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28 13:45:00.0

창간 38주년 기념 특집Ⅱ/정부 물류정책을 진단한다

녹색물류 ‘긍정’ vs 직송의무제 ‘우려’
인증종합물류기업 지원책 ‘실익 없다’…“정부지원이 열쇠”

●●●정부가 물류산업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할 태세다. 직접운송 의무제를 뼈대로 하는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고, 현 정부의 최대 화두인 녹색성장의 연장선에 있는 녹색물류인증제가 내년에 도입될 예정이다. 또 6월부터 종합물류인증기업에 대한 지원책으로 물류단지 우선입주권이 주어진다. 게다가 통합물류협회도 닻을 올렸다. 이 같은 일련의 물류정책을 바라보는 물류업계 시각을 취재했다.

3자물류 이용 세금혜택 확대

정부는 국내 물류산업의 주요 의제를 ▲물류시장 확대와 물류산업의 체질 강화 ▲물류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녹색물류 전환으로 정했다.

우선 정부는 물류시장의 확대를 위해 지난해 도입돼 올해부터 수혜를 보게 되는 ‘3자물류이용 화주기업의 법인세 감면’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준은 3자물류비가 총 물류비의 50% 이상일 경우 전년대비 증가분의 3%만큼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것이다. 정부는 감면요건인 ‘3자물류비 비중 50%’를 20~30%로 완화하거나 완전 폐지해 세제 혜택을 넓히겠다는 계산이다. 국토해양부는 완전 폐지를, 기획재정부는 ‘세수 부족’을 들어 요건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완전 폐지를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이 국회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기재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올해부터 3%의 법인세 혜택을 받는 기업들은 제조기업 5만8천여 곳 중 223개 기업으로, 총 감면 금액은 231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또 종합물류인증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인증기준도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인증을 받은 66곳(31개 기업군)의 종합물류인증기업들에게 물류단지 우선입주권을 주는 혜택을 6월부터 도입한다. 지금까지 종합물류인증기업에 대한 혜택은 지난해부터 도입된 물류시설에 대한 전기료 감면이 유일했다. 물류시설에 대한 전기요금이 일반용 수준에서 산업용 수준으로 13.8% 인하된 것이다. 인하 폭은 kWh당 75~81원 가량이다.

종물업 3자물류 비중 60%까지 확대

정부는 종물업 인증요건 중 3자물류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 해당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개척을 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 요건은 그간 2자물류와 3자물류 기업들 간 논란을 벌여왔던 부분으로, 정부는 현행 매출액 대비 30%로 돼 있는 3자물류 비중을 2011년까지 60%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또 내년부터 육상운송업에서 다단계, 지입제 등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운송 의무제와 화물정보망 인증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직접운송 의무비율은 도입 첫해 30%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최대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 국민 생활서비스로 자리잡은 택배는 서비스 향상을 위해 내년부터 업체별 서비스 수준을 평가·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창고업의 등록제 전환도 추진한다. 창고업은 지난 1970년 허가제로 국내에 첫 도입된 뒤 1991년 화물유통촉진법 제정과 함께 등록제로 전환했다. 그 뒤 2000년엔 규제완화차원에서 화촉법상의 관련 규정이 완전 삭제되면서 등록제도 폐지돼 자유업종으로 바뀌고 말았다. 현재 창고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은 총 1만3천여곳으로, 이중 자본금 1억원 미만인 기업은 절반 가량인 6천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창고업에 대한 등록제를 부활하는 한편 이에 앞서 창고 현황 파악을 거쳐 위치·면적·공실 정보 등을 화주에게 제공하는 매칭 정보시스템을 연내로 구축할 계획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물류지원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창고의 공실비용은 연간 7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녹색물류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도 추진한다. 고효율 친환경 수단인 철도의 수송분담률을 8% 수준에서 2012년까지 15%로 늘리고, 18%인 연안 수송분담률은 2012년까지 22%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연안선사 전용선석을 확보하고, 항만사용료 감면, 운항보조금 지급 등의 지원책이 수립됐다. 특히 철도와 연안해운의 취약점인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트럭과 연계한 복합일관수송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철도공사의 물류자회사인 코레일로지스가 확보하고 있는 철도 셔틀화물차는 총 200대로, 2012년까지 318대까지 늘릴 방침. 또 지난 2007년 체결된 발리기후협약에 따라 오는 2013년부터 모든 국가에 이산화탄소(CO2) 감축이 의무화되는 점에 대응해 저탄소 물류장비의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전기식 항만 크레인 48대와, LNG화물차 1750대가 시장에 보급된다.

화주와 물류업체간 CO2 감축 협력사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녹색물류인증제도도 내년에 도입된다. 녹색물류인증제도는 환경을 고려해 물류효율화를 추구하는 기업에 부여하는 녹색물류기업 인증제도와 물류분야 온실가스 저감사업 발굴을 위한 녹색물류 사업선정제도로 구성되며, 인증 기업엔 4년간 총 180억원이 지원된다. 특히 종합물류인증기업에 적용되는 혜택들이 녹색물류 인증기업에도 모두 적용될 것이라고 정부가 밝히고 있어 인증제 참여가 활성화될 수 있을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녹색물류인증제 도입과 관련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물류정책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하반기 법안을 제출해 통과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는 물류단체들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물류단체들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당초 한국물류협회 및 국제물류주선업협회 등 6곳을 통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4곳이 빠지고 물류협회와 물류창고업협회만 합류한 통합물류협회가 5월말 출범했다.

‘인증제 홍수’ 불만

그렇다면 정부 정책에 대한 물류업계의 평가는 어떨까?

물류업계는 우선 물류산업에 대한 인증제가 너무 남발되고 있다고 보는 가운데에서도 녹색물류인증제에 대해선 우호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정책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하기 위한 자금지원과 세제혜택, 인증기업에 대한 홍보라고 업체들은 지적한다.

물류업 관련 인증제는 지난 2004년 도입된 물류설비인증제를 비롯해 2006년 종합물류기업인증제, 지난해 우수화물운수업체인증제, 올해 관세청의 수출입안전관리우수공인업체인증제(AEO) 등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여기다 녹색물류인증제와 직접운송 의무제와 관련 있는 화물정보망인증제, 또 ISO28000을 국내 실정에 맞추려는 물류보안경영시스템인증제 등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추진 중인 인증제까지 포함할 경우 물류업계의 인증제는 모두 7개에 이르게 된다.

기업들은 이를 두고 정부가 물류산업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증제를 도입한다지만 실상 중복되는 경우가 있는데다 인증제 취득을 준비하는 쪽 입장에선 비용과 인력 투자가 너무 심하다고 하소연한다. 한 종합물류인증기업 관계자는 “AEO는 일단 보류했지만 화주기업이 관련 인증에 포함돼 물류협력사에도 요구할 가능성이 커 걱정스럽다”며 “물류기업 입장에서 보면 다들 비슷한 인증인데 이를 서로 다른 기관들이 맡게 되면서 기업들은 인증자료 준비로 시간과 인력, 비용 투자에 곤혹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종물업 인증 준비에만 3~4개월이 걸렸는데, 다른 인증 준비로도 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며 “이런 어려운 시기엔 영업강화나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 시간 투자하는 것도 모자랄 판인데 인증제 준비에만 매달려서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물류업계는 종합물류인증제의 혜택에 대해선 시큰둥한 반응 일색이다. 물류단지 우선권이 실익이 크게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사업성이 높지 않은 곳일 경우 경쟁률이 약해 우선입주권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데다 사업성이 높은 곳인 경우 우선입주권이 있더라도 종물기업들이 60여 곳에 이르는 상황에서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형 물류기업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지원이라고 볼 수도 없는 수준”이라며 “종물업이 다국적 기업과 대항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을 키운다는 취지였는데, 인증제로 간 이상 원가만 상승한 꼴일 뿐 물류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없다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운송 의무화에 대해서도 물류업계의 걱정이 크다. 내년부터 당장 30%선까지 직영 차량이나 위·수탁 차량 비율을 높여야 해 원가 상승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직송의무제를 담은 화물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지난 1월30일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 대표 발의로 국회 상정돼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직송 비율을 내년 30%에서 시작해 2012년까지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물류업계는 직접운송 의무비율을 충족하는 물류기업은 전국 8천여 곳 중 대한통운을 비롯해 3곳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물류업계의 영업이익률이 3% 이하일 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차량확보를 위한 재원확보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또 경영전략 측면에서 물류기업이 운송차량을 직접 확보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라고 강조한다.

국내외적으로 운송차량을 보유하지 않고 물류전략 및 기획, 물류정보시스템, 영업네트워크, 사후서비스(A/S) 중심으로 물류를 운영하는 비자산형 물류기업들도 많은 상황이다. 물류대기업 중 글로비스나 CJ GLS, 한솔CSN 등은 모두 이들 비자산형 물류기업이다. 해외에선 UPS SCS, DHL엑셀서플라이체인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직송 늘리려 위수탁차 번호판 값 폭등 우려

물류기업들은 또 증차가 금지된 상황에서 직접운송의무 비율을 늘리는데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차량 증차를 금지하는 대신 위·수탁차량을 직접운송차량으로 인정한다는 방침. 하지만 위·수탁 차량 번호판 매입에 운수업체들이 몰릴 경우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어 향후 번호판 가격이 껑충 뛸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위·수탁차량 번호판 매매에 붙는 프리미엄은 일반화물차 2천만원, 트렉터 3천만원 선이다. 만약 직접운송 의무제가 시행될 경우 프리미엄은 2배 이상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물류기업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운송제가 도입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물류기업들로선 패러다임 자체가 아웃소싱으로 비용을 낮추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자차도 위·수탁으로 모두 돌렸는데, 다시 자차로 하라고 하면 원가 상승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류기업들은 직접운송 비율을 당초 정부 계획인 30%보다 낮은 수준에서 시작해 시장 여건에 따라 신중히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같은 관계자는 “우리나라 물류기업 중 20% 이상 자차로 운송하는 기업이 얼마나 되느냐. 물류기업들에게 30%는 부담스러 수치가 아닐 수 없다”며 “첫 시행에서 20% 기준으로 시작하는 것이 업체들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화물정보망을 활성화할 것이란 정부 방침에 대해서도 화물운송주선업자나 운송 용차사들이 모두 몰락할 것이란 지적도 크다. 물론 다단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현재의 운송산업 구조가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업체와 협의과정은 충분히 거쳤으며 하위 법령 개정할 때 구체적인 내용(직접운송비율 등)을 담을 것이다. 특히 (운송)건수나 매출액과 같은 구체적인 운송비율 측정 기준도 마련돼야 한다”며 “향후 수정할 부분이 있다면 반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30%는 그대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직영 및 위·수탁차 뿐만 아니라 2012년까지 화물정보망을 이용한 위탁도 직접운송으로 본다고 한 규정을 들어 기업들이 느끼는 직접운송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은 다단계가 없다”고 전제하고 “물량 100을 받아 90을 (아웃소싱으로) 넘기는 건 기업의 사명감을 저버리는 것이다. 운송업이 정상화되려면 최소한의 기업적인 책무는 다해야 한다”는 말로 직접운송제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른 물류정책과 달리 녹색물류 인증제에 대해선 많은 기업들이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환경 오염을 줄인다는 대의명분에 기업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한진은 지난 3월 LNG 엔진개조 혼소(경유+LNG) 차량 4대에 대한 개조 작업을 마쳤다. 이 차량들은 인천, 평택, 대전 등 LNG 충전소(대전, 평택, 포항)가 있는 주변 지역을 중심적으로 배차될 계획이다. 게다가 지난 2월엔 군산-광양에 이어 인천-광양-부산을 연결하는 정기 연안해송서비스 재개로 녹색물류 확대에 나섰다.

대한통운은 지난해 7월부터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을 위한 전담부서를 두고 외부에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경유를 사용하는 항만 크레인을 모두 전기식으로 전환할 계획인데다 육상운송 화물차량의 경우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LNG용 화물차 엔진과 배기가스 저감 신기술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현대택배는 서울 시내를 운행하는 6년 이상된 2.5t 차량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했고 신규 차량엔 국제 배출가스 기준이 적용된 CRDI 엔진을 장착했다. 전국 터미널의 지게차 역시 80% 이상을 디젤식에서 전기동력으로 교체했다. 이밖에 세방이나 KCTC, 동부익스프레스, 동방 등의 물류기업들도 녹색물류인증제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이 부분도 비용의 문제가 걸린다. 친환경 정책이란 것이 사회편익을 염두에 둔 것인데, 이를 위해 아무런 정부 지원 없이 비용을 쏟아 붓는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당장 LNG혼소차량 개조에만 대당 2천만원이 소요된다. 10대만 바꾸더라도 2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곧 원가상승 요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기업의 영업환경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를 수밖에 없다
물류업체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수익성을 안 따질 수가 없다”며 “경인운하만 허더라도 화물터미널이 2곳 정도 생긴다고 하는데 물류적으로 봤을 때 실익이 없다면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해도 시간 및 비용의 속성상 물류와 상반된다”며 쓴소리를 했다. 화물영업에 어려움이 많은 연안운송에 정부지원금이 투자돼야 한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이밖에 물류단체 통합에 대해선 절름발이식 통합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업계는 원칙론적으로 단체 통합에 찬성하면서도 자생적으로 생겨난데다 각자 고유의 기능들이 있는 협회를 획일적으로 통합하려는 과정에서 잡음 반발이 일어났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국제물류분야인 국제물류주선업협회를 당초 통합대상으로 넣었으면서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는 항만물류협회는 제외한 것이나 단체 성격이 많이 다른 한국물류관리사협회를 아무런 기준 없이 통합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물류산업 분야의 특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택배업계에선 택배업의 별도 업종으로 분리하는 법제화 방안과 증차 허용 문제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건의하고 있기도 하다. <이경희·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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