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화물운송등 개선점도 많아…협회조직으로 풀어야
●●● 새로운 랜드브릿지(대륙교)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중국횡단철도(TCR)가 지난 1일 개통 15주년을 맞으면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이날 TCR의 출발지인 중국 롄윈강(連云港)항 신동방컨테이너터미널에서 중국 철도부, 롄윈강 시정부, 중국 및 한국, 일본,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물류 업·단체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TCR개통 1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2007년 통과화물 5만TEU째 화물의 상차식(上車式)이 같이 열려 15돌을 맞은 TCR이 새로운 랜드브릿지로서 성장하는 상징성을 드러냈다. 5만개째 통과화물은 크레인에서 천천히 내려와 열차에 상차, TCR 노선을 타고 카자흐스탄을 향해 출발했다.
또 단일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서중물류가 1~2일 이틀간 롄윈강 현지에서 TCR 관련 국가기관 및 이용기업 관계자 200여명을 초청해 제4차 TCR 국제발전회의를 개최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서중물류는 둘째날인 2일엔 TCR 운영협회 조직에 대해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해 TCR 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이번 행사는 서중물류 주최로 연운항훼리, 극동MES, SITC, 신지글로벌 등이 후원했다.
● 중앙亞 넘어 로테르담까지 연결
TCR은 지난 1992년 12월1일 중국 롄윈강에서 컨테이너 50개를 실은 ‘둥팡1080’호란 이름의 국제선 화물열차가 기적을 울리면서 시작됐다. 이 열차는 중국 국경인 알라산커우(阿拉山口)를 넘어 카자흐스탄 알마티, 러시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달리며 신랜드브릿지의 출현을 알렸다.
현재 TCR 노선은 중심축인 룽하이셴-란신셴(蘭新線)의 경우 롄윈강에서 시작해 정저우, 란저우, 우르무치를 거쳐 카자흐스탄과의 국경도시인 알라산커우까지 4131km 구간을 연결하고 있다. 또 해외 연장노선을 통해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이란, 벨라루시, 폴란드, 독일 및 네덜란드 로테르담까지 총 1만900km 구간까지 연결된다.
다만 TCR은 중국철도와 옛 소련지역과의 궤폭 차이로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경지역에서 환적을 해야만 하는 단점을 지닌다. 중국철도는 협궤로 폭이 1437mm인 반면 카자흐나 우즈벡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및 몽골 철도는 1520mm의 광궤노선이다. 이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지역별 블럭트레인 운영 및 선진화된 화물환적시스템 도입이 필수로 지적된다.
TCR은 개통 후 15년이 흐른 지금까지 동북아시아와 중앙아시아, 유럽을 오가는 통과화물 130만t, 22만3천TEU를 운송했으며, 이중 90% 이상이 롄윈강항에서 처리됐다. 이와관련 롄윈강항의 유일한 컨테이너 터미널인 신동방컨테이너터미널 리우취앤 부사장은 “롄윈강항은 개항 20년이 됐고 TCR은 15살 생일을 맞았다”며 “롄윈강항은 TCR의 기본항구로 세계 관심이 집중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해 TCR을 통한 연운항의 성장잠재력을 강조했다. 신동방터미널은 차이나쉬핑과 롄윈강항무그룹이 합작해 설립됐다.
TCR은 1992년부터 시작되긴 했으나 몇년간 중국과 카자흐스탄 국경의 환적 문제와 하주들의 불신 등으로 외면당해 왔다. 하지만 1999년 서중물류가 적극적인 화물 유치에 나서고 중국 및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노선 발전에 노력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TCR의 발전은 서중물류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서중물류는 TCR에서의 높은 물동량 점유율을 무기로 중국 철도부와 회의를 진행하면서 운송상 노출된 문제점들 개선에 머리를 맞댔다.
지난해 3차례에 걸친 TCR 발전국제회의는 블럭트레인 운영의 가능성을 시험한 자리였다.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차회의에서 롄윈강-알라산커우간 블럭트레인 시범운행을 합의했고 5월 한국에서 열린 2차회의에선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가는 카자흐 국경도시인 사라가시까지 블럭트레인 시범운행을 하는데 뜻을 모았다.
특히 서중물류는 지난해 11월26일 외국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철도부와 화차 48량 조합의 블럭트레인 구성에 합의하고 같은해 12월5일 첫 열차를 운행하는데 이르렀다. 이로써 롄윈강-알라산커우간 운송기간은 기존 12일에서 5일(109시간)로 절반 이상 단축됐다.
12월 우즈벡 타슈켄트에서 열린 TCR 3차회의에선 첫 운행된 블럭트레인의 운송시간 단축 효과에 대해 검토했다.
● 서중물류, TCR 발전에 ‘한몫’…개선점도 많아
블럭트레인 운영으로 40일 넘게 걸리던 롄윈강-사라가시 구간 총 운송시간은 21일로 짧아져 경쟁노선인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대등해졌다. 중국과 카자흐 구간의 환적에도 불구하고 짧은 운송거리를 무기로 한 TCR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다. TSR의 러시아내 운송거리는 보스토치니에서부터 유럽쪽 국경인 로코티까지 6732km다. TCR보다 무려 2600km가 더 길다.
TCR은 2000년대 접어들어 매년 빠른 물동량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4년 4만4천TEU에서 2005년 6만5천TEU, 지난해 9만4500TEU를 기록했다. 올해는 10만TEU 벽을 넘어 12만5천TEU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2004년의 세배 수준. TCR 이용 최대 물류기업은 한국의 서중물류다. 서중물류는 전체 물동량의 18%인 2만3천TEU를 취급하고 있다. 이어 중국의 국영 물류기업 시노트란스는 7~8%를 점유하고 있다.
TCR은 15년동안 많은 발전을 이뤄왔지만 그와 함께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은 것으로 지적된다. ▲벌크화물운송 기준 마련 ▲위험물운송 허가 ▲신장성 단선(單線) 구간의 대안마련 등이다.
벌크화물 운송의 경우 TCR은 TSR과 비교해 벌크화물에 대한 상차, 포장, 쇼링(고정), 라싱(결박) 등의 기준이 없어 화물운송의 안정성이 뒤쳐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벌크화물 운송이 실현되기 위해선 러시아 철도청과 같이 모든 출발지에서 포장, 상차, 하역 등의 제반 사항에 대한 통일된 기준을 갖춰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환적구간인 도스틱에서 환적에 필요한 장비 및 시설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모든 운송수단중 철도(TCR)에 한해서만 위험물운송을 금지하고 있어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수출국가의 안전성 검사를 마쳤다 하더라도 원천적으로 운송이 제한된다. 이는 곧 TCR의 장기적인 화물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없다. 업계는 이에 대해 CIS지역의 경제활성화에 따른 건설경기 호황으로 위험물 수입이 늘어나고 있어 하루빨리 페인트나 도료 등의 위험물 운송이 허용돼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신장성 쿠이툰(奎屯)과 알라산커우간 235km가 현재 단선으로 운행되고 있는 점도 이용사들이 불만거리다. 이 구간은 현재 단선운행이 되면서 정체현상이 상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중국 철도부가 징허(精河)-헤우르고어스(Heurgoeus) 247km 단선 노선을 2009년 완공 목표로 건설해 대체루트로 활용한다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복선화가 요구된다.
●“카자흐-우즈벡 블럭트레인 운영 긴요”
여기에 더해 서중물류 류제엽회장은 카자흐 도스틱-우즈벡 아사카 구간의 블럭트레인 운행이 하루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카는 한국의 창원시처럼 공업시설이 많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우즈대우자동차 공장도 이곳에 지어져 있다. 류회장은 “우즈대우자동차 물동량이 인천에서 아사카까지 매달 40피트 컨테이너 50개 정도 된다”며 “중국내 TCR 노선의 블럭트레인 운영으로 이 구간 운송기간이 21일까지 짧아지긴 했으나 도스틱-아사카 구간까지 블럭트레인으로 운송될 경우 내년엔 18일까지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카자흐와 우즈백의 블럭트레인 확대를 요구했다.
이같은 문제점들에 대해 한국복합운송협회 김인환 회장은 “TCR은 한중 양국 및 동북아 교역의 교두보일 뿐 아니라 우즈벡 등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로 발돋움했다”며 “다만 개선해야할 몇가지 문제점도 발견되고 있는데 이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할 때 진정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대륙교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TCR 관련국가가 참여하는 국내운영회의의 창설이 시급한것으로 지적된다. 지금까지 서중물류 단독으로 중국정부에 TCR 문제점에 대해 건의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2일 TCR 국제운영협회 조직에 대한 당위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한국 및 중국, 일본등 TCR 관련국들의 관심을 끌었다.
회의에서 서중물류 류제엽 회장은 그간 TCR을 통한 운송루트 개발 상황에 대해 말하고 한국 및 중국, 일본 등 TCR 이용 기업들이 참여하는 국제협의체 창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류회장은 “단일기업으로서 TCR 서비스 개선을 위한 의견을 중국 철도부에 여러차례 개진했으나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며 “한국 정부 및 관련 기관, 이용기업, 일본 기관 및 민간기업 등 국제적인 TCR 운영기구가 꾸려져 서비스 개선에 대해 얘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중앙아시아 특히 카자흐스탄은 카스피해에서 기름이 발견되고 부동산이 큰 발전을 보이면서 여러 화물이 유입되고 있다. 운송루트는 TCR, TSR 밖에 없으며 한국과 일본은 이 두 루트를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며 “중국 철도가 민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머스크나 APL 등 다국적 기업들은 참여한다고 하지만 한국기업들은 한곳도 없다”고 말해 한국기업들의 TCR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류회장은 “그동안 우리가 축적해온 (TCR) 정보를 모두 오픈할 용의가 있다”며 “서중물류와 힘을 합쳐서 TCR 협회가 창설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부탁했다.
●“TSR 모델로 TCR협의체 구성 모색돼야”
김인환 한국복합운송협회장은 “TCR은 서중물류 개인 비즈니스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회의에 참석하고 보니 TCR을 하주에 소개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고 느꼈다”며 “TCR이 CCTT(TSR 운영협의체)의 방향으로 운영돼야 하주와 운영사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TSR의 경우 러시아 철도청이 주관하는 국제운영기구인 CCTT가 구성돼 있으며 매년 정기회의를 통해 TSR 운영 및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CCTT는 매년 회원국가및 회원기업이 내는 8천달러, 2천5백달러의 회비로 재정이 꾸려지며 별도의 사무국이 운영됨으로써 러시아 정부의 독점운영을 막는데 기여하고 있다.
하주대표로 회의에 참석한 한국무역협회 하주협의회 백재선 부장은 “TSR은 하주협의회를 방문하고 운임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TCR은 전혀 그런 창구가 없다”며 “TCR 서비스 제고 차원에서라도 중국 정부의 (협의체 구성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하주만족은 곧 TCR 활성화로 이어지며 TCR 협의체가 꾸려지면 하주협의회도 함께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성로지스틱스 장재근 사장은 “한국 기업으로서 외국기업과 경쟁하는데 많은 한계를 느껴 왔다”며 “서중물류의 앞서가는 모습을 보고 긍정적인 인상을 받았다”고 말해 TCR 협회 조직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우송대학교 철도경영학부 이성준교수(한국물류학회 철도분과위원장)는 “TCR은 서중물류 혼자서 할 수 있는 싸움이 아니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나서서 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오는 15일 열리는 전체 학술대회에서 TCR의 중요성 및 협회 조직의 필요성 등에 대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중물류 류제엽 회장은 1일 중국 롄윈강 현지투자 기업인 강소성 김해투자주식회사 저우원준 사장과 포괄적 상호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중물류는 MOU를 통해 롄윈강항에 보세화물창고 및 컨테이너 조작장(CFS)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