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5 10:38

칼럼/ 대-중소 물류기업 간 협업 및 상생

이헌수 편집위원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항공대 교수)

현재 우리 물류산업은 화주기업-물류기업 간, 대-중소 물류기업 간 등 각 산업주체 간 협력과 상생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며, 갈등과 무질서한 경쟁이 발생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내 제3자 물류기업(3PL)의 사업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물류산업의 장기적이고, 건전한 발전이 저해되고 있으며 신규 물동량 창출은 미흡한 가운데 국내 물동량의 해외유출이 가속화됨에 따라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 물류대기업의 규모의 경제 제고 및 시장지배력 강화노력의 일환으로 표적시장 범위 및 저가 영업전략이 확대되고 있고 이는 중소 물류기업의 고객상실 및 점유율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은 가속화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물류 대기업 및 중소기업 모두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그러므로 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협업 및 상생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

불공정 관행 및 개선방안

그러나 현재 물류시장에서는 물류 원청-하청업체 간 혹은 대-중소 물류기업 간 다양한 형태의 불공정 관행이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 관행은 물류 대기업이 확보하고 있는 물량을 무기로 하는 불공정 하도급 거래,  탁송업무 위탁거래 시 과다한 탁송료를 공제한 후 지급하는 경우 물량과 운임인상을 무기로 해 영세 협력 운송사와 차주에게 번호판 넘겨달라고 요구하는 경우 등 다양한 형태를 띄고 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물류 원청-하청기업 간 상생협력 공감대의 형성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며 많은 경우에 서면계약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불공정계약 체결 등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표준계약서의 활성화 및 공정거래 가이드라인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겠으나 화주기업의 물류자회사 설립으로 인해 다단계 운송이 악화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등과 같이 자회사 설립이 타당성을 가질 수 있는 기업을 제외하고는 자회사 설립을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물류자회사를 설립하더라도, 공급망 통합관리 등 4PL 기능에 중점을 둠을 통해 단순히 운송네트워크 상에 한 단계가 추가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보시스템부재로 인한 거래의 불투명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자상거래 기반 플랫폼이 활성화돼야 하며, 정보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물류기업의 세원 노출에 대한 우려, 가격 중심의 경쟁전략 등을 탈피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교육 및 정책수단을 통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그 밖의 여러 문제점들은 표준계약서, 공정거래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한 상생 생태환경 조성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

대-중소 물류기업 간 상생모델 사례 및 개선방향

대-중소 물류기업 간 상생의 필요성은 업계 전반적으로 공감하고 있으나 상생을 위한 노력은 아직 초기단계인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비스의 협력사 상생협력체계의 경우 물류산업진흥재단을 중심으로 협력사 경쟁력 강화 지원과 애로사항 개선지원을 통한 협력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협력사 애로사항 개선 지원 강화는 협력사 고충처리센터 운영, 협력사 법률자문 지원 등을 통해, 원활한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력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협력사 경쟁력 강화는 우수협력사 인증 및 지원 확대, 국내외 벤치마킹 및 현장방문 등을 통해 글로비스를 LLP(선도물류기업)로 하는 종합물류 서비스 제공 팀의 경쟁력과 더 나아가 현대기아자동차 등 화주기업의 SCM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상생협력체계의 경우 CJ One-Body 제도를 구축해 협력사와 유기적으로 상생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정기 정책 간담회 개최, 현장의견 반영 제도화 등을 통해 상생경영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고, 성수기에 급증하는 차량 수급을 위한 예상자금을 사전에 파악하고 선지급해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업체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종합물류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협력사와 함께 물류장비 공동개발 및 지속적인 기술개발 지원을 하고 있다. 한진의 LLP로서의 협업사례를 보면, 특수·위험화물 혹은 특정 지역에 특화된 중소형 물류업체와 협력하는 사례의 경우, 소규모 일반화물을 가진 중소형 물류업체들의 물량을 한진이 콘솔해 저운임으로 운송하며 거꾸로 한진이 확보한 물량 중 중소 물류업체에 적합한 특수·위험화물, 특정 지역의 화물을 중소 물류업체에게 위탁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대형화주 유치 후 국내 관련 물류업무를 협력업체 풀(pool)을 활용해 운영하는 사례의 경우 물량 유치 후 이와 관련된 운영을 물류 구간 별로 세분화해 각 분야 별 특화업체와 협력해 운영한다. 동원산업의 경우 주요 상품들이 신선식품들이므로 유통과정에서 콜드체인을 이용한 운송이 필수적이며 동원산업과 거래하는 협력회사들에게는 초기 투자비 부담이 따르므로 동원산업이 콜드체인 운송차량에 대한 투자비를 지원해 상생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상기 사례와 같이 물류대기업과 중소 물류협력사가 상생모델을 구축하기위해서는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 등을 체결해 기본적인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또한 가장 기본적인 협력 환경으로서, 빈번한 공식 및 비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간의 필요와 만족도 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져야 하며, 협력사가 처해 있는 심각한 문제들 특히 자금문제 등에 있어서 대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비용절감, 서비스 질의 제고 등은 어느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최대한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도출해야 하며 성공사례들을 전 협력업체들이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물류기업 간 협업·상생 해외 사례 및 시사점

물류 원청 및 하청 업체 간의 불공정거래 근절 및 공정계약을 유도하기 위해 여러 정부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물류시장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물류 원청-하청기업간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윈-윈 하고 상생문화가 정착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부가 중소 화주기업의 물류 효율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는 공동물류 활성화사업 등의 선정 시 대-중소물류기업을 연계한 사업모델을 우선적으로 배려함을 통해 상생을 유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중소 물류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통해 대-중소 물류기업 간의 평등관계를 유도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최근 3년간 일본 물류기업의 종합경쟁력 순위 Top 10에 포함되는 ‘작지만 강한 중소·중견기업’의 증가추세가 현저하며 이는 물류 대기업 및 더 나아가 화주와의 대등한 관계형성으로 연결되고 있다.

해외 물류기업 간 얼라이언스 사례 및 시사점

물동량의 해외유출이 가속화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우리 물류산업의 여러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대안이 해외시장 개척 및 진출 확대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 물류기업 특히 중소물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은 초기단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류기업 특히 중소 물류기업들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개별기업 차원에서 추진하면 투자 및 비용의 부담이 클 뿐 아니라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지식과 경험의 부족으로 인해 많은 리스크를 안게 되므로 물류기업 간 얼라이언스를 통해 각종 투자, 비용 및 위험의 분배 그리고 제공해야 하는 지역 및 서비스 범위와 관련한 요구의 증가 등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ACEX’는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러시아의 포워딩 중심의 물류회사 연합으로서 치열한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참여 물류업체들은 얼라이언스 협력을 통해 서비스 제공지역의 제약 극복, 복합일관운송 능력 제고, 통관, 창고, 배송을 포함한 종합적인 물류서비스 제공 등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개별기업으로서는 유치 및 담당하기 어려웠던 대규모 비즈니스, 글로벌 비즈니스, 다양한 글로벌 복합운송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를 확보한 사례는 이러한 얼라이언스를 통해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우리 물류기업을 위한 훌륭한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 특히 중국과 같이 방대하고 다양하며 또한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첨단의 서비스와 솔루션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하나 이를 위한 투자와 비용은 개별 물류기업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크므로 얼라이언스가 매력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광범위하고 다양한 시장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방대하고 복잡한 네트워크의 구축을 요구하며 이를 위한 물류기업 간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 물류기업들의 중요한 타겟마켓인 중국 및 기타 이머징 시장은 글로벌 물류기업들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혁신적이고 차별적인 비즈니스 모델들이 지속적으로 창출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Thai Logistics Alliance’처럼 물류의 각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상호보완적인 서비스 제공자들이 협력해 새롭고 차별화된 비지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물류기업 간의 얼라이언스는 아직 본격적인 추진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나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여러 물류기업이 참여하는 체계화된 협력형태로 발전되어 나가야 한다.

물류산업 주체별 상생협력 방안

물류산업 주체간 협업 및 상생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각 주체별로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지면의 제약으로 인해 세부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려우나 정부 및 공공부문의 경우 물류시장 거래문화 합리적 개선 선도, 유관단체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한 정책효율성 극대화, 중소 물류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 해외 물류시장 동반진출 지원, 대-중소 물류기업 간 및 중소 물류기업 간 얼라이언스 구축  지원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물류 대기업의 경우 대-중소 물류기업 상생체계 구축, 물류 얼라이언스에서의 주도적 역할 강화, 정보공유체계 구축을 통한 투명성 강화, 협력사 경쟁력 강화 지원, 협력사 애로해소 통한 협력환경 개선 등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중소 물류기업도 물류 대기업의 해외시장 개척 노력 및 기타 대-중소 물류기업 상생노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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