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시아 역내 정기선 항로를 취항하는 국적선사들의 매출액이 20% 가까이 성장했다.
8일 각사 영업실적 공시에 따르면 근해항로 취항선사 10곳(양해해운 제외)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6569억원을 기록, 2009년의 3조602억원에 비해 19.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개 선사 중 7곳이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09년 839억원에서 지난해 1816억원으로 2배 이상(116.3%) 확대됐다. 흑자를 기록한 선사도 6곳에서 8곳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근해항로 선사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달성한 곳은 고려해운이다. 고려해운은 지난해 매출액 8563억원을 기록, 1년 전 6490억원에 비해 31.9% 늘어나는 호성적을 일궜다. 고려해운은 매출액 뿐 아니라 성장률에서도 근해항로 중 ‘톱’을 찍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480억원 512억원을 달성, 209.3% 325.1%의 폭증세를 거뒀다. 2009년엔 각각 155억원 120억원의 성적을 냈었다. 고려해운은 지난 1986년 이후 26년간 연속흑자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수송량에서도 창사 최초로 120만TEU 고지를 돌파했다.
장금상선은 7236억원의 매출액으로 근해항로 선사 중 2위에 올랐다. 2009년의 6292억원에서 15% 늘어난 것으로, 장금상선은 처음으로 매출액 7천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900억원 42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년 전 851억원에서 5.7% 늘어나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반면 순이익은 459억원에서 7.9% 감소했다. 장금상선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근해 선사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선사가 됐다. 장금상선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2.4%를 나타냈다.
STX팬오션 컨테이너선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6706억원을 기록 역시 역대 최고실적을 냈다. 2009년의 5099억원에 비해 31.5%나 급증했다. STX팬오션은 현재 한중일 및 동남아항로 뿐 아니라 호주항로를 한진해운 등과 취항하고 있어, 원양항로(유럽항로) 진출이 가장 기대되는 근해선사 중 한 곳이다. 만성 적자를 기록 중인 영업이익은 지난해 -9800만원을 기록, 2009년의 239억원에서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순이익의 경우 벌크선 등 다른 사업부문을 모두 합쳐 1097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선사들, 이익률 개선에 ‘올인’
흥아해운은 금융위기 이전의 외형을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했지만 수익성은 한결 높아졌다. 지난해 흥아해운의 매출액은 5908억원을 기록, 근해항로 컨테이너 선사 중 4위에 머물렀다. 2009년의 5476억원에 견줘 7.9% 성장, 동영해운 다음으로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억원 흑자를 기록, 2009년의 -78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04년 222억원 이후 최대치다. 순이익도 2009년 -147억원에서 지난해 61억원 흑자로 돌아서, 지난해 다른 어느 선사보다 수익 개선에 힘을 쏟았음을 엿볼 수 있다.
남성해운은 매출액은 최고치를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남성해운의 지난해 매출액은 2751억원을 기록, 1년 전의 2390억원에서 15.1% 성장했다. 남성해운은 한일항로의 선적상한제 도입에 힘입어 지난 2008년 첫 매출액 2천억원을 돌파한 바 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12억원 손실을 기록, 2009년 159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했다. 보수적인 경영을 통해 견실한 흑자기조를 이어왔던 남성해운은 동남아항로 진출과 유가 상승 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24.5% 늘어난 2679억원에 이르러 매출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순이익은 외환차익, 자산처분이익 등으로 52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는 2009년의 164억원에 비해 67.8% 감소했다.
천경해운과 동진상선은 각각 1531억원 1058억원의 매출액으로 근해 선사 중 각각 6위와 7위에 랭크됐다. 두 선사 모두 12.4% 10.8%의 두 자릿수의 매출액을 일궜다. 천경해운과 동진상선은 지난 2008년 처음으로 매출 1천억원대를 돌파한 뒤 큰 기복 없이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동진상선은 2009년 금융위기 여파로 1천억원대 아래로 떨어졌다고 지난해 다시 복귀했다. 두 선사는 지난해 영업이익 10억원 58억원, 순이익 16억원 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태영상선과 범주해운은 각각 980억원 919억원의 매출액으로, 11.4% 16.5%의 성장률을 거뒀다. 다만 태영상선은 2008년 넘어섰던 1천억원 고지를 회복하는데는 실패한 반면, 범주해운은 두 자릿수 성장세에 힘입어 동영해운을 따라잡고 9위로 뛰어 올랐다. 두 선사는 영업이익에선 14억원 54억원을 기록, 2009년 -66억원 -11억원에서 나란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의 경우 태영상선은 2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으며 범주해운은 6배 가까운 신장세를 보이며 69억원을 기록했다.
동영해운은 지난해 5.3% 늘어난 911억원의 매출액으로, 집계한 10곳의 근해선사 중 가장 낮은 외형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성장한 109억원을 거둬 4위에 올랐다. 순이익은 24.1% 늘어난 107억원을 기록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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