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3 09:40

경제 읽어주는 남자/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경제 파급영향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김광석 겸임교수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올리나요?” “한국경제는 어떻게 되나요?” 필자는 요즘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2016년 12월 14일 미국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됐다. 또한 2017년 한 해 동안 기준금리를 3회 인상할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세상이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중들에게는 상당한 오해와 의문이 있고, 충분한 답변이 필요하다. 더욱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 한국경제에는 어떠한 파급영향이 있을지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둘러싼 오해와 사실

기준금리에 관한 대중들의 오해 중 하나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트럼프의 정책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대답은 ‘아니오’다. 오히려 트럼프는 저금리를 선호한다. 트럼프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하고, 강력한 보호무역조치를 동원해 신흥국으로 돌아갔던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들이고자 한다. 트럼프의 주된 정책기조는 경기를 부양시켜 일자리를 늘리는데 있다. 따라서 트럼프는 당연히 저금리를 선호하는 기조를 갖고 있다.

더 중요한 이유는 바로 독립성(independence)이다. 예컨대 축제를 개최하는 주최자가 있지만, 인사사고 발생에 대비하는 것은 경찰의 역할이다. 이처럼 경기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을 활용하는 정부가 있지만, 물가안정과 버블 위험성을 조절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법에 기초해 엄격히 독립성을 가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연방준비제도(Fed)의 옐렌 의장은 “의회에서 독립성을 부여받은 연준은 트럼프 신정부의 정책을 미리 예상하거나 트럼프 당선인에게 정책적 조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본 논리를 뒷받침해 준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도 올리는가? 많은 대중들이 가지고 있는 두 번째 의문이다. 역시 대답은 ‘아니오’다.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함이요, 인상하는 것은 경기가 부양되었다는 확신이다. 미국은 미국 경제 여건을 진단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고, 한국은 한국의 여건을 판단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7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7%에서 2.4%로 하향조정했고, 주요 민간 경제연구원들도 2%대 초반까지 내려 잡았다. 추가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는데 초점을 두어야 하는 시점이다. 2015년 12월에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한국은 그 후로 1차례 인하했다는 사실도 좋은 근거가 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경제 파급영향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경제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대내외 금리차 경로다. 달러화의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한국으로 투자되었던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결국 한국의 주요 산업에도 적잖은 충격이 올 수 있다. 2017년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수차례 인상하고 많은 나라들이 이어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저금리를 유지하던 한국은 대내외 금리차로 인한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 최근 한국 경제를 견인해 오던 주력산업들이 신흥국들과의 기술격차 축소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이러한 주요산업들은 주가 하락으로 인해 자기자본 규모가 축소되고 있고, 대외 채무에 의존하는 경향도 높아진 상황이다. 대내외 금리차로 인해 주요산업들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면서 구조조정이 가속화 될 수 있다.


둘째, 환율 및 수출 경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한국의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의 경기회복을 의미하고, 미국 달러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는 차원에서 대미 수출에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신흥국의 자금유출이 가속화 되고, 외환위기 발발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2015년 미국 기준금리가 한차례 인상했는데도 불구하고, 자금유출이 크게 발생했다. 특히 달러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국제원유 및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려 산유국과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신흥국들의 경제를 흔들어 놓을 수 있다. 한국 수출의 약 25%를 중국에, 약 20%를 아시아 신흥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수출대상국의 위기는 한국 수출도 위협할 것이다. 

셋째, 국내 주식 및 부동산시장에는 좋지 못한 신호로 작용한다. 2017년 중반 한국 기준금리 인상이 있을 것을 가정하면, 주택매매가격이 조정되기 시작할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실물투자에서 금융투자로 자금이 이동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주택담보대출 부담을 가중시켜 실수요자들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주택구매 여력을 축소시킨다. 이미 가계부채에 의존하는 가구들은 특히 변동금리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 채부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추가적인 주택매수가 어려울 뿐 아니라 기존에 소유하던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 주택 공급과잉과 수요축소를 불러일으키고, 미분양 주택을 증가시켜 부동산 시장의 불안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다.

시사점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집권과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적 불확실성과 함께, 정치 불안정 및 산업 구조조정 등의 내부적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다. 신흥국 위기 발생 등에 대처해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 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거시변수들의 급변동 현상에도 준비해야 한다. 상황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불확실성이 높아졌을 지라도,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능력은 더 높아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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