대실적을 달성했던 전년 1조2358억원에 비해 62.8% 급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영업이익 3433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39.7% 감소했다. 두 항공사는 2010년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면 지난해는 뒷걸음질쳤다.

폴라에어카고와 타이항공도 감소폭이 컸다. 폴라에어카고는 1만7062t을 수송해 13.2% 감소했으며 타이항공은 1만3677t을 수송해 14.3%가 줄었다. 타이항공은 주력 시장인 동남아, 인도지역 수송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송실적에 영향을 받게 됐다. 인도에 수출되는 삼성과 노키아의 휴대폰 및 가전제품물량이 급감한데다 최근 LG의 인도 봄베이 공장이 판매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하면서 1분기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항공 관계자는 “2월은 전년대비 수송량이 늘면서 회복되는 듯 보였지만 지난 4분기보다 1분기 전체 실적은 더욱 안 좋을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반면 싱가포르항공은 1만1928t을 수송하며 10% 증가세를 보였다. 싱가포르항공의 수송량 증가는 2009년 시황악화로 줄였던 여객기 1대를 지난해 9월 다시 투입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객기 한 대가 늘면서 공급이 30%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화물수요가 낮은데다 화물운임도 수송비용을 상쇄하기 어려워 화물기 재개 계획이 없는 상황으로 한국에는 여객기만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순위 10위권 밖(표 外)의 에미레이트항공은 5129t을 수송해 전년대비 44.3% 급감했다. 2009년 말 인천-두바이 노선에 기존 여객기보다 화물공간이 작은 여객기를 투입해 데일리 여객기를 띄우면서 화물공급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 4월 인천-두바이 화물노선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줄게 돼 수송량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견실한 수송실적을 보이며 10위권 항공사 순위에 이름을 올리던 제이드카고인터내셔날(JI)은 하반기 들어 수송량이 급격히 줄면서 화물기가 뜨질 못하는 형편까지 이르러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중국과 유럽을 잇는 화물항공사로 매년 꾸준한 물동량 성장을 보이던 JI는 치솟는 유류비로 화물을 실어도 운항비용을 상쇄하지 못한데다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유류비 상승으로 항공사들이 수익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제트유가가 2분기부터 안정화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항공사들 실적은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화물시황이 점차 호조세를 보인다면 유류할증료로 만회하는 부분을 감안했을 때 항공사의 영업실적은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콘솔사 수송 급감…글로벌 포워더는 ‘호조’

항공 대리점업계도 수송실적이 급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감소폭은 더 컸다. 범한판토스는 지난해 3만2244t을 수송해 2010년 5만6127t과 비교해 42.55% 급감했다. 삼성전자로지텍은 전년대비 35.24% 감소한 2만4614t을 기록했다. 코스모항운, 우진항공혼재화물, 트랜스올 등의 콘솔사들도 두 자릿 수의 감소폭을 보였다.

반면 글로벌 포워더는 물량증가세를 보였다. 세바로지스틱스와 긴테츠월드익스프레스는 각각 8.15%, 18.63%의 성장세를 보였다. 세바로지스틱스는 자동차부품수송이 늘면서 오히려 시장상황과 반대로 수송실적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UTI코리아도 지난해 86.9%의 성장을 보이며 9436t의 항공화물을 수송했다. 업계에 따르면 UTI는 LG의 미주 유럽지역의 수송을 맡게 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GM대우의 브라질 생산공장에 들어가는 자동차 부품 수송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큰 폭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GM대우의 크루즈모델 차량 판매가 급증하면서 부정기편까지 띄워 수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브라질 GM대우의 크루즈 생산이 말리부 모델로 바뀌면서 지난해 같은 남미 수송량 호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폭의 증가를 보인 곳은 서중물류다. 서중물류는 6662t을 수송해 전년대비 476%의 급성장을 이뤘다. 북방물류전문수송업체인 서중물류는 지난해 중국횡단철도(TCR)의 적체현상이 심화되자 CIS(독립국가연합)향 화물을 대거 항공으로 전환해 항공수송량이 급격히 늘었다.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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