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1 16:00

더 세월(8)

저자 성용경 / 그림 하현
6. 건져 올리기


사고가 발생한 지 30여 분이 지난 9시 30분경 두 대의 헬기가 교대로 구조작업에 임했다. 정원 7명을 초과해서 최대한으로 승객을 실은 511호가 뒤로 빠지자 그 자리를 대신해 513호가 들어갔다. 헬기 513호는 호버링(hovering: 공중 정지 제자리 비행)을 하며 구조 바구니를 기울어진 배 후미(後尾)로 내려 보냈다. 

“바다에 사람이 보인다!”

선미 쪽 해상에 표류 중인 사람을 발견하고 헬기는 고도를 낮춰 접근했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사람이 아니고 각종 부유물이 떠다니는 중이었다. 세월호 탑승객에 관한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선회 수색만 할 뿐이다. 

이때 기울어진 선미의 3층 갑판 쪽 20여 미터 떨어진 곳에 구명조끼를 입은 몇 명이 웅크리고 있었다. 배에 내린 구조대원들은 그곳으로 이동을 시도했다. 헬기 두 대에 해경소속 구조대원은 세 명뿐이었다. 이들은 최대한 미끄러지지 않도록 애를 썼다. 미끄러졌다가는 30여 미터 아래 바닷속으로 처박히게 된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아주머니와 노인들이었다. 평상시 옥외 복도로 쓰이던 곳에서 승객들은 겁에 질린 채 아무 말도 없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조대원 한 사람은 난간 위를 맡고 다른 사람은 난간 뒤편으로 넘어가 헬기로부터 복도까지 바구니를 내리게 했다. 

“왜 사람이 이리 많아?”

구조대원 P경위는 그때까지도 사람들이 배 안에 그렇게 많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여섯 명 째를 바구니로 올려 보내고 마지막 일곱 번째 사람을 구조했다.

구조대원 Y 경장이 지쳐 늘어져 있는 서정민을 억지로 구조선에 태우려 했다. 그러나 서정민은 배 안에 있는 사람을 놔두고 내릴 수 없다고 역정을 부렸다.

“선실이건 복도건 아이들이 무더기로 있어요. 아이들의 눈빛을 보세요. 저 어린 애들을 어떻게 배 안에 그냥 둡니까?”

선실 안은 혼란 자체였다. 물이 들어오고 배가 급속도로 기울었다. 승객들은 미끄러지는 정도가 아니라 날아다니고 있었다. 머리와 허리를 다친 사람들이 많았다. 

물이 들어와 3층 베란다로 나갈 수 없게 되자 학생들은 4층 베란다로 올라가고 있었다. 4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누군가 편의점 문을 고정해줘야 했다. 문을 잡아준 사람은 여승무원 박지영 씨였다. 그녀는 분주히 돌아다니며 구명조끼를 승객들에게 전해주고, 다친 사람들에게 휴지를 건네줬다. 이후 그녀는 옆으로 굴러 떨어져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나무로 된 캐비닛에 올라 타 둥둥 떠다니다 출구 쪽으로 나온 학생도 있었다.

한 남자는 4층 베란다로 겨우 올라갔지만 힘이 빠져 ‘여기서 이제 죽는구나’ 생각하는 찰나 소방호스가 내려왔다. 그 줄을 잡고 올라갔다. 함께 줄을 잡은 젊은 여성이 있었는데 줄을 놓치고 말았다. 그 여성은 이순애였다.

서정민이 찾고 있는 사람이라고 들었을 때 그는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3층으로 물이 빠르게 들어오면서 출입문을 줄줄이 삼켰다. 화물기사 G씨는 탈출을 외치며 학생 10여 명을 잠수하라고 밀었다. 4층에 있던 승객 30여 명도 출입문으로 잠수해 탈출했다. 필사의 잠수탈출로 승객 70여 명이 목숨을 건졌다.

바닷물이 밀려드는 상황에서도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받고 학생들은 이를 따랐지만 몇몇 학생은 지시를 따르는 대신 선체를 기어 올라와 탈출해 생존할 수 있었다. 어른들은 선내 방송을 믿지 않았고 아이들은 대부분 믿고 따랐을 뿐이었다.

배는 이제 90도로 넘어갔다. 물이 너무 빨리 차 들어왔다. 30~40명이 물을 따라 위쪽으로 떠올랐다. 물을 따라 떠올랐던 몇몇은 한순간에 물에 휩쓸려 보이지 않았다.

“선실 유리창 안에 사람들이 있다!” 

선수 쪽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배 주위를 돌고 있던 해경123정이 발견했다. B경장은 급히 망치와 손도끼를 들고 세월호로 옮겨 탔다. 동료 두 사람의 도움을 받고 구조된 승객과 함께 유리창 깨는 작업을 했다. 망치로 가격해도 깨지지 않아 건네받은 쇠파이프를 들고 때렸다. 순간 ‘퍽’ 하고 유리창은 깨져 나갔다.

두 사람을 꺼낸 후 배는 점점 더 기울어졌다. B경장은 사람들의 손이 더 닿지 않자 123정에서 건네준 밧줄을 내렸다. 사람들이 줄을 잡고 올라왔다. 이렇게 해서 6명이 구조됐다. 사람들을 끌어올리다 오른손 등이 유리 파편에 베여 피가 흘렀다. 구명조끼를 입고 아직 객실에 갇혀 있던 아이들은 창문 너머로 친구들이 구조되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가졌겠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123정에 탄 조난자 28명은 옆의 낚싯배에 옮겨져 팽목항으로 수송됐다.

9시 40분경 세월호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구명조끼 입은 승객들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배에 있는 승객을 헬기에서 끌어올리고, 바다에 뛰어든 승객을 구명보트에서 건져올렸다. 

이 무렵 진도VTS와 세월호 간 교신이 두절됐다. 선장과 승무원이 배를 버리고 밖으로 나왔으니 당연했다.

세월호는 마지막 교신에서 “침수 상태 확인 불가하고, 해경정이나 일반 선박은 50미터 접근해 있으며, 승객들은 좌현으로 탈출 시도하고 있으나 이동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서 “배가 완전 좌현으로 기운 상태이고 지금 항공기까지 다 떴다”는 내용도 남겼다. 선장과 승무원들이 구조될 때 필리핀 출신 선상 가수 부부도 함께 배를 빠져 나왔다.

본선에는 25인승 고무보트 46개가 장착돼 있었으나 하나밖에 풀리지 않았다. 나머지 고무보트 모두 페인트가 굳어 고착돼 있었는데 얼마나 단단했던지 마치 못질해 놓은 것 같았다. 일정 수면 하에서 자동으로 펴지게 돼 있는데 꿈적도 하지 않았다.

한 학생이 108도로 기운 배 안에서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배가 기울고 또 기울고 있어. 엄마 아빠 보고 싶어.”

세월호에서 밖으로 보낸 마지막 메시지로서 10시 17분을 가리켰다. 

얼마 후 10시 30분경 세월호는 선수 일부만 남기고 사실상 완전 침몰했다.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후 40여 분 만에 172명을 구조했다. 배는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을 끌어안고 물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았다. 그중 학생 250명이 배 안에 갇힌 채 공포를 안고 물속 어둠으로 사라져 버렸다. 생존율 선박직원 100%, 일반승객 66% 단원고학생 23%. 이건 불균형의 극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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