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MSC, 친환경선박 발주 최다…2위는 佛 CMA CGM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대응해 글로벌 해운업계는 친환경 선박 연료로 액화천연가스(LNG)를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선사 10곳 중 7곳이 해운시장에서 LNG를 연료로 사용하며 녹색항로를 구축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발주량이 가장 많은 선사는 스위스 MSC였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 해양산업정보센터는 최근 ‘글로벌 선사 친환경 선박 발주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친환경선박 발주 증가율 10년새 5배↑ IMO는 지난해 열린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회의에서 2050년까지 국제 해운시장에서 탄소 배출량을 정점을 찍었던 2008년 대비 100% 줄이기로 했다. 유럽연합(EU)도 탄소배출권 거래제(EU ETS)를 해운으로 확대했다. EU 역내 항만을 드나드는 선박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에 발맞춰 선사들은 친환경 선박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율은 2014년 10% 내외에서 10년이 지난 2024년 50% 수준으로 약 5배 급증했다. 전 세계 친환경 선박 발주잔량은 1377척으로, 상위 10개 선사가 446척을 신조 주문하며 32%를 차지했다. 이중 컨테이너선이 58%(258척)로, 발주량이 가장 많은 선종으로 꼽혔다. 이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9%(86척), 자동차운반선 9%(39척),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5%(23척) 순이었다. 선사들에게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연료는 LNG였다. 10개 선사가 발주한 446척 중 65%인 289척이 LNG 연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메탄올이 34%(152척)로 뒤를 이었으며, LPG는 1%(5척)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10개 선사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체로 확대해도 LNG 연료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했다. 발주잔량 1377척 가운데 73%인 970척이 LNG로 파악됐으며, 그 뒤로 메탄올 17%(226척), 암모니아 2%(27척) 순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선박을 발주한 상위 10곳 중 MSC, 프랑스 CMA CGM, 대만 에버그린, 덴마크 머스크, 일본 ONE 등 5곳이 컨테이너선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산업정보센터는 “컨테이너선은 선속이 빠르고 연료 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친환경 연료의 경제성에 민감하다”고 건조 배경을 설명했다. 대만 에버그린·日 ONE, 발주선사 톱 10 이름 올려 친환경 선단 확충에 가장 공을 들인 선사는 MSC로, 85척의 컨테이너선을 신조 주문했다. 85척 모든 선박에 LNG 연료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MSC의 LNG연료추진 컨테이너선은 향후 100척을 웃돌 전망이다. 2023년 말 운용 선박이 15척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MSC는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보고서에서 “2027년까지 LNG를 연료로 쓸 수 있는 선박이 100척 이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위 프랑스 선사 CMA CGM은 81척의 친환경 선박을 발주했다. MSC와 마찬가지로 건조 선종이 모두 컨테이너선이다. 57척은 LNG, 24척은 메탄올을 연료로 각각 채택해 환경 규제에 대응한다. CMA CGM은 지난 7월 HD한국조선해양과 1만55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에 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 선박에는 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비롯해 폐열회수장치 등 친환경 장비가 탑재된다. 에버그린, 머스크, ONE 등의 컨테이너선사들도 톱 10에 이름을 올렸다. 에버그린 머스크 ONE이 각각 30척 24척 22척을 발주했는데, 세 선사 모두 메탄올을 채택한 게 눈길을 끈다. MSC가 친환경 선단 전체에 LNG를 적용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3위는 싱가포르 선주 이스턴퍼시픽쉬핑(EPS)으로 56척을 신조 주문했다. 46척은 LNG를, 10척은 메탄올을 각각 사용한다. 이 밖에 ONE의 모회사인 MOL과 NYK는 각각 49척 34척의 친환경 선박을 발주하며 4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MOL은 47척의 선박에 LNG를 적용한 반면, NYK는 34척 모두 메탄올을 선택했다. 지난달에도 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발주에 잇따랐는데 LNG 연료 도입이 두드러졌다. 외신에 따르면 MSC는 최근 중국 저우산창홍국제조선에 1만9000TEU급 LNG연료추진컨선 12척을 발주한 데 이어 장쑤신한통선박중공과 2만1000TEU급 10척의 건조와 관련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IL도 중국선박그룹(CSSC) 자회사인 후둥중화조선과 최근 LNG 연료 추진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현재 PIL은 LNG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1만4000TEU급 4척과 8200TEU급 4척을 건조 중이다. 1만4000TEU급 선박은 올해 말 인도될 예정이다. 신조선이 선대에 추가되면 자사 운항선박 중 최대 선형이 된다. 이 밖에 캐나다·홍콩 컨테이너 선주사인 시스팬도 9000~1만7000TEU급 이중추진연료 컨테이너선 27척을 발주했다. 23척이 LNG, 나머지 4척을 메탄올 연료로 채택했다. “암모니아 독성문제 해결 후 주력 연료로 대체” 해양산업정보센터는 선사들의 주력 친환경 연료가 LNG·메탄올에서 향후 암모니아로 대체될 것으로 관측했다. 암모니아가 장기적으로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연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LNG는 석유를 제외한 선박의 대안 연료 중 가장 많은 사용 경험과 벙커링 인프라가 구축된 연료로 최근 수년간 신조선에 가장 많이 채택됐다. 다만, 이산화탄소 대비 약 28배에 이르는 메탄을 배출하는 메탄슬립 등은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메탄올은 벙커링이 용이한 반면, 아직까지 수요 대비 생산량 확보가 어려운 게 문제로 꼽히고 있다. 암모니아 연료는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으며 수소 대비 보관과 운송이 용이하다. 다만, 암모니아의 독성은 연료로 활용하기에 부담스러운 문제로 꼽힌다. 연소 과정에서의 배출뿐 아니라 저장, 공급되는 단계에서 누출까지 다양한 독성 노출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많은 기관이 연구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해양산업정보센터는 암모니아 연료와 관련해 “조선사 설계인증 및 다수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독성 문제는 기술 개발로 상당 부분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엔 주력 선박으로 대체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암모니아 연료 비중은 2030년 8%에서 2040년 29%, 2050년에는 46%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해사물류통계 ‘친환경 선박 발주 상위 10개 선사’ 참조)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