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05 17:53:00.0

종합물류기업인증제 지각변동 예고

정부, ‘전략적 제휴’ 없애고 3자물류 비중 강화
종합물류기업 인증제 도입 5주년을 맞아 정부가 제도 개편을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국토해양부는 우수한 종합물류기업에 선별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인증기업 수를 줄이고 인증기업에 대한 지원은 강화하는 내용으로 종합물류기업 인증제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국토부는 종합물류기업 인증제 도입 이후 5년이 경과함에 따라 당초 제도 도입 취지에 맞춰 글로벌 물류기업을 육성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토부는 우선 인증대상을 ‘단독 기업’만으로 한정할 방침이다. 기존엔 단독 기업과 함께 컨소시엄 형태인 전략적 제휴 기업군에 대해서도 인증을 허용해 왔다. 전략적 제휴를 맺은 중소 물류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제도 도입 후 5년여가 흘렀음에도 인증을 취득한 제휴기업군에서 당초 취지대로 움직이지 않자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든 것이다. 현재 전략적 제휴로 인증을 받은 기업들은 대부분 운송수단·보관·주선 등의 개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종합물류기업에 대한 집중지원을 통해 인증 받은 기업의 규모를 확대하고 우수 물류서비스를 시장표준이 되도록 하려는 제도 도입 목표를 왜곡하는 것은 물론 제도 존립 필요성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물류시장에 진입규제가 없어 발생한 과잉경쟁, 제살 깍아먹기식 가격경쟁에 따른 물류서비스 품질의 저하를 해소하고, 물류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선 정부 개입이 불가피하다” 말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순위는 7위를 기록했으나 물류경쟁력은 전 세계 155개국 중 독일(1위) 싱가포르(2위) 일본(7위) 미국(12위)보다 한참 뒤처진 23위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 2009년 조사에서 우리나라 물류기업 수는 16만곳에 이르며 업체당 평균매출액은 4억5천만원 정도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전략적 제휴’ 기준이 폐지될 경우 종합물류기업인증제에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현재 인증을 받은 29곳 중 전략적 제휴에 의해 인증을 취득한 곳은 20곳에 이른다. 단지 9곳만이 단독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결국 3분의 2 이상의 인증기업들이 제도 개편 후 인증서를 다시 내놓아야할 처지에 놓이는 것이다. 이 가운데 그룹 계열사로 이뤄져 있거나 대형물류기업에 중소물류기업이 껴 있는 형태인 12곳 정도는 기준 변경에도 인증 갱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나머지 중소물류기업들로 구성된 8곳 정도는 인증 반납이 불가피한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신규로 인증을 취득하려는 기업에는 바뀐 규정을 적용하고 2년마다 받게 되는 기존 인증기업의 유지심사(정기검사)에선 일정 기간의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다. 유예기간은 2가지로 나뉜다. 우선 내년 12월 말까지 정기검사를 받는 업체에 대해선 현재의 규정으로 검사를 받도록 했다. 예를 들어 내년 10월께 정기검사를 받을 경우 바뀌기 전 규정에 따르게 되는 것이다. 제도 개편 후 2013년에 첫 정기검사를 받는 업체들은 공동영업매출이 총매출(전략적 제휴 기업 매출의 합)의 20%를 넘어 설 경우 2015년까지 인증 효력을 유지하게 된다. 결국 2016년부터 전략적 제휴에 의한 인증기업이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종합물류기업인증센터 관계자는 “제도 도입 후 5년이 넘었지만 (전략적) 제휴가 기능을 충실히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지난 6월 열렸던 종합물류기업 인증기업 간담회에서도 제휴 기준을 폐지하는데 반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또 필수기준 항목인 ‘제3자 물류매출’을 종전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 또는 3000억원 이상’에서 ‘전체 매출액의 40% 이상 또는 4천억원 이상’으로 강화키로 했다. 정부는 처음 제도가 도입될 당시 제3자물류매출 비중 기준을 ‘20% 이상’으로 정했다가 2008년 현재의 기준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제도 도입 5년 만에 다시 이 부분에 손을 대는 것이다.

3자물류를 활용할 경우 물류비 절감 등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폐쇄적 기업문화로 3자물류 활용률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점이 기준 강화를 선택하게 된 배경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3자물류 이용 비중은 52.1%로 미국·유럽 80% 일본 70%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도 도입 목적이 자가물류 제조기업을 3자물류 시장으로 끌어내고 국내 물류기업들의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을 촉진해 대형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키고자 한 것인 만큼 3자물류 기준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측 판단이다. 기존 인증업체인 현대글로비스 등의 대형 2자 물류기업들이 3자물류 비중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국토부는 현재 인증기업 29곳 중 중 3자물류 매출 기준이 ‘전체 매출액의 40% 또는 4천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곳은 SK해운 계열사인 대한송유관공사(단독)를 비롯해 천경해운(제휴) 포맥스(제휴) 로지스올(제휴) 인터지스(단독) 등 6곳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준 강화가 기존 인증기업에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란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종합물류기업인증규칙(안)을 법제처에서 심사 중이며 이달 중으로 공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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