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선수금환급보증(RG) 대책에도 지난해 소형조선사 대상 은행권의 RG 발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인천 부평갑)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조선사 대상 RG 발급금액 6조1400억원 중 소형조선사 대상 발급금액은 단 0.4%인 272억원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RG는 조선사가 부도나거나 배를 제때 건조하지 못할 때 선주가 조선사에 지급한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 보증이다. RG 발급이 막힌다는 건 수주량 감소로 이어져 조선사들의 일감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RG는 국내 대형조선사를 중심으로 신규 발급됐다. 17개 국책 및 시중은행이 발급한 RG는 217건 6조1381억원으로 2016년 대비 각각 110.7% 7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시장이 2016년에 바닥친 뒤 지난해 세계 선박 발주량이 80% 급등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면서 RG 발급도 증가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대형조선 빅3에 전체 발급금액의 83.4%인 5조1162억원(148건),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대선조선 대한조선 한진중공업 등 6개 중견 조선사에는 16.2%인 9947억원(56건)이 발급됐다.
문제는 대형 및 중견 조선사를 제외한 소형조선사를 대상으로 발급된 RG가 지난해 단 13건, 272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형·중견 조선사 대상 은행의 RG 발급금액은 2016년 대비 각각 81.3% 79.2% 급증한 반면, 소형 조선사는 2016년 823억원에서 지난해 272억원으로 67%나 급감했다. 정 의원은 “업황 악화와 대형사 수주감소로 줄도산 위기에 빠진 소형 조선사에 은행들이 RG 발급을 여전히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정부는 중소조선사 대상 RG에 4년간 1000억원의 특별보증을 지원하는 ‘중소조선사 대상 RG발급 원활화방안’을 발표했다. 정 의원은 “소형 조선사는 정부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하반기 RG 발급금액이 상반기에 비해 오히려 63.3%나 급감해 정부대책이 무용지물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고사상태에 빠진 소형조선사는 나 몰라라 하고 대형 조선사만 챙기는 정부의 안이한 현실인식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며 “중소 조선사에 대한 추가 금융지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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