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2 17:16

무역분쟁에 발빠르게 대응했지만…해운서비스 품질 ‘뒷걸음질’

동남아서비스 신설에도 中 물량 대체불가능, 운송지연 속출
해운업계, 미중무역분쟁·선박대형화·환경규제·디지털화에 4중고


미국이 지난 9월에 이어 다음 달 15일 중국을 대상으로 추가 4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중국발 수출감소가 본격화되면 해운서비스 품질 악화로 이어질 거란 분석이 나왔다. 중국의 수출 부진이 선사들의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을 부추겨 운항일정 지연과 정시성 악화를 초래할 거란 주장이다. 선사들이 최근 동남아발 북미항로 서비스를 꽤 신설하며 동남아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지만 기존 중국 수요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덴마크 해운분석기관 시인텔리전스컨설팅 알란 머피 대표이사는 지난 7일 열린 부산국제항만콘퍼런스(BIPC)에서 “해운업계가 탈(脫) 중국에 나선 제조업체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발 빠르게 동남아-북미항로 서비스를 대거 신설했다”면서도 “선사들의 운송기간이 늘어나면서 화주와의 약속일정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머피의 분석에 따르면 선사들은 동남아-북미항로 서비스를 지난해 5월 14개에서 올해 10월 현재 18개로 28.6% 늘렸다. 북미서안이 8개에서 10개로 늘었고, 동안은 6개에서 8개로 늘었다.

 
▲동남아-북미항로 취항 서비스 동향. 파란선은 동안행 빨간선은 서안행 초록선은 합계. / 자료: 시인텔리전스컨설팅
 


신규 서비스가 개설되면서 선사들의 주간 기항횟수(포트콜)도 늘어났다. 지난해 약 30~35회에 그치던 동남아지역 기항횟수는 올해 10주차부터 35~40회로 15.1% 증가했다.

기항횟수가 늘어나면서 선사들이 항만에서 머무는 일정도 늘어났다. 이 노선을 취항한 선사들이 동남아에서 지체하는 시간은 지난해 주당 720시간이었지만 올해 900~950시간에 달했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2M으로 지난해보다 50.3% 늘었고, 뒤이어 디얼라이언스와 오션이 각각 25.1% 10.2% 증가했다. 세 얼라이언스는 모두 약 300시간 내외를 동남아에서 허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2M과 디얼라이언스가 200시간에도 못 미쳤고, 오션은 250시간을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운송일정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연초 70% 초반대에 머물던 글로벌 스케줄 정시성은 6월 한 때 84%까지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7월 약 83% 8월 70% 후반대로 하락 흐름을 보였다.

선사들이 화주에게 약속한 일정을 지키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지난 4월 한때 선사들의 운항지연 일수는 약 3.5일로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5월부터 지연사례가 속출하면서 지난 8월에는 지연일수가 4일을 넘어섰다.

상하이-롱비치 구간을 놓고 보면, 오션얼라이언스는 화주에게 약속한 운송기간이 13~15일이었지만 실제 14일이 소요됐다. 2M과 현대상선(2M+H)은 12~14일의 운송일정을 보장했지만 실제로는 14일5시간을 허비했다. 디얼라이언스는 14일의 운송기간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15일6시간이 소요됐다. 단독으로 운항하는 선사의 경우, 완하이와 PIL이 1.08일 SM상선이 0.83일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인텔리전스컨설팅 알란 머피 대표이사


정시성이 악화된 요인에는 대규모 블랭크세일링도 한 몫 했다.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응해 아시아-북미서안에서 1분기 52회, 2분기 23회, 3분기 16회를 각각 휴항했으며, 남은 4분기에는 28회 결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임시결항 횟수는 1분기 45회, 2분기 14회, 3분기 17회, 4분기 15회를 기록해 3분기를 제외하면 대부분 10회 이상 증가했다.

북미동안은 서안과 달리 지난해와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 선사들은 1~3분기 각각 21회 8회 1회의 임시결항을 실시했으며, 4분기에는 11회 결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1분기 22회 2분기 3회 3분기 9회 4분기 10회였다.

 


 


머피는 선사가 수익을 창출하려면 사업 다각화에 나서기보다 화주에게 약속한 운송일정을 지켜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사들이 선적지에서 양하지까지 운송하는 기본 핵심사업만 충실해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화주에게 약속한 일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화되는 환경규제, 신조투자 신중해야

세계 각국이 해운업계의 환경문제 책임론을 부각하면서 해운업계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드류리의 팀 파워 이사는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는 앞으로 해운업계가 마주칠 이산화탄소(CO₂) 배출규제에 견주면 시작에 불과하다며 해운업계의 위기론을 시사했다.

해운업계는 장기적인 목표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는 목표를 내걸었다. IMO에서는 해운업계가 21세기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파워는 “그동안 해운산업은 외부로부터 큰 압박이 없어 환경문제에 대해선 느긋하게 대응하는 편이었다”면서도 “(최근 국제사회의 규제 강화로) 선사들이 어떤 스크러버나 평형수 처리시스템을 적용하는 게 좋을지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해운업계가 환경규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효율성 제고, 선체 변경, 감항을 통한 온실가스 최소화, 연료교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선사들이 어떤 기술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운항원가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드류리 팀 파워 이사


해운업계를 뜨겁게 달구던 초대형 선박 발주는 앞으로 해운업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거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해운업계는 운항원가를 절감하고 세계 주요 선사들과 선복을 공유하는 ‘얼라이언스’에 가입하기 위해 선박 대형화 경쟁에 앞장섰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세계 교역의 침체, 환경규제 등의 벽에 막혀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분석이다.

파워는 “해운업계는 선복확대와 효율성 개선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며 “이제 선사들은 2만TEU급 선박을 발주할 게 아니라 현재 보유한 자산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LNG추진선박을 발주한다면 25년 후(2050년)에도 신조선을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선박’으로 불리는 LNG추진선이 투입되더라도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온실가스 배출규제 허용치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선사들이 신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머피도 선박 대형화에 회의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대규모 선박투자는 이제 시기가 지난 것 같다. 선사들이 (투자를) 쉬어야 할 시점이다. 한 박자 쉬어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 최소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로 화물을 수송하려면 선박 투자가 꾸준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파워는 “많은 항로에 유휴 선복이 있다. 2010년부터 이뤄진 선박 건조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함이 아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였다”며 “이제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원양항로 무역이 줄어든다면 더 이상 대형 선박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4차산업혁명에 세계교역 부진 가능성↑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로봇을 이용한 제품 생산과 3D프린팅 등이 활성화되면서 세계 교역시장이 덩달아 변화의 파고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파워는 “로봇이 보편화되면서 업무의 50%가 자동화가 되고, (로봇 생산으로) 무역집약도가 떨어져 교역이 줄어들 것”이라며 화물을 운송해야 하는 해운업계로선 미래가 불투명함을 지적했다.

그는 해운업계가 직면할 3가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우선 현재처럼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해외생산을 이어가는 경우다. 중국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로 공장들이 점점 이동 중인 가운데, 아시아에서 제품을 생산해 해외 곳곳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제조업체들이 해외 위탁생산(아웃소싱)을 이어가면 원양해운 서비스는 지금처럼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할 거라는 게 파워의 분석이다.

두 번째는 제품을 수요가 있는 지역 인근에서 생산하는 ‘니어쇼어링’이다. 니어쇼어링은 주문자와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전략으로, 역내교역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의 해운 역사에서 니어쇼어링으로 수혜를 본 적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해 현실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모든 제품을 본국에서 생산하는 ‘온쇼어링’이다. 로봇을 활용한 생산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면 온쇼어링을 추구하는 제조업체들이 많아질 거란 추측이다. 세계 교역이 부진해지면 자연스레 해운 수요 부진으로 이어질 거란 분석이다. 

 
▲BPA 남기찬 사장


‘미래 10년, 글로벌 리더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BIPC는 올해로 7회차를 맞았다. 부산항만공사(BPA) 남기찬 사장은 개회사에서 “오늘날 해운항만물류산업은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국가 간 무역분쟁 등의 교역환경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또 IMO2020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 AI 블록체인로 연결되는 기술혁신의 소용돌이에 노출돼 있다”면서도 “해운항만물류산업을 되돌아보면 변화와 도전, 위기와 기회의 연속이었다. 앞으로 부산항만공사는 해운항만물류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위해 시대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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