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17 11:16:58.0

공유서비스의 진화 ‘물류창고를 공유한다’

6년차 접어든 개인 물품 보관 서비스…픽업부터 배송까지 전 과정이 비대면
인터뷰/ 마타컴퍼니 박정훈 대표


마타컴퍼니는 2016년에 설립해 벌써 6년 차에 접어든 짐 보관 앱 서비스 마타주를 운영하고 있다. 마타주서비스는 도시의 오피스텔이나 원룸에 거주하는 이들이 공간 부족으로 겪는 불편을 해소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집이 좁아 필요한 물건이 있어도 들여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이미 짐 보관 서비스 업체들이 성행하고 있다. 마타컴퍼니는 국내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라 판단해 ‘마타주’라는 브랜드를 내놨다. 지난달 새로 취임한 이 회사 박정훈 대표를 만났다.

Q. 마타주는 어떤 물류서비스인가?

마타주는 현대 사회의 한정적인 주거공간을 대신해 물건을 보관, 관리하는 일종의 공유창고형 보관 서비스다. 보관을 창고나 방 단위가 아닌 상자 단위로 작게 분절해 소량 보관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자 외에도 의류를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하는 옷걸이 보관, 자전거나 여행용 가방과 같이 상자 단위로 포장이 어려운 경우에 이용할 수 있는 큰 짐 보관 서비스를 제공한다.

Q. 마타주의 경쟁력은?

함축해서 얘기하면 ‘쉽게 짐을 보관할 수 있다’가 될 것 같다. 최근 점점 확장되고 있는 임시물품 보관 창고의 경우 기본적으로 고객이 짐을 넣을 공간이 얼마나 커야 하는지를 스스로 고민해서 공간의 크기를 결정하고 짐을 포장한 뒤 직접 방문해서 짐을 운반해야 한다.
마타주는 보관이 필요한 상자 수량만큼만 앱으로 예약하면 예약 수량만큼 포장할 상자를 먼저 배송해 준다. 받은 상자로 집에서 포장만 하면 선택한 옵션에 따라 택배 또는 마타주 배송요원을 통해서 짐을 수거하게 된다. 이처럼 집 앞에서 픽업, 배송이 운영되기 때문에 편리하고 비대면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경쟁력이 있다.

부가 서비스로 물건을 하나하나 촬영해서 앱에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 물건촬영서비스가 있고, 의류의 경우 세탁서비스를 연계하여 보관과 세탁을 한 번에 이용하실 수 있는 의류 세탁 서비스도 있다.
 


Q. 고객의 짐을 보관하는 창고가 궁금하다.

현재 마타주 보관센터는 인천에 있다. 마타주 전용 보관센터로 온도와 습도를 관리할 수 있는 설비와 보안 장비를 갖추고 있다. 내년에는 물류센터 이전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물류 설비나 보관 환경에 대한 보다 발전적인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마타주는 고객이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어디에서나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Q. 지난달 마타주에 새로운 보관함이 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상품인가?

기존에 운영되고 있는 ‘상자보관’, ‘행거보관’에 더해 ‘도서보관’과 ‘대형보관’ 상품을 새로 개발해 지난 11월에 출시했다. 신상품을 출시하게 된 배경은, 최근 2~3년간 마타주에서 제공하는 보관함 종류에 변화가 없었기도 했고 또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니 기존 보관함만으로는 여러 가지 제한적인 부분들이 있었다. 보관물로 들어오는 짐의 종류나 확장성을 고려해서 새로운 보관함을 개발해야겠다고 판단했다.

먼저 ‘도서보관’ 상품은 기존 상자 보관 상품보다 작은 규격의 상자로 도서를 가득 채웠을 때 상자의 내구성이나 운반을 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했다. 실제로 고객님 중에서 기존 ‘상자보관’ 상품을 통해 도서를 가득 담는 경우가 있는데 책이 생각보다 무겁다.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택배접수가 거부되는 경우도 있었다. 또 운반 과정에서 상자가 파손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상자보관’ 부피에 무게를 맞춰 적게 담아버리면 상자의 부피를 다 채워 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처럼 기존 ‘상자보관’ 상품은 두루두루 담기는 좋으나 책이 많은 경우는 적합하지 못했던 점을 개선했다. 또 책은 모두 ISBN이라는 고유번호가 있기 때문에 보관하는 책의 ISBN 데이터를 수집해, 향후 도서 중고 매매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상품을 설계했다. 디지털 시대에 전자 도서 시장이 매우 크긴 하지만 아직도 실물 도서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고 소장가치 또한 있기 때문이다. 중고도서 거래 시장 규모가 크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대형보관’ 상품도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출시하게 됐다. 보관센터로 수집되는 물품 중에 부피가 큰 이불이라든지 겨울 패딩과 같은 부분들은 기존 ‘상자보관’ 규격에 많이 들어가질 않아서 보관 비용 부담이라거나 상자를 여러 개 분할해서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상자 규격의 제한 때문에 보관하고 싶어도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고객상담을 통해 알게 됐다. 최근에는 SNS로 홍보한 콘텐츠가 육아 중인 고객에게 노출되면서 유입된 고객이 좀 있었다.

육아용품 중에서 부피가 큰 물품도 있다 보니 기존 보관함으로는 유치가 어려웠다. 이러한 배경에서 대형보관함을 생각하게 됐다. 다만 작아진 도서 보관함과 달리 보관함이 커지기 때문에 보관함의 무게도 무거워질 수 있다고 봤다. 고객의 요구도 고려하고 기존 운영 프로세스에도 무리가 없도록 하기 위해 무게는 제한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대형보관’은 무게가 많이 나가지는 않지만 부피가 큰 상품을 조금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Q. 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화는?

코로나19로 수혜를 입은 업종은 아니다. 코로나19 초기에 공유 서비스가 타격을 받았다. 아무래도 사람이나 물품 간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어 오히려 공유 서비스를 꺼리는 현상도 있었다. 그리고 비대면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면서 마타주 역시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픽업,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이 조금 더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Q. 2016년 말 창업 후 마타컴퍼니가 달라진 점은?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서비스가 성장한 측면도 있고 회사 경영진에도 변화가 있었다. 우선 서비스는 운영 내부적으로 개선할 사항이나 신규로 확장할 분야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개척해왔기 때문에 출범 초기의 운영 모델에서 훨씬 더 다각화된 서비스로 진화했다.
픽업, 배송 방식에 편의성을 더한 서비스로 확장한다거나 보관 서비스와 더불어 부가적으로 제공될 수 있는 부분을 상품화하는 등 지속해서 서비스를 발전시켜 왔다. 서비스가 돌아가면서 고객들의 이용 후기가 점차 많아지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운영에 대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성장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회사가 올해 한국파렛트풀의 자회사로 인수됐다. 기존에 마타컴퍼니가 가지고 있는 물류 인프라를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앞으로 물류 서비스를 한층 더 성장시키는 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서비스 초기에 고객의 70% 이상이 여성이란 얘길 들었다. 여성이 주 고객인 이유가 궁금하다.

사업 초기에는 여성 고객층 비중이 더 높았지만, 최근 이용 고객 현황을 분석해보면 남성 고객 이용자의 비중이 전체의 약 43% 정도로 증가했다. 과거 주 고객이 여성층이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짐의 절반 이상을 의류가 차지하다 보니 의류나 잡화가 많은 여성에게 짐 보관 요구가 조금 더 있었다.
짐 보관 서비스에 대한 인식에 대해서도 예전에는 “집에 그냥 놔두면 따로 보관료가 발생하지 않는데 왜 돈을 주고 짐을 맡길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최근에 국내에서도 짐 보관 서비스 업체들이 조금씩 계속 생겨나고 이용자 수가 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다. 짐 보관 서비스 외에도 좋은 공유 서비스들이 계속 출시되고 지인들에게 알려지면서 창고를 빌려 쓴다는 공유 서비스에도 영향을 줬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서비스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크게 여성 남성의 구분 없이 확대되는 추세다.
 

Q. 마타컴퍼니의 새로운 대표로서 향후 목표와 포부가 궁금하다.

마타컴퍼니는 그간 마타주 서비스로 지금까지 기업활동 지원에 집중돼 있던 물류의 공간효용성을 생활 속 편리가치로 변환하고, 이를 삶의 장면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향후 고객사용경험 고도화와 서비스 범위 확대에 초점을 둘 계획이다. 실제 사용가치를 높여 보다 많은 고객의 생활과 주거환경 개선에 기여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적 서비스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
주요 추진 방향으로는 보다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물류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하여 지역적 커버리지를 확대하는 한편, 고객들께서 맡기시는 다양한 제품군 특성에 따라 최적의 관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서비스 카테고리를 보다 다양화하고 분류별 맞춤형 보관체계를 제공하려고 한다. 또한 보관과 연계될 수 있는 전후 부가서비스인 세탁 세척 포장 짐 정리 등을 한층 강화하고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과의 연동 등으로 원스톱솔루션 방식의 스토리지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Q. 정부 혹은 물류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는 물류를 산업인프라로 한정 지어 인식하거나 하나의 개별 업종으로 보는 시각을 과감히 버려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범유행 상황에서 우리는 모두 물류가 단지 하나의 서비스 업종이 아니라 생존에 직결돼 우리 삶을 지속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생활 기반임을 몸소 느꼈다.
물류는 디지털기반 위에서 타 산업과 융·복합하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 서비스를 발굴하고 일상생활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대 변화에 맞춰 과거 특정 산업보호와 산업간 이해관계에 따라 형성되었던 규제나 관행들도 적극적으로 개선되면 좋겠다. 하나하나 이슈들을 열거해 말할 수 없지만 소비자의 눈으로, 소비자의 편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모두 힘을 합쳐 하나씩 개선의 노력이 모이길 희망한다. 이러한 공동의 노력이 동반된다면 마타주와 같은 생활지향형 물류서비스들이 활성화되고 모두의 삶의 질이 향상되리라 믿는다. 

< 물류와 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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