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하락에도 어쩔수 없이 손을 놓고 있었던 정기선사들이 3월들어 일제히 대폭적인 운임인상을 강행하고 나서 그 실효성 여부가 관심사다. 국내외 해운 뉴스는 연일 유럽, 북미항로 운임인상에 초점을 맞춰 기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정기선사들로선 이번 운임인상 기회를 놓칠 경우 생존여부와도 결부돼 있다는 위기의식이 매우 팽배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시기적으로도 비수기를 지나면서 본격적인 성수기 채비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선사들로서도 운임회복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갖고 실행하고 있다고 본다. 올 해운업황은 상저하고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3월을 최대 고비시점으로 보고 선사들에게 더욱 내실을 다지도록 해운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다행히 운임인상 시도가 머스크 등 유럽계 유수선사들이 주축이 돼 시행에 들어감으로써 선사들간의 결집력이 더욱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때 서로 해운시장 붕괴의 주범으로 지적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선사들간에 협력분위기가 무르익은 것은 결국 상생쪽으로 운임전략을 짜지 않으면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와함께 선사들이 이번 운임인상 같이 대폭적일 경우 화주측의 반발이 심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저없이 인상에 나섰다는 것은 최악의 바닥세 운임에다 불황의 정도가 너무 심각해 화주측도 선사들의 어려운 경영여건을 부분적으로 수긍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조심스런 해석도 해 본다. 실제로 이번 운임인상정도라면 과거같으면 화주측의 반발이 너무 강경해 흐지부지된 사례가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물량 감소, 고유가, 선박공급 과잉등의 3중고에 시달리며 채산성에도 훨씬 못미치는 운임하락세를 관망해야 했던 선사들로선 이번 운임인상 실시는 상당한 베팅이라고 분석된다.
올 상반기가 이같은 운임시장이 형성되면서 무사히 지나가고 하반기를 맞게 될 경우 본격적인 성수기에 선사들의 공격적인 서비스 확충이나 운임시책들이 새로이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일 기준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발표한 상하이발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무려 186.87포인트(19%) 급등한 1163.9포인트를 기록해 주요 선사들의 운임 인상 시도가 일단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초 사상 최저치인 647포인트까지 하락했던 벌크선운임지수(BDI) 역시 6일 현재 787포인트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막대한 영업손실을 봤던 해운선사들은 이번 기회를 해운 업황 턴어라운드의 호기가 되길 고대하고 있을 것이다. 선박공급과잉도 신조 인도량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보이고 자체적인 계선 등에 따라 크게 해소될 전망이어서 그 기대치는 매우 크다. 물동량도 유로존 재정위기 지속과 중국경제의 긴축정책 등의 부정적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미국경제의 회복세가 빨라지고 있고 신흥공업국들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돼 작년에 비해 신장률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칠줄 모르는 고유가다. 선박용 벙커C유 가격 앙등으로 해운선사들의 전체 운항원가에서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정도 되고 국제 카훼리선들은 더욱 그 비중이 커 고유가에 선사들이 맥을 못추고 있다. 해운전문가들은 최근의 운임인상 폭이 커 고유가 부담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면서 업황 상승세를 어느정도 견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상생을 위해 선사들이 운임시장을 안정시키고 선복을 자율적으로 감축 조정하면서 효율적인 서비스를 실시해 나간다면 업종상 호불황 주기를 갖고 있는 해운시황의 턴어라운드를 예상보다 빠르게 가시화시킬 수도 있다는 희망를 갖고 해운업계가 더욱 분발해 주길 바란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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