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16 11:41:00.0
현대그룹, 현대건설 품에 안고 "그룹명성 재건"
인수가 5조원대 써내 현대차 따돌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웃었다.
현대건설 채권단은 1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심사에서 현대그룹을 현대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이 제시한 인수금액은 5조원대 이상으로 4조원 중반대를 써낸 현대기아자동차 그룹보다 4천억원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전체 평가항목 중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가격요소에서 우위를 점하며 현대차그룹을 따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평가 결과 자금동원력 재무구조 시너지 등의 항목에선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을 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당초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던 독일 엔지니어링 기업 M+W가 막판에 참여를 포기하면서 인수전에 빨간불이 켜졌으나 동양종합금융증권과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을 재무투자자(FI)로 유치하면서 기사회생했다.
두 금융기관은 1조원에 이르는 인수자금을 지원키로 약속해 현대그룹이 높은 수준의 인수금액을 써내는데 힘을 실어줬다.
현대그룹은 이밖에 현대상선의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부산신항 지분 매각 등을 통해 2조7천억원을 확보하고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로지엠에서 5천억원 가량을 조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을 다시 품에 안게 되면서 현대그룹은 주축인 물류부문과의 사업제휴를 통해 다양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운사인 현대상선과 물류전문기업인 현대로지엠이 현대건설의 국내외 건설프로젝트에 수송파트너로 참여해 안정적인 물동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 관련 분야에서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게다가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로 자산규모 22조3천억원 매출 21조4천억원의 재계 12위 그룹으로 뛰어올랐다.
현대그룹 측은 "타계한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피와 땀이 어린 그룹의 모태를 되찾게 돼 기쁘다"며 "현대건설을 그룹의 대표기업이자 글로벌 톱5 종합건설사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달 말까지 현대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다음달 초 이행보증금을 납부하고 정밀 실사 단계를 거쳐 내년 1분기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