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8 05:20:00.0
태국홍수로 현지 韓 물류기업 피해 확산
매출 반토막 예상등 실적 급감 울상
태국에서 발생한 50년만에 최악의 홍수사태로 한국 중소기업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기업들은 일본기업과는 달리 태국 중부 아유타야지역 공단 등에 소재한 8개 중소기업의 공장 침수 피해 외엔 별다른 직접적인 피해를 겪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홍수피해가 확산되면서 한국기업들의 직간접인 피해규모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물류기업들은 공장가동이 대규모로 중단되면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코트라 방콕무역관은 현지 진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파악한 주요 업종별 피해 상황을 27일 발표했다.
▲물류= 대규모 공장가동 중단으로 현지 우리나라 중소물류업체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C사는 고객화물을 침수가능성이 낮은 물류창고로 긴급 이전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유타야 지역의 대형 공장들이 가동을 중지함에 따라 해당 원부자재와 완제품의 물동량이 급감헀다. 한-태국간 항공화물 취급량도 급감하고 있으며, 특히 피해공장 재가동에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물류 중소기업의 매출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 물류기업인 B사는 올해 매출이 50%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반면 혼다 도요타 공장에 납품하고 있는 한국 중소기업은 현지공장 가동중단과 감산조치로 피해를 입고 있다. 현지 진출 중소기업인 D, S사의 경우 매출액이 절반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전자= 한국의 전기전자 대기업과 완제품 전자업체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 한솔전자 등은 피해가 없으며 인쇄회로기판(PCB)을 납품해온 대만기업이 침수돼 부품공급 차질이 예상됐으나 현재 대체 납품처를 찾아 정상 가동 중이다. 그러나 냉장고에 사용되던 튜브를 생산중인 S사는 주요 고객인 샤프전자가 침수돼 관련 주문이 대폭 감소했다.
▲철강= 포스코 등 철강기업의 매출액 감소도 예상된다. 상당수 일본계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에 철강을 납품 중이었으나 이들 공장의 침수로 수요감소가 불가피하다. 태국 포스코의 경우 4분기 매출이 30%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경쟁사인 CS메탈의 3개 공장 중 1개가 침수돼 당분간 태국내 시장점유율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산물가공기계= 세계 1위의 쌀수출국인 태국의 쌀생산량도 크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태국 쌀생산지의 약 14%가 홍수피해를 입었다. 쌀 이외에 농산물 피해도 늘어날 전망이며, 농산물 생산은 홍수피해의 여파로 내년 하반기에나 회복될 것으로 분석된다. 농산물가공기계의 수요도 함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가공기계를 태국에 수출하는 D사는 쌀생산량 감소로 신규오더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관련, 한국의 식품가공기계의 대(對) 태국 수출은 지난 9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42% 증가한 9백만달러를 기록했다.
태국 홍수피해 규모가 커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對태국 무역투자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출라롱콘 대학 경제학부 파이툰 크라이폰삭 부학장은 이번 홍수로 약 3000억 바트(100억달러)의 손실과 35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도 당초 4~4.5%에서 2~2.5%로 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국 경제의 침체는 순항해 오던 우리나라의 대 태국 수출투자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2011년 9월 현재 한국의 대 태국 수출은 66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했다. 품목은 철장 합성수지 반도체 자동차부품 등 원부자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투자는 2011년 6월까지 4705만달러, 누적으로는 12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반면 향후 태국 홍수 복구와 수자원 관리 프로젝트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 주요 강 정비사업을 천명하며 한국의 4대강 정비사업을 벤치마킹할 것을 언급한 바 있다. 방콕을 관통하는 차오프라야 강을 포함한 주요 강들의 홍수 관측설비의 현대화, 준설작업 강화 및 배수펌프 확대 등 수자원 관리 프로젝트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이경희 기자 khlee@ks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