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2 09:01

논단/ 해사채권에 관한 단기제소기간

정해덕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법학박사)
운송인의 채권ㆍ채무에 관한 1년 단기제소기간의 해석 및 관련 판례를 중심으로
<8.19자에 이어>

Ⅱ. 운송인의 채권ㆍ채무에 대한 단기제소기간

1. 상법 제814조 제1항 규정의 취지

상법 제814조 제1항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 및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이내에 재판장 청구가 없으면 소멸한다. 다만, 이 기간은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연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 규정은 해상운송에 관한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하기 위하여 운송인의 채권·채무에 관하여 1년의 단기제척기간을 둔 것이 그 취지라는 것이 통설 및 판례의 입장이며, 그 일반적 해석론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 제소기간의 법적 성격

위 제소기간은 일종의 단기제척기간으로서 시효중단이 없고 기간의 경과에 의한 권리의 소멸이라는 효과를 당사자가 원용하지 아니하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소멸시효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간 연장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일반 제척기간과도 다른 특색이 있다.

위 제소기간을 도과했는지는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당사자가 제척기간의 도과 여부를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주장하지 아니했다 하더라도 상고심에서 이를 새로이 주장·증명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기제소기간의 준수여부는 소송요건이므로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하여 그 기간이 도과한 경우에는 소각하 판결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년 6월 28일 선고, 2007다16113판결)

3. ‘운송인, 송하인, 수하인’의 의미

제소기간의 수익자인 운송인에는 선주, 용선자는 물론 그 사용인과 대리인도 포함된다고 해석될 것이며, 수하인에는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 그 정당한 소지인이 포함될 것이다.

4. ‘재판상의 청구’의 의미

여기서 재판상의 청구에는 소의 제기는 물론 지급명령신청, 중재의 신청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될 것이나, 가압류, 가처분과 같은 임시적 처분의 신청이 이에 포함되는지는 의문이다.

5. 제소기간의 기산점

제소기간의 기산점은 채권발생시점이 아니라 운송물의 일부멸실, 훼손의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한 날, 전부멸실의 경우에는 인도할 날이 된다.

해상운송계약에서 운송인은 운송물의 수령·선적·적부·보관·운송·양륙및 인도의무를 부담하므로, 운송인은 운송채무의 최종단계에서 운송물을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함으로써 운송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되며, 여기서 운송물의 인도는 운송물에 대한 점유, 즉 사실상의 지배ㆍ관리가 정당한 수하인에게 이전되는 것을 말하므로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에는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상법 제795조, 제861조,제132조).

따라서 운송인이 운송계약상 정해진 양륙항에 도착한 후 운송물을 선창에서 인도 장소까지 반출하여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는 그 운송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나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간이 도과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여기서 ‘운송물을 인도할 날’이란 통상 운송계약이 그 내용에 좇아 이행됐으면 인도가 행하여져야 했던 날을 의미한다.

6.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의 의미

위 법조의 “청구원인의 여하를 불문하고”라는 문언의 해석과 관련하여, 그 문언상 청구원인을 불문하므로 위 법규정은 채무불이행책임은 물론 불법행위책임에도 적용된다고 해석된다. 그러나, 구상금 청구채권의 경우도 무조건 적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7. 운송물을 재위탁한 경우에 대한 기간 연장의 특칙

상법 제814조 제2항, 3항은 운송인이 인수한 운송을 다시 제3자에게 위탁한 경우(운송인과 그 제3자 사이에 약정이 있는 경우 포함)에 송하인 또는 수하인이 제소 기간 이내에 운송인과 배상 합의를 하거나 운송인에게 재판상 청구를 했다면, 그 합의 또는 청구가 있은 날부터 3개월이 경과하기 이전에는 그 제3자에 대한 운송인의 채권·채무는 소멸하지 아니하며, 재판상 청구를 받은 운송인이 그로부터 3개월 이내에 그 제3자에 대하여 소송고지를 하면 3개월의 기간은 그 재판이 확정되거나 그 밖에 종료된 때부터 기산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위 상법 규정은 제3자의 운송인에 대한 채무에도 무조건 단기제소기간이 적용되면 운송인이 제소기간이 만료될 즈음 손해배상청구를 당하는 경우 제3자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 운송인이 불측의 손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제소기간을 3개월 연장하여 주기 위하여 헤이그비스비규칙과 같이 특칙을 규정한 것이다.

Ⅲ. 관련 판례 평석

1. 구상금 청구채권과 단기제소기간에 관한 판례 평석

가. 구상금 청구채권에 대한 상법 제814조 제1항 규정의 적용여부

구상금 청구채권은 원칙적으로 그 채권의 발생원인 및 법적성질에 따라 일반민사채권에 대하여는 10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일반상사채권에 대하여는 5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구상금 청구소송의 경우에도 운송인의 채권·채무에 관하여는 상법 제814조 제1항 규정에 따라 1년의 단기제소기간이 적용되는가가 문제된다. 만일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로부터 1년내에 재판상 청구를 하여야 한다면, 청구인은 과연 청구인이 유책한 것으로 인정될 지, 얼마의 손해를 배상해야 할지 여부 등에 관하여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책임당사자를 상대로 무조건 재판상 청구를 하여야 한다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상법은 제814조 제2항에 운송물을 재위탁한 경우 제소기간을 3개월 연장하여 주는 특칙을 두고 있으나 이러한 특칙이 모든 구상금 청구에 적용되는 지, 그 적용 범위 등이 문제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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