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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철도물류는 3년 만에 다시 100만TEU 고지를 탈환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크게 곤두박질쳤던 컨테이너 수송량이 다시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하지만 정부의 고속철도(KTX) 민영화 칼바람이 화물철도부문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및 철도물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철도 컨테이너물동량은 109만9939TEU를 기록했다. 2010년의 93만4127TEU에 비해 17.8% 늘어났다. 특히 2008년 이후 다시 100만TEU를 넘어서며 철도물류 활성화의 기대를 품을 수 있게 했다. 철도 물동량은 지난 2006년 106만9천TEU로 처음 100만TEU 고지를 넘어선 뒤 2007년 112만6천TEU 2008년 118만5천TEU로 가파르게 상승하다 2009년 79만9천TEU로 급락했다. 2010년에도 93만4천TEU를 수송하는데 그쳤다.
블록트레인 실적 35% 고성장
지난해 철도물류 실적 상승의 일등공신은 블록트레인(전세형 고속화물열차)과 부산신항철도다. 블록트레인은 지난해 44만2천TEU의 물동량을 수송했다. 2010년의 32만6천TEU에서 무려 35.5%나 성장한 수치다. 운임수입도 548억원으로 2010년의 399억원에 견줘 37.3% 늘어났다. 컨테이너 블록트레인은 오봉-부산 노선을 포함해 총 16개 노선29개 열차가 운행 중이다.
특히 부산 신항 활성화와 함께 신항을 기점으로 한 블록트레인이 크게 늘어났다. 현재 신항 기점 블록트레인은 7개 노선 13개 열차가 운행 중이다. 2010년 11월 신항배후철도가 1개노선으로 개통한지 1년만에 전체 블록트레인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확대를 보였다. 지난 2009~2010년께 철도물류 실적이 급감한 이유 중에 하나로 신항으로의 선사 이전이 꼽힌다. 2009년 5월 한진해운신항(HJNC)이 개장한데 이어 1년 뒤 현대상선부산터미널(HPNT)이 문을 열었고 당시 양대 국적선사를 비롯해 같은 얼라이언스 소속인 외국선사들도 일제히 뱃머리를 신항으로 돌렸다. 하지만 신항 배후철도는 개통되지 않아 신항 활성화가 오히려 철도물류 부진으로 이어졌다.
신항 배후철도는 부산 신항이 개장한 지 5년이 흐른 뒤에야 개통했다. 신항 철도가 문을 연 이후 철도 수송량도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부산신항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33만TEU였다. 전체 철도물류 실적의 3분의1가량을 신항철도가 담당한 셈이다.
KTX 민영화 갑론을박
철도물류 실적이 이렇듯 부진을 털고 다시 비상의 나래를 펴고 있지만 여객 부문의 경쟁도입이 본격화 되면서 업계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정부는 코레일이 전체 철도 3557km(고속 368.5km)를 독점하고 있는 현재의 철도운영 체제를 바꿔 민간기업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최근 발생했던 KTX 역주행이나 광명역 탈선, 잦은 고장이나 지연 등 안전사고가 113년간의 코레일 독점 운영이 불러온 폐단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국민의 세금으로 3조원의 부채를 탕감 받은 코레일은 다시 그 부채가 9조7천억원에 이르는 등 독점구조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정부는 말했다. 깊은 적자의 수렁에도 불구하고 코레일이 직원들에게 평균 58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현실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15년에 수서-평택 간 고속철도(KTX)가 개통하면 수서를 기점으로 한 경부선과 호남선을 민간기업에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코레일은 현재와 같이 서울-부산의 경부구간과 서울(용산)-목포의 호남구간 KTX만을 운영하게 된다. 때문에 KTX 민영화는 공기업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의 민영화와는 다르다. 민간기업 참여를 통한 철도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인 셈이다.
지난 2004년 철도사업법 제정으로 민간의 철도시장 진출은 열려 있다는 게 정부측 주장이다. 철도사업법은 ‘철도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국토해양부장관의 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해 복수의 철도사업자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KTX 민영화의 타당성을 해외 선진국에서 찾는다. 일본을 비롯해 영국 독일 네덜란드 미국 등은 철도운영을 민간사업자에게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TX 민영화는 현재의 독점구조를 깨뜨려 코레일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요금인하로 연결될 것이라고 정부는 보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이재훈 철도정책기술본부장은 KTX가 민영화될 경우 요금이 20% 감면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같은 정부측 주장에 대해 코레일은 고속철도는 현재도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맞선다. 고속철도는 코레일 전체 매출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함에도 운영에 투입되는 인력은 전체의 10분의1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적자는 대부분 수익성이 낮지만 정책적으로 불가피하게 운영하고 있는 적자노선과 비교적 인력의존도가 높은 새마을 무궁화 화물열차 등에서 나타나고 있어 고속철도와는 무관하다는 설명이다.
코레일은 KTX 민영화는 ‘진단은 일반철도에서 하고 처방은 고속철도에 내리는 것’으로 ‘팔이 아픈데 다리를 치료하는 것’과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접근이라며 시설물 노후화로 경쟁력이 떨어진 일반철도 노선에 대한 문제점 진단과 효과적인 개선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도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은 KTX 민영화는 ‘재벌기업 특혜’라며 중단을 요구했다. 특히 정부가 민영화 사례로 든 영국의 경우 민영화했다가 다시 공영화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져 민영화 반대측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KTX 민영화가 정치권으로까지 비화되자 정부는 총선 이후로 민영화 논의를 미루기로 내부적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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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기업 홀대가 물류철도 민영화 대두 배경
이 같은 상황에서 화물철도에 대한 민영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철도를 통해 물류를 진행해온 육상수송기업들이 당사자들이다. 철도물류업계는 여객부문이 민영화될 경우 물류부문도 점진적으로 민영화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의회(CTCA)는 여객 부문의 민영화가 마무리될 경우 물류부문에서도 민간참여를 정부측에 공식 요청할 계획이다. CTCA 관계자는 “현재 철도의 경쟁체제 도입은 여객 부문만 논의되고 있는데 여객이 민영화되면 화물쪽도 (민영화를) 국토부에 요청할 계획”이라며 “타당성 검토를 위해 연구용역 발주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물철도 운영에 대한 민간참여 요구는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전환교통보조금 제도 시행 이후 코레일이 기존 철도운임 할인을 축소하면서 화물철도 민영화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코레일은 지난 2010년 전환교통보조금 제도를 도입하면서 볼륨인센티브와 증수송인센티브를 폐지하는 한편 블록트레인 할인율도 10%에서 9%로 축소했다.
코레일의 할인율 축소에 반발해 물류기업들은 철도운영에 직접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유화차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관차만 구입하면 철도운영을 직접 못할 것도 없다는 논리였다.
현재 민간물류회사들은 전체적으로 700량 정도의 사유화차를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 중후반 철도청 시절 국가 소유의 화차가 부족하자 정부가 민간기업들에게 사유화차 제작을 장려한 까닭이다. (주)한진 224량 삼익물류 158량 천일정기화물 120량 세방 76량 현대상선 54량 KCTC 53량 대한통운 51량 정도다.
사유화차는 소유권만 물류기업이 갖고 있을 뿐 실제 운영은 코레일에서 맡고 있다. 대신 운임할인으로 보유기업에 인센티브를 준다. 할인율은 16%를 기본으로 해 50량을 기준으로 1%포인트씩 늘어나며 최대 28%까지 적용된다. 224량의 사유화차를 보유한 한진은 운임 21%를 할인받게 된다.
하지만 물류기업들은 코레일이 오봉-부산 구간과 같은 운임이 비교적 비싼 장거리 노선에 사유화차를 배정해주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단거리 구간에 사유화차가 배정될 경우 검수비 보전도 못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사유화차 운영은 코레일에서 하고 있음에도 검수비 부담은 보유 기업에서 지고 있다. 물류기업들은 사유화차 검수비로 연간 수억원을 지출하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물류기업들이 보유한 사유화차를 직접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다. 화물 부문에서의 민간참여 목소리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물류기업들이 모두 민영화에 찬성하는 건 아니다. 사유화차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 중에도 민영화에 부정적인 곳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안전성 문제가 민영화 반대의 가장 큰 이유다. 다만 민영화에 반대하는 물류기업들도 코레일이 철도물류활성화를 위해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엔 동의한다. 사유화차를 갖고 있는 물류기업 한 관계자는 “여객 뿐 아니라 화물철도까지 민영화될 경우 철도가 이윤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안전성은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 철도는 공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해 민영화 반대에 한 표를 던졌다. 대신 “비싼운임과 코레일의 고임금 구조는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물류기업들은 코레일이 자회사인 코레일로지스에 주는 혜택이 크다는 것도 불만이다. 전환교통보조금 계약에 물류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이유 가운데 물류기업들의 영업기밀이 코레일로지스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게다가 코레일로지스는 모회사의 지원으로 8개역에 7만6천㎡의 컨테이너장치장(CY)을 운영하고 있다. 물류기업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코레일로지스와 철도물류 실적 1,2위를 다투는 삼익물류는 4개역에 6만5천㎡의 CY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다.
물류기업들은 블록트레인 도입 등 코레일이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공은 인정하면서도 철도물류 발전에 기여해왔던 기존 물류업체들에게 좀 더 다양한 내용으로 혜택의 기회를 제공하길 바라고 있다. 상생의 지혜를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